독일의 대형 미디어 전자기기 판매점 자툰(Saturn) 알렉산더플라츠 지점은 독일에서 가장 큰 K-Pop 매매가 있는 곳이다. 콘서트로 베를린에 케이팝 팬들이 몰리는 날에는 매대가 '싹쓸이'되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다. 통신원은 2018년 자툰에 K-Pop 매대가 처음 생겼을 때 한 차례 방문해 소식을 전한 적이 있다. 2년 후, K-Pop 매대는 놀라울 정도로 확장됐다.
<베를린 자툰 알렉산더플라츠 지점의 케이팝 매대. 2년 전에 비해 더욱 확장된 모습이다.>
그동안 독일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이 한 달 넘게 이어졌다. 베를린 대형 상점들도 4월 말부터 단계적으로 오픈, 5월 초가 되어서야 대부분 운영이 재개됐다. 물론 매장 내 마스크 착용과 입구 세정제 구비 등 방역 지침을 따라야 한다. 지난 7월 4일 다시 찾은 베를린 알렉산더플라츠는 코로나19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상점 내부 등 실내는 아직도 한산한 편이다. 자툰 매장 안에도 손님이 드문드문 보인다. 여기 한 곳, 케이팝 코너만 빼고. 자툰의 케이팝 코너를 보니 변화가 실감이 난다. 이제 자툰은 케이팝 산업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딱 CD 사이즈인 앨범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매대에 다양한 사이즈의 케이팝 앨범을 구겨 넣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말이다. -다양한 사이즈에 맞게 매대 확장 자툰의 케이팝 코너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커졌다. 앨범의 종류와 양도 많아졌지만, 무엇보다 넓게 나눠진 매대가 눈에 띈다. 그동안 독일에서 나오던 앨범은 CD사이즈에 딱 맞는 정사각형 사이즈였다. CD보다는 포토북 위주로, 다양한 에디션과 사이즈로 나오는 케이팝 앨범을 진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 지금은 케이팝 매대를 아예 재조립했다. 큰 사이즈 앨범도 반듯하게 놓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케이팝 그룹명으로 구분해서 진열해, 이전보다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케이팝 매대 규모가 커지면서 소위 '떨이' 혹은 '이벤트' 매대도 생겨났다.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전시와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앨범 코너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이 이곳이니 그만큼 더 신경쓸 수 밖에 없다.
<매대 공간을 넓게 재조립해 큰 앨범도 잘 진열해 놓았고(좌), 케이팝 잡지와 이벤트 매대도 새로 생겼다(우)>
-케이팝 잡지와 스페셜 에디션 구비 독일 최초의 케이팝 잡지인 《케이방(K-Bang)》만 구비된 잡지 매대도 따로 마련됐다. 보통 시기가 지난 호는 매대에서 모두 치우지만 《케이방》은 예외다. 각기 다른 스타들이 표지로 있는 그 자체가 여전히 유효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케이방은 심지어 작은 사이즈, 특정 스타만 따로 모은 스페셜 에디션도 따로 내서 판매하고 있으며, 굿즈와 함께 세트 상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이 잡지는 원래 온라인으로만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베를린 한 중간 가장 큰 미디어 매장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케이방》이 케이팝 스타들의 사진과 화보를 많이 쓰는데 저작권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는 짚어보아야 할 것 같다. 일부 사진은 화질이 매우 좋지 않아, 온라인에서 다운로드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 K-Pop, 3층짜리 대형 전자 미디어 매장에서 가장 북적이는 코너다. >
독일 케이팝 팬들은 온라인 구매도 많이 하고, 한국에서 직접 앨범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외 배송료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 기나긴 배송 과정의 불안함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직접 매장을 방문해 손으로 만져보고 구매하기를 원하는 팬들이 많다. 또한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도 독일 내 배송을 좀 더 안정적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로 해외배송 기간이 오래걸리면서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실제로 자툰 온라인샵 판매 순위에도 BTS, 스트레이키즈 등 케이팝 앨범이 상당수 보인다. 이날 다른 도시에 베를린을 방문한 라우라는 도착하자마자 자툰을 들러 케이팝 앨범 2개를 구매했다. 온라인 주문하기가 꺼려져 베를린 올 날만 기다렸다고 한다. 2년 전만 해도 '우리 동네 매장에 케이팝 코너가 생겼다'며 기뻐하는 팬들의 포스팅이 올라왔었다. 지금은 웬만한 대형 미디어 매장에는 대부분 케이팝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이제는 얼마나 많고 다양한 앨범이 있는지가 관심사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