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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케이팝 팬들을 위한 K 페스티벌 - 더 큰 행사가 필요하다

2022-05-2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5월 14~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체방크 파크 앞에서 코리아페스티벌(K-Festival)이 개최됐다.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과 한국관광공사가 케이팝 플렉스 콘서트 방문자들을 위해 공연장 앞 부지에서 기획한 행사다. 콘서트 부대행사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그 자체로 규모 있고 큰 축제였다. 행사 첫날, 10시 입장을 위해 이른 시간부터 팬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하루에만 유럽 전역에서 4만 4,000명이 참여했다. 콘서트 시작 시간이 오후 6시였기 때문에 그 사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즐길거리나 먹거리가 필수인 상황이었다. 그 공백을 코리아페스티벌이 톡톡히 채웠다.
 

5월 14~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체방크 파크에서 열린 케이팝 플렉스 콘서트와 코리아페스티벌 현장

<5월 14~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체방크 파크에서 열린 케이팝 플렉스 콘서트와 코리아페스티벌 현장>


코리아페스티벌 중앙 무대에서는 사전에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네 팀의 케이팝 커버댄스 경연이 펼쳐졌다. 솔로 댄서로 이미 유럽 케이팝 팬들에게 유명한 라나(Lana), 우크라이나인들로 구성된 그룹 영네이션(Young Nation),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하는 케이팝 라이프스타일 그룹 리진크루(Risin)와 임팩트(Impact) 등 4팀이 결선에 올랐다. 이들 모두 유럽 케이팝 커버 씬에서 유명한 프로급 댄서들로 리진크루의 경우 팔로워가 3만 명에 이른다. 당일 결선에서는 영네이션이 우승해 큰 박수를 받았다.

커버댄스 이외에도 한복 패션쇼와 국악이 가미된 세계챔피언 비보이 '진조 크루'의 공연, 박현정씨의 가야금 연주, 댄스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무대 앞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다양한 한국 게임을 직접 해 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날 중앙 무대 행사는 케이팝 콘서트를 방불케 할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축제 분위기를 돋우었다.   

코리아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서 우크라이나인들로 구성된 댄스팀 영 네이션이 커버댄스 경연 무대에 섰다. 이날의 우승팀이었다

<코리아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서 우크라이나인들로 구성된 댄스팀 영 네이션이 커버댄스 경연 무대에 섰다. 이날의 우승팀이었다>


행사에는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 법. 먹거리 부스에서는 프랑크푸르트를 기반으로 요식업을 운영하는 이들은 물론, 최근 독일에 입점해 3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비비큐 치킨, 불닭 버전으로 세계로 뻗어 간 삼양, 독일 현지 슈퍼마켓에 납품을 시작한 비비고 등 대기업까지 참여해 다채로운 한식을 선보였다. 유럽 내 아시아식품 유통의 선두를 달리는 판아시아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센터도 자리를 잡았다.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코리안 스트리트(Korean Street) 소스 시리즈를 내놓은 스타트업 루에랑은 MZ를 겨냥한 신선한 브랜딩으로 참여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코리아페스티벌 먹거리 부스에서는 치킨과 만두, 김밥, 덮밥, 한국 스낵과 소스 등 다채로운 한식이 제공됐다

<코리아페스티벌 먹거리 부스에서는 치킨과 만두, 김밥, 덮밥, 한국 스낵과 소스 등 다채로운 한식이 제공됐다>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중인 한국 식품 스타트업 루에랑의 코리안 스트리트(좌)와 삼양식품의 불닭 소스 홍보 부스(우)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중인 한국 식품 스타트업 루에랑의 코리안 스트리트(좌)와 삼양식품의 불닭 소스 홍보 부스(우)>


행사장 다른 한 편에는 한국 지자체들이 관광 홍보를 목적으로 부스를 꾸렸다. 이미 독일에 유럽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전라남도는 물론 전라북도, 전주, 안동, 인천, 부산 등에서 다양한 지역 특산품과 먹거리, 지역 문화를 소개하면서 지역을 알렸다. 특히 안동시는 국보 121호 하회탈과 탈춤을 소개하고, 엘리자베스 Ⅱ세 영국 여왕 등이 방문하면서 세계적인 명소가 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안동을 알렸다. 부스에서는 하회탈 만들기, 부채 꾸미기, 하회탈 쓰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안동시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자체 부스에서 간단한 워크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참여도와 호응도를 높였다.

코리아페스티벌 안동시 홍보 부스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참가자들

<코리아페스티벌 안동시 홍보 부스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참가자들>


아쉬운 점은 행사 참여 인원에 비해서 부스가 너무 적었다는 점이다. 첫 날 4만 4,000명이 운집한 곳에서 먹거리와 지역 홍보 등 운영되는 부스가 20개 정도였으니 부스마다 사람이 얼마나 몰렸을까. 공연장 조기 입장을 위해 코리아 페스티벌에 참여하지 않고 줄을 선 팬들도 많았던 점을 고려해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먹거리 부스에는 끝없는 줄로 기본 한시간을 기다려야 주문을 할 수 있었다. 통신원 또한 수많은 인파에 14일 당일은 부스 근처에 접근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이튿날 행사장 오픈과 동시에 행사장에 들어가서야 차분히 부스를 둘러볼 수 있었다. 그만큼 성황이었다는 뜻이다. 이날 케이팝 플렉스 행사에 참여한 팬들은 먹거리와 음료 부스가 매우(!) 부족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독일 행사장 자체 음료와 소시지, 브레첼 등 간식 판매대도 있었지만 팬들의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케이팝 플렉스는 2023년 일정을 벌써 공개했다. 케이팝 플렉스가 브랜드가 되어 매년 개최된다면 코리아 페스티벌 또한 매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케이팝 팬들의 규모를 만만히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수많은 인파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코리아 페스티벌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