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루하시 코리아타운 메인 거리>
<츠루하시 코리아타운 소재 한솔 식당의 한입 크기 보쌈(좌), 식당 전경(우)>
한국 요리를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츠루하시 코리아타운은 150개의 가게가 밀집된 커다란 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식품점이나 음식점, 잡화점 등이 양쪽으로 빼곡히 늘어서 있어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 음식을 먹거나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 명소이다. 한국 전쟁 이전에는 ‘조선시장’이라 불리며 지역 주민을 위한 소규모의 시장이었지만, 재일교포의 생활 변화와 방문자 감소, 후계자 부족 등의 문제로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코리아타운으로 특색이 바뀌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방일 관광객이 격감한 지난 해에도 코리아타운에는 20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오사카도 여전히 코로나 사태로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주말에는 1일 약 8천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고, 그 중 80%는 10대~20대라고 한다. 현재 일본의 젊은 층들이 가장 열광하고 있는 것은 단연 한국의 화장품이나 패션, 그리고 음식인데 이들의 츠루하시 방문 루틴은 쇼핑을 한 뒤에 각자의 단골 한국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것을 끝으로 코리아타운을 떠나는 것이다. 최근 츠루하시 코리아타운에서는 찌거나 삶은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특제 쌈장과 함께 곁들어 채소에 싸 먹는 보쌈이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기는 구워 먹는다’는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일본인이 돼지고기를 삶은 요리를 찾아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식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날 한국 브랜드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코리아타운에 들렀다가, 함께 동행한 일본인 친구 덕분에 츠루하시 골목 끝에 위치한 보쌈 맛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필자가 방문한 보쌈 전문점 ‘한솔’을 운영하는 장현수 씨에 말에 따르면 “일본에서 보쌈을 먹기 시작한 것은 정말 최근의 일”이라고 한다. 츠루하시 한인 타운에 보쌈이 퍼진 것은 2003년, 일본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의 영향으로 1차 한류 붐이 일어났을 무렵부터다. 드라마에 나오는 식사 장면과 음식 프로그램에 보쌈이 등장하는 것을 계기로 일본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보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났다(이제는 웬만한 삼겹살 가게에서는 보쌈을 함께 판매한다). 보쌈은 ‘보자기로 감싼다’는 뜻을 의미하기도 하고, ‘보자기에 복을 감싸다'는 뜻이 담겨 있어서 의미만으로도 일본인에게 호감이라며 장현수 씨는 말한다. 이상하게 최근 들어서 보쌈을 찾는 분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혹시 어떤 한류 드라마에 보쌈이 등장했나 싶어서 찾아보았는데, <사랑의 불시착>에서 보쌈을 먹는 장면이 나오긴 하더군요.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보쌈 덕분에 다시 살아났습니다. 지금은 보쌈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순대국밥 등 나름대로 높다고 생각하는 한국 음식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삼겹살만 판매하다가 보쌈을 찾는 일본인이 늘어나면서 직접 김장을 담그고, 메뉴를 추가했다고 한다. 보통 보쌈을 먹을 땐 김치나 쌈 등을 입 크기보다 크게 싸서 먹기 마련이지만, 이곳에서는 일본인의 취향에 맞게 한 입 크기로 보쌈을 준비한다. 특히 인기 메뉴는 ‘수육 백반’인데, 특제 수프로 약 2시간 가량 끓인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양념 된장, 소금에 절인 배추와 함께 된장찌개가 구성된 메뉴다. 필자의 일본인 친구에게 어떻게 삼겹살이 아닌 보쌈을 즐겨 찾게 되었냐고 묻자 “웬만한 한국 음식은 다 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보쌈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도전해 보고 싶은 한국 요리라 생각해서 먹어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본 라면은 돼지고기를 삶은 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육이 따라 나오긴 하지만, 수육 자체만으로 요리가 된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육을 김치와 쌈장에 곁들어 먹은 뒤로 삼겹살보다 보쌈을 더 찾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보쌈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한국 드라마가 다시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요즘. 한국 음식이 덩달아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한국 브랜드 음식점의 체인점 또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치즈 닭갈비, 보쌈, 핫도그를 이을 차기 인기 메뉴가 무엇일지 기대된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