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한국문화, 일명 K-Culture로 불리는 한류는 드라마를 시작으로 확산됐다. 처음에는 비공식적으로, 드라마를 CD에 담아 판매하는 형식으로 소비되어 오던 한류는 현재 음식, 뷰티 제품, 의료, 바이오, 음악부터 TV, 핸드폰, 자동차 등 콘텐츠를 너머 소비재와 서비스 영역까지 확산됐다. 멕시코의 곳곳에는 한국 기술로 만든 설비들과 공장들이 넘쳐난다. 문화의 확산과 함께 국가 이미지도 좋아 지면서 이제 멕시코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좋아히는 것’을 넘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청년들은 매 주말 멕시코 시티, 특히 혁명 광장(Monumento a la Revolucion)에서 최신 케이팝을 틀어 놓고 아이돌 그룹의 춤을 연습하는가 하면, 케이팝 퍼포먼스 팀을 형성하고, 자체적으로 경연 대회를 열며 솜씨를 겨루기도 한다. 거리를 지나며 간단한 한국인사를 건네는 학생들을 보며 흐뭇했던 기억도 있다.
<혁명 광장에서 케이팝에 맞추어 춤을 추는 학생들>
한류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주로 청년층이 대다수이지만, 그 나잇대는 점점 낮아지는 것뿐 아니라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다각도로 높아지는 현상 역시 요즘 전 세계 흐름이지만, 멕시코 전체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국어 공부 유행은 꽤 오래되었다. 현지에서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기관은 재멕시코한글학교, 한글문화원, 한국문화원이 대표적이지만, 한국계 회사에 취직하거나 한국대학 입학을 목적으로 전문적으로 고급단계까지 가르치는 기관은 현재 한글문화원뿐이다. 여러 한국 기업은 한국어에 능숙한 멕시코 현지인들을 채용하고자 하지만, 상대적으로 채용 조건이 까다로워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멕시코의 수많은 학생들은 한국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현상 속, 최근 한글문화원 학생 중 한 명인 잇지아르(MERCADILLO HERRERA ITZIAR) 씨가 서울대학교 석사 과정에 장학금을 지원받고 진학할 기회를 얻어 현지 멕시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편, 한글문화원은 코로나19 동안 한국어 수업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해왔고, 현재는 관련 규제 수준이 완화되어 대면 수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잇지아르는 UNITEC/Tec de monterrey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학생으로, 대학교 재학 중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멕시코 무역관(KOTRA MEXICO)에서 약 3년 간 근무하며 한국문화와 한국 사람들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업무와 병행하여 한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하다 본격적으로 한글문화원에서 한국어 학습을 이어갔다. 최종적으로 잇지아르 학생은 자신이 원하던 한국에서, 한국문화를 확실히 습득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 동아시아 국제지역학과 석사 과정에 합격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 수업만이 제공되었음에도, 이 학생이 한글문화원의 한국어 수업에 얼마나 열심히 임했을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을 사랑하는 학생을 바라보는 통신원도 진심으로 축하하며, 잇지아르 씨가 멕시코와 한국에 필요한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서울대학교 석사과정에 합격한 잇지아르의 한글문화원 학생증>
한편, 한글문화원에서는 최근 색다른 활동을 시작했다. 이 활동은 코로나19 퇴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멕시코 PCR 검사 업체 Bioflaming과의 계약을 체결하여 현지 한인 및 현지인들에게 PCR 검사를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장소에서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비영리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한인회와 연계하여 더 많은 한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
< 현지 PCR 업체 Bioflaming과 한글문화원의 계약서(좌), 한글문화원 PCR 광고(우). 프로젝트는 비영리로 진행된다.>
한글문화원은 현지 대학과도 연계하여 멕시칸 대학생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려오고 있다. 멕시코 산앙헬대학(Centro Estudios Superiores de San Angel Universidad, CESSA)의 국제요리학과, 호텔경영학과, 홍보관리 및 이벤트 조직과의 요청으로 마련된 강의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됐다. 산앙헬대학은 대한민국의 역사, 문화, 일상생활, 음식, 도시, 한국과 세계정세 등을 주제로 요청했고, 한글문화원은 ‘코레아’란 이름의 유래부터 해방 전과 후를 나누어 한국문화 전반과, 현대 한국문화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의했다. 한글문화원은 “교수진과 학생들의 많은 관심 속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며, 멕시칸들에게 한국이 좀 더 깊이 있고 신속하게 다가가길 바란다”면서 “최근 한국에 대한 인식에 긍정적 변화가 생기면서, 한국인으로서 강의하는 보람을 가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글문화원은 현지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바르게 알리며, 국가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 산앙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세원 한글문화원 공동대표의 강의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 산앙헬대학은 강의에 대한 감사 표시로 한글문화원에 감사인증서를 보냈다.>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약력 : 전) 재 멕시코 한글학교 교사 현) 한글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