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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세트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

2021-06-2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5월 인도, 영국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로 현지 방역망이 뚫렸다. 그로써 대만의 모든 촉각이 방역과 백신에 쏠리면서 한동안 한류 소식은 잠잠했는데, 맥도날드의 BTS 세트 출시 소식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만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맥도날드에는 BTS 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인파 탓에 일부 매장이 폐쇄되는 등, 웃지 못할 헤프닝도 겪었다.
방역 경보 3등급 속에서 BTS 세트를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 출처 : TVBS

<방역 경보 3등급 속에서 BTS 세트를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 출처 : TVBS>


대만에서는 최근 출시된 맥도날드 BTS 메뉴를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에게 한 유튜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질타한 사실이 뉴스화됐다. 이 뉴스를 접한 통신원은 '역시 BTS의 파급력은 다르다'고 느끼면서도 한 편으론, 한 달여간 모든 일상생활이 정부의 규제 속에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속에서 감염의 위협 속에서 강행되고 있는 BTS 세트 구매 행렬은 여러 생각을 남긴다. 이 세트의 포장 봉투, 종이컵, 상자 등이 인터넷상에서 재판매되고 있다고 하니 BTS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모든 특별함, 새로운 신기록이 지탄받지 않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세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BTS가 '한류 스타'라는 수식어 없이 그저 BTS 존재만으로 화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음악적인 재능도 재능이지만, 현실적 문제의식을 대중과 공유하고, 연대하는 문화를 만드는 독특한 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BTS는 그들의 주된 무대에서 그들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열창하기도 하고, 현실적인 메시지들을 전 세계인에게 호소하는 자리에도 설 수 있었다. 또한 대중음악뿐 아니라 기타 문화 콘텐츠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그 시너지 효과를 키워왔다. BTS의 팬덤을 뜻하는 아미(A.R.M.Y) 역시 BTS가 고유한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확대하는 데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BTS는 역경 속에서 찾은 희망을 전 세계 아미에게 호소했다. 단점이나 불편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과 그 선한 영향력은 팬덤에게도 적용되었고, 아미를 세계에 알리는 효과를 낳았다. BTS로 똘똘 뭉친 그들은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나 부정적인 시선을 오히려 새로운 문화로 창출하는 모습으로 전 세계인들의 귀감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맥도날드 세트 사건을 접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아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동안 BTS가 아무런 수식어 없이 그들의 이름만으로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시대의 현실과 문제의식을 춤과 노래로 자유롭게 표현했고, 팬들과 함께 연대 의식을 가지고 소통하고 공유하기 원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무분별한 비판은 지양되어야 하나 재사용한 BTS 세트의 포장지, 종이컵 등이 인터넷상에서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현상에 문제를 제기한 한 유튜버를 향해 비판한 일부 아미의 모습 속에서 그동안 BTS가 주장했던 소통과 공유는 어디에 있을까란 물음을 갖게 한다.
BTS 세트 출시 후 개인적 견해를 남긴 유튜버 – 출처 : 트위터(@durayray)

< BTS 세트 출시 후 개인적 견해를 남긴 유튜버 – 출처 : 트위터(@durayray) >


대만은 현재 방역 체계가 뚫렸고, 백신 접종 역시 이제 막 시작되어 최소 한 달여간 동안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다. 그 속에서 BTS 세트의 출시는 분명히 여러 사람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소식이었다. 다만, BTS가 현재의 BTS가 되기까지 그 배경에는 그들의 무대에 더불어 연대 의식과 소통이 있었다. 소통을 통해 우리는 세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이는 또 다른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앞서 언급했듯 BTS의 영향력과 함께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아미의 영향력 역시 대단하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력이 자유로운 표현을 망설이게 만든다면, 그동안 BTS와 아미가 새롭게 창출한 시너지와 독특함이 어느 순간 오명을 얻게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타인의 시선에 대처하는 방법 역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 참고자료
https://news.tvbs.com/amp/entertainment/1527539

통신원 정보

성명 : 박동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현) 대만사범교육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