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한국 문학의 인기도 예외는 아니다. 번역 지원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스페인에서 번역 출간되는 한국 문학이 많아져 자연스럽게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나 스페인에서 소개되고 있는 한국 문학은 보편적인 현대인들의 삶을 덤덤하지만 위트 있는 시선으로 다루는 작품들이 많아 감성적으로 위로가 되며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스페인 독자평이 많다. 스페인 현대 문학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선이라는 것도 스페인 독자들이 한국 문학에 눈을 돌리는 이유일 것이다.
< 세 명의 한국 작가가 스페인 독자들을 만났다. 손원평, 김애란, 배수아 작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 가운데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원장 신재광)은 한국문학번역원과 협력해 마드리드와 살라망카에서 '밤을 건너는 이야기들: 한국 문학을 만나다(Historias que cruzan la noche: Un encuentro con la literatura coreana)'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마드리드주 대표 문학 축제인 책의 밤(La noche de los libros)에 시작해 한국의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김애란, 배수아, 손원평 작가가 참여로 이루어졌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책의 밤은 마드리드주 곳곳의 문화 공간, 서점, 도서관 등 여러 기관의 참여로 문학 및 작가와 관련한 500여 개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손원평 작가는 『아몬드』로 스페인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스페인에 그를 이름을 알린 『아몬드』는 2020년 스페인 출간 후 1만 5,000부 이상 판매됐고 이어 『튜브』, 『서른의 반격』을 출간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애란 작가도 지난 2월 『달려라, 아비』에 이어 『바깥은 여름』, 『비행운』까지 현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한국 작가 중 한 명이다. 배수아 작가도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에 이어 지난 1월 『철수』를 출간해 한국 문학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며 현지 독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작가다. 세 명의 작가는 23일 스페인 마드리드 예술 센터에서 개막식과 더불어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세미나로 스페인 독자들을 만났고, 24일에는 마드리드 시내 서점(La Mistral)에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통해 스페인 독자들과 함께했다. 이날은 한국 작가 이외에도 한국학 연구자 에스테르 토레스(Ester Torres), 작가이자 기자인 이사벨 나바로(Isabel Navarro) 및 한국학 교수 알바로 트리고 말도나도((Álvaro Trigo Maldonado)가 패널로 참가해 작가들과의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가 작가와 작품에 대한 현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 손원평, 김애란, 배수아 작가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선 스페인 독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양일간 많은 스페인 독자들이 작가들을 직접 보고 그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선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의 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에 설렌 모습이었다. "어떻게 한국 문학을 접하게 됐냐"는 질문에 줄을 서서 기다리던 독자들은 한결같이 "독서를 워낙 좋아해 읽다가 읽다가 한국 문학에 다다르게 됐다."고 답했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다 보니 스페인에 유명했던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접하게 됐고, 그 이후에는 한국 작품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향했다."는 이도 있었다. 한국 문학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한국 작품을 읽고 나면 덤덤히 위로 받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인물과 배경이 정말 나와 함께 현실을 살아가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인 것 같고 그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신선했다."고도 덧붙였다.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각 작가와 1시간 동안 대담과 질문을 통해 작품 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후에는 작가와 인사하고 사인을 받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직접 구입한 책에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다시 선 현지 독자들의 모습에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애정이 느껴졌는지 작가들은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으며 독자의 사소한 질문 하나하나에도 성심껏 답변했다. 세 작가는 4월 28일 살라망카대학교에서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대담을 통해 대학생 및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활발한 번역 출간으로 한층 더 스페인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한국 문학. 관계 기관의 노력으로 한국 작가들을 현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마련되고 있어 K-문학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 꾸준히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