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터키 이스탄불 세종학당에서 2019∼2020 초급·중급자 수료식을 가졌다. 초급과 중급 과정을 모두 마친 86명 가운데 45명이 졸업식에 참석했다. 올해 4월부터 세종학당이 주최하거나 기획해 온 한국어 말하기 대회, 한식 만들기 수업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치러졌고, 이번 수료식은 대면으로 진행됐다.
<터키 이스탄불 세종학당 졸업식 전체 사진>
코로나19의 시대, 이제는 대면, 비대면이라는 말은 익숙한 단어가 됐다. 수료식에 참석한 교사와 학생들은 서로 대면으로 만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못내 아쉬움도 많이 남는 졸업식이었다. 교사는 제자들에게 수고했다고 안아주고도 싶었고, 제자들은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며 가까이 다가가 인사하고 싶었을 텐데 마음만큼 더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8월로 들어서면서, 터키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1,500명 이상 나오는 상황에 교사와 학생들은 서로가 주의해야 했다.
<반별 사진>
참석자 모두는 열 체크를 하고 입장해야 했고, 수료식이 열리는 건물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을 준수하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이스탄불 세종학당 교사들은 제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수료식을 준비하느라 전날 밤늦게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예기치 못한 여파로 지난 4월부터 무려 5여 개월 동안이나 비대면 교육으로 직접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벌써 제자들의 졸업을 준비하려고 하니 세종학당 교사들의 마음은 수료식 전날 늦은 밤까지도 못내 아쉬운 마음이 컸다. 터키 이스탄불 세종학당 정두리 교사는 수료식 당일의 행사를 위해 준비하면서 느낀 소감을 다음의 글로 남겼다. 이번 수료식은 코로나19로 여느 때보다 더 준비하고 신경을 써야 할 일들이 많았다. (중략) 비록 마스크를 끼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진지함과 배움의 즐거움이 가득한 교실에 존재하는 것 자체로도 한국어 교사인 나에게는 큰 의미였다. 케이팝의 흥겨운 리듬에 맞춰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영혼이 깃들인 한국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의 축하 무대를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마치 내가 큰 특권을 가진 사람처럼 느끼게 했다. 졸업생 할리메의 소감 발표에 이런 말이 있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한마디 말로 어떻게 그 깊은 의미를 다 담을 수 있겠습니까! 항상 밝은 모습으로 한국어를 잘 가르쳐 주셨고, 이렇게 즐겁고 훌륭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이랑 함께 나눈 사랑스러운 추억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도 할리메의 고백을 들은 이스탄불 세종학당 선생님들은 오늘 기쁨과 감격의 미소를 멈추지 못할 것이다. - 터키 이스탄불 세종학당 정두리 교사 소감문 내용 중 졸업식 날 발표한 스승과 제자의 글을 보면서, 한국어 교육에 있어 세종학당 교사들과 한국어 학습자들 간에 형성된 라포(rapport)가 매우 중요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상호 신뢰관계’를 말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지난 2019년 주터키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백일장 대회’, 심지어는 ‘한국문학작가 초청의 밤’ 행사에서 만났던 터키 한류 팬들을 보면, 다수의 사람들이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웠다고 한다. 과학성을 가진 한국어는 얼마든지 독학으로도 습득할 수 있는 언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실례이다. 그러나 필자가 위에서 언급했던 한국어 교육에 있어 교사와 학습자 간에 형성되는 ‘라포’는 가지기가 어렵다. 그런 이유로 세종학당 교사와 한국어 학습자들 간에 형성되는 라포가 지니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세종학당 재단은 국외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보급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교사는 한국어 교육은 물론 학습자 간에 형성한 라포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예술 등 올바른 정보와 좋은 이미지까지 보여 줘야 한다.
<졸업식 날, 대면으로 열린 한국문화수업>
이스탄불 세종학당 교사들은 졸업식이 열린 날에도 한국문화수업으로 마무리했다. 4개 반으로 나누어 가방과 부채, 색종이로 꽃반지를 만들었다. 태극기 그림을 넣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 제목을 넣기도 했다. 통신원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열린 이스탄불 세종학당의 졸업식 행사를 취재하면서 대면과 비대면으로 한국어 학습자들을 위해 여느 때보다 더 수고와 헌신을 했을 교사들의 노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세종학당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 문학과 영화, K-POP과 같은 더 다양한 분야로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사진 출처: 이스탄불 세종학당 제공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