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을 접하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콘서트와 한국 음식, 한국 드라마를 모두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Nissa, 슬랑고르).", "1년 전 엔하이픈의 팬이 됐어요. 이번 축제 무대에 엔하이픈이 서지는 않지만 한국을 좋아해서 친구와 함께 왔어요. 행복해요!(Eizzah, 쿠알라룸푸르)" 지난 11월 12일부터 13일까지 쿠알라룸푸르 무역전시센터(MITEC)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한류팬들의 표정에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전국에서 모여든 팬들은 <오징어 게임> 복장을 입은 직원들과 윷놀이를 즐기거나 떡볶이, 식혜 등 한국 음식을 맛봤다.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곳은 그야말로 한류 축제의 장이었다. 행사장은 한국 메이크업 체험 등 한국 생활문화 행사가 열리는 미니 스테이지, 붓글씨로 한글 이름 쓰기, 투호 놀이, 윷놀이 등 전통문화를 배우는 플레이존, 웹툰과 드라마 전시회 등 모꼬지 스퀘어, 한식을 맛보는 모꼬지 키친, 한국 관광지를 즐기는 트래블존, 국내 기업들이 홍보 부스를 운영하는 모꼬지 마켓 등으로 기획됐다.
<'모꼬지 대한민국' 행사장을 찾은 엔하이픈 팬 Nissa와 Eizzah - 출처: 통신원 촬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2020년부터 주최한 '2022 한류생활문화마당 모꼬지 대한민국(이하 모꼬지 대한민국)'은 케이팝부터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 등 한국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종합 한류 축제이다. '모꼬지'란 '놀이나 잔치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을 이르는 순우리말로 모꼬지 행사에는 케이팝 공연뿐만 아니라 음식, 화장품, 웹툰, 드라마 등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가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떡볶이, 식혜 등 한국 음식을 맛보고, 한국 미용법을 배우고, 한국 웹툰과 드라마 전시관을 구경하며 한류를 즐겼다. 트레블존에서는 VR(가상현실)로 한국의 관광지를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 촬영지에 대한 전시물을 살펴볼 수 있었다.
<행사장에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는 부스에 방문객들이 붐비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K-팝부터 K-드라마, K-웹툰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Ainul 씨는 "케이팝 가수들의 공연뿐 아니라 한국 생활문화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가 운영됐다."며 "특히 떡볶이 줄은 끊이지 않았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은 케이팝에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고 말했다.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현지 직원 Amiza 씨도 "현장 분위기가 뜨겁다"며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돼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을 좋아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한 현장 직원 Ainul과 Amiza 씨 - 출처: 통신원 촬영>
<팬덤 문화를 자유롭게 전시하며 한류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커뮤니티존에서는 팬클럽 소모임들이 팬덤 문화를 자유롭게 전시하며 한류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방탄소년단, 전소미, 엔하이픈 등 팬클럽은 응원봉, 스타의 사진을 활용한 엽서와 스티커 등 원하는 대로 부스를 꾸미며 다른 케이팝 팬들과 교류했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한국 스타들의 등신대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엠블랙을 통해 케이팝의 매력의 빠진 지 벌써 10년째인 Fara 씨도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등신대에서 사진을 찍던 Fara씨는 "평소 한국 문화 전반을 접할 기회가 없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한국문화를 즐길 수 있어 즐겁다."고 전했다. 씨엔블루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팬이라는 그녀의 친구 Alyssa도 "케이팝과 한식, 한국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공연도 정말 기대된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케이팝의 매력에 빠진 지 벌써 10년째인 한류 팬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행사장 곳곳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 도구를 나눠주는 팬들도 있었다. 아스트로의 문빈을 응원하는 말레이시아 팬들은 "멋진 문빈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응원 도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며 "이번 공연이 열리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더 많은 말레이시아 팬들이 문빈의 매력을 알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모꼬지 콘서트를 기다리는 팬들,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의 긴 줄이 이어져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형형색색 응원봉 들고 함께 즐기다 13일 저녁부터 시작된 케이팝 공연은 한류 팬들이 가장 고대하는 무대로 한국의 전통문화부터 케이팝, 말레이시아 문화를 총망라해 즐길 수 있는 대표 행사이다. 블랭키(BLANK2Y), 전소미(JEON SOMI), 문빈&산하(MOONBIN&SANHA) 등 3팀의 무대에서 한류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3천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각자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공연장을 형형색색으로 수놓았다. 첫 번째 공연은 케이팝 커버댄스와 태권도였다. 관객들은 커버댄스 공연에 흘러나오는 케이팝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응원했고 아리랑에 맞춰 공연하는 말레이시아 태권도 공연에 환호의 탄성을 내질렀다. 이어서 블랭키가 등장하자 공연장을 뒤흔드는 함성이 뒤따랐다. 팬들은 "너무 잘생겼다.", "사랑해!"라고 외치며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블랭키는 공연이 끝나자 한국의 북청사자놀음을 주제로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말레이시아 사자춤인 라이온댄스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한국의 하회탈춤을 소개하고 현지 관객에게 말레이시아 전통춤인 조갯(Joget)을 직접 배워 큰 호응을 얻었다.
<(좌)말레이시아 태권도팀이 아리랑에 맞춰 공연을 하고 있다, (우)가수 블랭키가 한국의 전통 탈춤을 소개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어서 가수 전소미가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이름을 외치며 환호하고 후렴구를 한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공연이 끝나자 전소미는 다시 무대에 올라 한국문화를 소개했고 말레이시아 문화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전소미는 팬들이 친밀하게 한국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할머니 세대의 음식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의미하는 신조어 '할메니얼'을 소개하며 전통 음료를 설명했다. 미숫가루와 흑임자 음료 만드는 법을 보여주고 말레이시아의 전통 음료인 떼따릭(Teh Tarik)에 대해 배우며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무대로 문빈&산하가 공연을 시작하자 관객들은 환호와 함성을 쏟아냈다. 등장과 동시에 관객들을 사로잡은 문빈&산하는 무대 후에 밝은 인사로 설렘을 자아냈다. 문빈&산하는 전통 의복인 갓과 도포, 곤룡포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전통 놀이는 투호를 직접 보여줬다. 많은 팬들은 현지 전통 의복인 바주 믈라유(Baju Melau)를 배우는 문빈&산하의 모습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가수 전소미와 문빈&산하는 공연에 이어 문화를 주제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모꼬지 콘서트 현장, 관객들이 가수를 응원하며 무대를 즐기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코로나19 이후 처음 대면 행사로 열린 이번 모꼬지 대한민국은 케이팝, 드라마를 넘어 한국문화를 폭넓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자리였다. 또한 한국과 비슷한 말레이시아 문화를 배우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은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열린 첫 대면 행사로 아티스트와 팬들이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며 "3천석 규모의 콘서트에 신청자가 약 1만 5천 명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류가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고 교류하고 공감하는 착한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며 "착한 한류와 맥을 같이 하는 모꼬지 대한민국을 매개로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