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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화 <파란 파도>, 스페인에서 연극으로

2022-04-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 동화 ‘파란 파도’를 원작으로 한 연극 관람을 위해 온 관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국 동화 ‘파란 파도’를 원작으로 한 연극 관람을 위해 온 관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유준재 작가의 『파란 파도(문학동네, 2014)』를 원작으로 한 스페인 연극  지난 일요일(2일) 마드리드 극장 살라 콰르타 파레드(Sala cuarta pared)에서 공연했다. 201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인 <파란 파도>는 전쟁을 위해 길러진 군마 파란 말이 주인공이다. 길러진 대로 전장을 누비며 승리를 이끌던 파란 말은 어느 날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어린 병사를 앞에 두고 멈칫한다. 그 멈칫거림을 계기로 파란 말은 변화를 겪게 되고, 사람들을 구하고 영원으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스페인 극단 콰트로 루나스(cuatro lunas)가 연극으로 각색한 파란 파도는 작년 스페인 한국문화원의 협력으로 마드리드 시 여름 축제 ‘베라노스 데 라 비야(Veranos de villa)’를 비롯해 산 세바스티안에서 열린 한국 문화 축제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또, 지난 11월 스페인 바스크주(Pais Vasco)에서 열리는 제39회 티티리하이 국제 아동 인형극 페스티벌에 참가해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극단 콰트로 루나스는 한국 동화책들을 번역 출간해 온 현지 출판사 Editorial Pastel de Luna를 통해 2018년 한국문화원에서 처음 아동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면서 한국문화원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극단 단원이자 기획자는 “오래 전부터 한국 영화의 팬이기도 했고, 앞서 언급한 출판사의 한국 동화를 통해 한국 이야기들을 접했다”고 언급했다.

공연 당일, 극장에는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이 찾았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공연장에 방문했으며, 만석을 기록했다. 이미 작년 마드리드 축제에서 공연을 관람했다는 한 가족은 “일곱 살 아이가 너무 좋아해 동화를 구하고 싶었는데 스페인 번역본을 구하지 못해서 안타까웠다”면서 “그러던 중 마드리드 공연 소식을 듣고 친구 가족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고 했다. 아이는 없지만 연극을 좋아해 친구와 함께 이레네(Irene)는 한국 동화를 공연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연극은 한국 전통 이야기 <요술 항아리>와 접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 인터뷰에 의하면, 극단은 공연의 포맷을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는 가족 공연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비극성을 순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한국 전통 이야기 <요술 항아리>를 중간에 삽입하기로 한 것이다. 두 이야기가 인간의 탐욕이라는 공통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고, <요술 항아리>가 가진 해학적인 요소가 파란 파도가 가진 비극성을 순화시킬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연극 ‘파란 파도’ 연기자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연극 ‘파란 파도’ 연기자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파란 파도>의 서정적이지만 무거운 이야기가 절정을 향해 나아갈 때쯤, 극을 이끌어 가는 동화책 읽는 연기자는 “극에 개입해 아동극이 너무 무거운 것이 아니냐”며 <요술 항아리> 이야기로 극을 전환한다. 한복을 입고 등장한 연기자들은 해학적이며 과장된 몸짓으로 관객들이 마음 놓고 웃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다시 <파란 파도>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극의 마지막 부분, “이 길이 아니라면 ‘그만’이라고 외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 자리에 않아서 밤하늘의 별을 봐”라는 가사는 이야기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큰 울림을 준다. 공연은 원작의 동화가 그렇듯,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한다.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통해 좋은 공연을 선사해준 연기자들과 극단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했고, 축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감동을 받은 관객들은 공연장를 나서면서 문 앞에 있는 극단 관계자를 찾아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다”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보여주었다.

한국 창작 동화에 전통 이야기 <요술 항아리>로 한국적인 요소를 더해 풍성해진 공연은 한국문화가 일방적 소비되는 문화가 아니라, 창작에 영감을 주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공연이었다. <파란 파도>는 오는 5월 8일 마드리드 필라르 미로 문화 센터(Centro cultural Pilar Miró)에서 재공연할 예정이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