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한국을 소개한 여행 일기 ‘Hallyu’ - 출처 : 출판사 Planeta 제공>
스페인 내 한류 열풍이 나날이 거세지면서 한국을 여행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 서점에서 한국에 관한 가이드북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물론 요즘은 정보들이 인터넷에 넘쳐나지만, 막상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출판사 Planeta에서 무겁지 않고 예쁜 디자인으로 눈을 사로 잡는 서울 여행 가이드북 '한류(Hallyu)'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Judit mallol'이 서울을 세 번 방문하고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표현한 이 책은 한류 팬들 사이에서 현재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작가를 화상회의 ZOOM을 통해 만나 책과 한국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바르셀로나에서 미술을 전공했어요. 4년 전에 졸업했어요. 대학교 때 친구가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 제 그림을 올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그때부터 제 그림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친구를 위한 생일 축하 그림 등과 같은 개인적인 주문을 받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학기에는 모바일 게임회사에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 몇 달간 일을 했죠. 3년 전 처음 제가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한 책이 출판됐습니다. 이후 여러 유튜버들과 그들의 책을 같이 작업했고,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 내가 그리고 쓴 첫 번째 책 ‘한류’가 나왔어요.
2. 이 책을 굳이 분류하자면 한국여행 가이드북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통의 시중에 있는 가이드북과는 다른데, 어떻게 이렇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제가 기획한 건 아니고, 먼저 출판사 ‘Planeta’에서 먼저 제안했습니다. 전 그때 출판사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저한테 한국에 관한 일러스트로 꾸며진 가이드북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이 왔죠. 중국이나 일본, 태국에 관한 다양한 형태의 여행 가이드북은 많은 데, 한국에 관한 건 없다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출판사에 내가 한국의 모든 것을 가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한국 전체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을 만드는 것을 어렵다고 이야기 했어요. 제가 직접 가본 서울을 중심으로 방문한 몇몇 도시에 관해서 집중하고 싶었어든요. 그래서 출판사에 내 경험을 담은 여행 일지 형식으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많이 있었던 서울에 집중을 하고 책 끝부분에 부록으로 남이섬, 제주도, 국립공원, 전쟁기념관 등과 같은 곳들을 소개했어요.
3. 책에 나온 것들을 거의 다 직접 경험하고 맛본 것이네요? 네. 거의 다요. 몇몇은 아니지만요.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5대 궁을 소개했는데, 저는 아직 세 곳 밖에 못 가봤어요.
4. 책을 완성하기까지는 얼마나 걸렸나요? 2019년 5월쯤에 시작해서 작년 10월에 끝났어요. 200여 페이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짜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 힘들더라고요. 출판사와 조율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책을 쓰면서 일러스트를 동시에 그렸어요. 평범한 방식은 아니죠. 제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혹시나 실수할까봐 그렇게 진행했어요. 제 책이었기 때문에 자료 수집부터 그림까지 그려야 했기 때문에 작업량이 엄청났습니다. 게다가 저는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어요. 한국을 잘 소개해야겠다는 중압감이 강했고요. 한국을 너무 사랑하고 제게 좋은 많은 기억을 선사해준 나라이기 때문에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국의 문화, 역사 등 한국이 가진 풍성한 이 풍성한 콘텐츠들을 정말 최선을 다해 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한국에 대한 편견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고요.
5. 책에 수록된 내용이 거의 직접 경험한 것들이라면, 한국에서 정말 많은 곳을 방문하고 경험한 거네요. 한국을 얼마 동안 여행했어요? 이때까지 한국을 세 번 방문했어요. 첫 번째 방문에는 한 달 전체를 여행했습니다. 제가 집적 가보지 못한 것들은 한국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나 아니면 직접 가본 이들의 블로그 등을 참조했어요. 그리고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정보와 사진을 부탁해서 그리기도 했고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Hallyu’의 작가 주딧 – 출처 : 주딧 제공>
6. 언제부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사실 6년 전까지는 한국이 그렇게 유명한 여행지는 한국에 흥미를 갖게 된 첫 끼는 2015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어요. 이메일로 그림 주문을 하나 받았습니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살고있는 친구 둘이었는데, 그들의 소원이 언젠가 한국으로 같이 여행을 가는 것이었죠. 그래서 서울을 배경으로 둘이 같이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참고할 만을 사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본 서울을 진짜 엄청났어요. 한쪽은 엄청 현대적이고 하늘까지 닿을 듯한 높은 빌딩들이 있고, 그 옆에는 오래된 고궁이 있더군요. 게다가 진짜 잘 보존돼있고요. 많은 전쟁과 식민지 시절을 거쳤어도 보존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그 이전까지는 한국이란 나라를 잘 알지 못했어요. 그럴 기회도 없었죠. 아무튼 그때부터 정보를 찾아봤어요. 저는 그때 도시 건축을 엄청 좋아해서 한국의 건축들을 많이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 후로 한국 음식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한국 음식 레시피들을 엄청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아서 케이팝을 소개해 주더군요. 결국 케이팝에 빠졌죠. 그 뒤로 헤어나올 수 없었어요. 그리고 한국의 역사, 문화, 민속 등등 한국에 관한 것은 모두 다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때 한국을 알고 나서 이 엄청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어요. 물론 지금은 한류의 돌풍이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불어 이제는 한국이 많이 알려졌지만요. 그리고 2016년 7월 여름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와 진짜 습하고 덥더라고요. 왜 거기 사람들이 미니 선풍기를 들고 다니는지 이해했어요. 저도 사서 들고 다녔죠.
7. 한국여행 중에 가장 좋았거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한국 음식이요. 떡볶이와 잡채, 치킨이 너무 맛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은 제 책에 다 실었어요. 아, 한국 지하철역은 충격이었습니다. 엄청나게 크고, 많은 출구가 있더라고요. 첫날, 이미 한국 숙소에 도착했던 친구가 강남역으로 오라고 했어요. 근데, 출구를 말 안 해 준거죠. 그 엄청나게 많은 출구들 속에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방도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한 친절한 아저씨가 다가와서는 도움이 필요하냐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와. 한국 사람들은 진짜 엄청나게 친절해요. 깜작 놀랐습니다. 우리가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싶으면 어제 어느 때고 다가와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알려주더라고요. 여행을 끝내고 돌아올 때 뭔가 따뜻한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환대를 받은 것 같았죠. 저 개인적으로는 태국 이후 두 번째 아시아 여행이었는데, 진짜 엄청난 경험이었어요. 서울은, 한국은 엄청나게 기술적으로 발전된 곳이기도 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전통적이에요. 그게 특별한 점이기도 하죠.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여행은 겨울이었는데, 한국 진짜 춥더라고요. 제가 사는 곳을 바르셀로나에서도 안쪽이라 조금은 바닷가가 가까운 곳보단 춥지만 영하 16도까진 내려가진 않거든요. 친구 미나가 핫팩을 사주었는데, 엄청난 발명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핫팩 덕분에 한국의 겨울을 견딜 수 있었어요. 두 번째 여행에서는 엑소 콘서트를 갔는데, 무대가 엄청났어요. 아, 첫 번째 여행에서는 울산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에 갔었습니다.
8. 좋아하는 케이팝 아티스트가 있다면? 엑소도 좋아하고, BTS, 갓 세븐도 좋아해요. 엑소는 제가 처음 듣기 시작한 케이팝이었는데, 지금 제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준 그룹이기도 해요. ATEEZ도 좋아해요.
9. 얼마 전 바르셀로나에서 있었던 출판 기념 사인회는 어땠어요? 물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이들과 함께할 수 없었고, 그나마 모인 인원들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했지만, 독자들과 만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독자는 한 번도 한국에 가보지 않았는데 제 책을 읽고 친구들과 한국여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독자들은 오랫동안 한국을 가고 싶었지만 한국에서 가서 어디를 방문할지 무엇을 봐야 할지, 무엇을 먹을지 잘 몰랐는데, 제 책을 보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어요. 이런 반응들은 정말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화상 인터뷰 중 책을 소개하는 작가 '주딧' - 출처 : 통신원 촬영>
언젠가 한국어를 배워 꼭 한국에서도 작업해보고 싶다는 주딧은 인터뷰 내내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스페인 사람으로서 스페인에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을 잘 소개하고 싶었다는 주디의 ‘한류’가 스페인 독자들이 한국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