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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케이팝 산업과 인종적 다양성에 대한 분석 기사

2021-03-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그래미 어워즈에 BTS가 수상 후보로 선정되면서 캐나다 주요 언론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이팝 그룹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BTS는 이름도 생소하던 ‘케이팝’이라는 장르를 캐나다인들에게 각인시켰고, 그들의 팬덤은 사회 여러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있었던 조지 프로이드의 사망으로부터 시작된 흑인 인권운동의 전개 속 BTS의 팬덤 아미(ARMY)의 활약은 캐나다의 여러 언론 매체의 조명을 받아왔다. 미국과 지리적 근접성으로 팝 시장에서 미국 영향을 강하게 받아 온 캐나다는 ‘케이팝’의 유행이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현재는 그 어느 곳보다 케이팝의 영향력이 뚜렷한 곳이 됐다. <기생충>과 <미나리>로 대표되는 영화,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김씨네 편의점>의 문화적 기반이 되는 한국은 그렇게 다양하게 캐나다 문화 지형도를 새로 그려냈다.

한편, 캐나다 유력 언론인 《CBC》는 BTS의 기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 기반을 둔 새로운 케이팝 보이밴드 데뷔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밝혔다. 이를 위해 빅히트는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 협력을 발표했는데, 빅히트는 아이돌을 훈련하고, UMG는 미국 미디어들과 함께 최초의 케이팝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사는 지난달 빅히트가 발표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케이팝 산업 전체와 흑인문화에 대한 분석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케이팝에 흐르는 흑인 음악의 문화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획사들의 흑인문화와 흑인 아티스트들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하고, 흑인 아이돌, 혹은 흑인 아티스트들이 케이팝이란 장르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움이 많은지를 언급한다.

미국과 새롭게 시작하는 케이팝 프로젝트에서 케이팝은 문화적 인종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젊은 흑인 아티스들이 안무가와 작곡가, 프로듀서뿐 아니라 케이팝 그룹의 아이돌, 아티스트로서 설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표현하고 있다. 사실, 이 지점은 한국 음악 시장에서 좀 더 활발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여러 면에서 전 세계의 문화적 지형을 흔들고 있는 한류가 좀 더 면밀하고 세밀하게 전 세계의 문화적 가치와 소통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인종과 젠더의 다양성에 대한 지점이 어쩌면 기사의 지적처럼 함께 새로운 케이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을 번역, 요약한 것이다.
케이팝 산업과 인종적 다양성을 분석한 기사 - 출처 : CBC

<케이팝 산업과 인종적 다양성을 분석한 기사 - 출처 : CBC>


지난 여름, 돌풍을 일으킨 방탄소년단의 <다이나마이트>는 이웃이 큰 소리로 따라 부르는 소리부터 거의 모든 심야 TV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되는 등, 현지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 음원으로 방탄소년단은 3주 연속 빌보드 핫 100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 케이팝 그룹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들의 성공에는 여러 면에서 흑인들과 관련이 있다. 팬덤의 비중뿐 아니라, 케이팝과 흑인적 요소 사이의 공통점은 처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케이팝이 북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공연 무대와 소셜미디어의 발전이 있다. 현재 케이팝의 팬덤은 거대할 뿐 아니라 초국가적이고, 다문화적이다.

케이팝의 탄생 배경은 한국 전쟁 후 미군이 한국에 1950년대 미국 음악을 소개했던 당시부터 시작된다. 당시 미국 음악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음악 전통으로 이어져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케이팝 사운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한국적 음악 감성을 이끌어 낸 문화 복합물로 볼 수 있다. 케이팝 연예 기획회사들 역시 뛰어난 흑인 프로듀서들을 고용했고, 케이팝 음악의 패션과 안무에도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걸그룹 SDSN과 스눕독(Snoop Dogg), 빅뱅의 지드래곤과 미시 엘리엇(Missy Elliot), BTS와 니키 미나즈(Nicki Minaj) 들과 같이 케이팝 그룹들은 유명한 흑인 아티스트들과 협연을 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오랫동안 흑인 아티스트들이 케이팝 음악과 스타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 논의해왔다. 작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케이팝과 블랙 아티스트 사이의 연결고리에 대해 인정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서에서 그들은 흑인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미국 음악에서 흑인 아티스트들이 직면한 인종차별적인 압력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달 빅히트는 미국 LA에 기반을 둔 새로운 케이팝 보이밴드 데뷔를 위해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과 협력을 발표했다. 빅히트는 아이돌을 훈련하고, UMG는 미국 미디어들과 함께 최초의 케이팝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다.

케이팝 그룹은 무엇인가. 비한인 그룹에 대해서는 복잡한 논쟁이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이 프로젝트는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 그 이유에 대해 토론토 대학의 미셀 조(Michelle Cho) 교수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캐나다와 서구의 다소 작은 시장 규모를 잘 알고 있고, 미국 팬들과 전 세계가 추구하는 서구적 취향을 대표할 만한 것에 대한 근거 있는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 음악 산업에서의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이들의 회사가 미국 음악 그룹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현지화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또한 더 나아가 수익성이 높은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프로젝트는 어떤 문화적, 인종적 변화를 일으킬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젊은 흑인 아티스트들이 배후에서 활동하는 안무가와 작곡가, 프로듀서로서가 아니라 K-Pop 아이돌의 일원으로서 더 많이 통합될 수 있을까.

사실, 흑인 가수들은 수년 동안 한국 음악계에서 활동해 왔다. 흑인혼혈로 알려진 인순이는 1978년에 데뷔했고, 윤미래는 1997년에 힙합 그룹 업타운으로 데뷔했다. 또 가수 겸 래퍼인 이미쉘(Lee Michelle), 걸그룹 라니아(Rania)의 전 멤버 알렉스 리드(Alex Reid), 블랙 스완(Black Swan)의 파투(Fatou), 199년 그룹 잉크(INK)로 데뷔한 이만복(Lee Man Bok)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성세대 출신으로, 케이팝 아이돌이 아니거나, 케이팝 아이돌로서는 제한된 성공만을 거두었다. 세계적으로 흑인문화와 스타들이 많이 소비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특히 서구 시장을 지향하고 있는 케이팝 그룹에 흑인 아이돌 멤버가 생긴다면, 케이팝 산업 전반에 대한 국제적인 팬들이 증가할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는 의문이 들게 한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대해 “흑인 케이팝 아이돌은 적어도 흑인 케이팝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흑인 팬들은 케이팝에 대한 많은 사랑을 표현해 왔고, 케이팝이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흑인 케이팝 팬들은 여러 면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지 메이슨 대학의 크리스탈 앤더슨 교수에 따르면, “흑인 관객은 엔터테인먼트 인구 통계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간과되지만, 역사적으로 문화 소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흑인 팬들은 트위터나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잘 표현한다. 케이팝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데 그들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한국 에이전시는 주류라고 분류할 수 있는 중산층, 도시 백인 미국인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앤더슨 교수는 “케이팝에서 자신을 보고, 느끼고 싶다는 팬들은 케이팝이 흑인문화를 탈취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1950년대와 6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백인 아티스트들은 흑인 음악을 흉내내고, 거기서 흑인의 미학을 벗기며, 오리지널에 대한 언급 없이 재포장했다. 하지만 모든 흑인 팬들이 이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케이팝이 흑인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케이팝 기획사들이 블랙 아티스트들을 그룹에 포함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흑인 팬들이 한국 기획사에 흑인 아이돌을 포함시키라고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문화제국주의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만, ‘블랙 아이돌’의 부재는 케이팝을 지지하지 않게 할 요소가 될 수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걸그룹 라니아의 멤버로 활동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알렉스 리드는 한때 케이팝 업계에서 활동했던 블랙 케이팝 아티스트로 색다르게 제안했다. 그녀는 “흑인 팬들은 케이팝에 대한 사랑을 많이 보여주며, 케이팝 또한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싶어한다”면서, “(나는) 이 분야에서 따를 모델이 없었다. 데뷔하고 나니, 나를 도와줄 가이드는 없었다. 때로 나 자신을 반밖에 믿을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케이팝 팟캐스트 ‘Not Your Average Netizens’의 공동진행자인 흑인 캐나다인 냇 토마스(Nat Thomas)를 포함한 많은 팬들은 “알렉스 리드가 동료 맴버들에 비해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미래의 케이팝 흑인 아이돌들에게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한국인이 아닌 아이돌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은 그들이 흑인 아이돌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고 느꼈다”고 언급한다.

알렉스 리드도 “흑인 아이돌의 케이팝 산업에서의 활동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흑인 팬들은 울음을 터트리며, 자신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며, 내게 감사하고, 자신들의 꿈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어서 고맙다고 말할 때면, 내가 뭔가를 제대로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 같은 사람이 모범이 되었다고 표현했다. 힘들고 그만두고 싶을 때, 팬레터를 읽으며 우리 이야기를 떠올리면, 계속 해야할 목표가 생기곤 했다”고 언급한다.

빅히트와 유니버셜뮤직은 LA에 기반을 둔 그들의 합작에 대해 인종적, 국가적 요건에 대해서 언급한 바 없다. 그러나 전 세계 팬들이 이들의 새로운 모험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3월 14일, 그래미 시상식에서 BTS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모든 팬들은 지켜볼 것이다.
※ 참고자료
《CBC》 (21. 3. 10.) ,https://www.cbc.ca/music/bts-is-making-grammy-history-will-it-pave-the-way-for-racial-diversity-in-k-pop-1.5938923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