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이 연기된 신작 영화의 잇따른 넷플릭스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사회 환경에서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 스트리밍의 영향력은 더욱 확장되는 중. 전 세계 시청자와 연결시켜주는 글로벌 플랫폼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독일 튀빙엔 대학 미디어학과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미디어 버블(media-bubble.de)'에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를 다룬 기사가 올라왔다. 미디어학과에 재학 중인 마라 카스텐(Mara Kasten)은 넷플릭스를 통한 국가 간 콘텐츠를 미디어학적으로 다루며 한국 사례를 소개했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를 분석한 기사 – 출처 : https://media-bubble.de/koreanische-produktionen-auf-netflix 캡쳐>
국가 간 경계를 없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은 비서구권 국가에 서구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접근권을 높일뿐만 아니라 역으로 비서구권 콘텐츠를 서구권으로 전파시키는 '역흐름' 기능을 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한국 콘텐츠다. '미디어 버블'은 “한국 제작 방송 콘텐츠 인기는 한류라고 불린다. 1990년대 후반 한국 드라마가 중국으로 수출되면서 시작된 단어로 문화적으로 비슷하고 적은 비용 덕분에 일본, 대만, 베트남에서도 인기를 끌었다”면서 “한류는 한국 정부의 의도적이고 전략적인 수출정책으로 진행됐다”고 한국 콘텐츠의 기반을 소개했다. 이어 “한류 2.0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한류 시대에는 2008년도부터 시작되었으며 디지털 플랫폼,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문화 상품이 세계적으로 소비되고 논해진다”고 덧붙였다. 초기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한류는 국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로컬라이징 작업을 통해서 서구권 국가에까지 이어진다. '미디어 버블'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에 따르면 2018년 문화 상품 수출액은 63억 8천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티비 산업의 변화 때문으로 스트리밍을 통해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국가 간 콘텐츠 소비는 온라인 팬문화의 확산에 다시 기여하고 국가간 콘텐츠 흐름을 복합적으로 만든다”고 분석했다.
<독일어판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 출처 : Netflix/통신원 촬영>
'미디어 버블'은 넷플릭스 한국 진출 과정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한다. “2016년에는 한국 넷플릭스 구독자가 백만 명 이하였는데 2020년 6월 기준으로는 무려 466만명으로 집계됐다. 초반에는 국내 경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낮은 가격과 다양한 콘텐츠로 급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트리밍 수요는 더욱 늘었고 LG유플러스,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과 협약을 맺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국내 콘텐츠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한국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한국어 자막 작업에 힘을 쏟았다. 이는 한류 초기부터 검증된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힘, 그리고 한국인들의 콘텐츠 소비 수요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미디어 버블'은 “한국 내에서 한국 영화의 비율은 2018년 기준 50.9%에 달하고, 세계적으로 영화관을 가장 많이 찾는 이들이 바로 한국인”이라면서 “독일의 경우 독일 영화 점유율은 2018년 기준 24.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콘텐츠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디어 버블'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한국어 콘텐츠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고, 독일 지역에도 100개 넘는 한국 콘텐츠가 있다. 특히 인기가 좋은 건 로맨틱 코미디 장르. 미디어 버블은 “다른 문화권에 있는 시청자들도 인간관계를 다루고 사랑을 찾는 이야기는 공감대를 얻는다”고 봤다.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미디어 상품은 주로 미국 등 서양에서 제작된다. 이처럼 소수의 국가가 나머지 국가에 문화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웨스트민스터대학 다야 투스(Daya Thussu) 미디어학 교수는 '정보의 지배적 흐름(Dominant flows of Information)'이라고 불렀다. 동시에 비서구권에서 제작되는 미디어 상품이 서구권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것을 '역흐름(Counter-flows)'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역흐름의 대표주자가 바로 한국 콘텐츠다. 독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한국 콘텐츠를 미디어학계에서도 유의미한 '역흐름' 현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버블은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역흐름을 만들면서 많은 한국 시리즈와 영화에 대해 라이센스를 가지고 직접 제작한다”면서도 “이는 장기적으로는 한국 미디어 콘텐츠에 다시 미국 기업의 영향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참고자료: https://media-bubble.de/koreanische-produktionen-auf-netflix/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