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중국 극장가에 한국 영화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영화가 연이어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먼저 강풀 작가의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한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으로도 제작된 바 있다. 특히 2011년 추창민 감독이 영화로 제작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개봉 당시 7주 연속 관객평점 1위를 차지했다. 한편 2022년 9월에는 강풀 작가의 웹툰 <마녀>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요화니재일기(我要和你在一起)>가 중국에서 상영됐고, 비록 정식 유통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플러스(Disney Plus)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무빙(超异能族)>까지 강풀 작가의 콘텐츠가 연이어 중국 무대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에 더해 강풀 작가의 또 다른 웹툰 <조명가게(照明商店)>가 중국에서 동명으로 리메이크돼 올해 영화로 개봉한다는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폭발적인 기세로 중국 박스오피스를 장악하고 있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연이은 한국 영화 리메이크작 개봉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중국 대중과 언론의 반응은 주목해 볼 만하다.
< 한국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리메이크작 '워아이니' 포스터 - 출처: '더우반(豆瓣)' >
중국판 리메이크작 <워아이니>의 연출은 한옌(韩延) 감독이 맡았다. 자녀들이 취업이나 결혼으로 분가하면서 혼자 살게 된 노인 챵웨이제(常为戒)는 폐품 줍는 외로운 노파 리훼이루(李慧如)를 위해 싸우다가 서로 정을 나누게 된다. 고물상 일을 하는 씨에띵산(谢定山)과 쟈오환신(赵欢欣) 부부는 아내 쟈오환신이 병고에 시달리게 된다. 영화는 이들 사이의 애정과 갈등을 관통하는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주제로 하고 있다. 사실 영화 <워아이니> 개봉 후 중국 내 반응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다수의 중국 매체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현실감 있는 원작의 몇 장면에 특수효과를 넣어 애니메이션처럼 리메이크한 나머지 중국 네티즌들의 "억지스럽다."는 평을 들은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메이크작은 원작 줄거리의 대부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죽음이라는 마지막 앞에서도 두 쌍 노인 커플의 굳건한 사랑을 담은 멜로 영화로, 알면서도 눈물 쏟게 만드는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 한국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리메이크한 '워아이니'의 한 장면 - 출처: '더우반(豆瓣)' >
스위스에서 태권도, 유도, 쿵후, 검도, 주짓수, 태극권 등의 동양의 무술 스포츠는 체력 단련 및 정신 수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연령을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 종목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유럽 해동검도 연맹 대표로 활동하는 이철경 사범과 그의 제자들이 선보인 해동검도 퍼포먼스는 또 다른 형태의 한국의 무예를 관중들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 틱톡에서 유명한 '대영 선생님과 함께하는 한국어 시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콘텐츠 중심의 산업 구조가 기여한 수출 한한령과 코로나19라는 한계가 있었음에도 중국이 거의 매년 한국 원작의 리메이크 영화를 제작하는 이유로는 '한국의 스토리텔링'을 꼽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编辑中心制’라고 부르는데, 작가 중심, 스토리 콘텐츠 중심의 제작 환경을 뜻한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도 오래 전부터 실행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우수한 작가가 드라마 제작의 핵심이며, 배우·감독을 캐스팅해 촬영 과정 전반을 책임지고 그 영향력을 행사해 제작 전반을 관철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감독 중심제다. 관련 현지 보도는 "그 누구도 마음대로 각본을 수정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작가와 각본 자체는 권위를 가진다."며 "많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 투자가들은 감독만큼 중요한 것이 각본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IP판권 수출 후, 줄거리부터 홍보 방식까지 모두 현지화 중국 리메이크판 <워아이니>에서는 원작의 추운 겨울 배경과는 달리, 따뜻한 도시 광저우로 배경을 그렸다. 주인공들의 직업도 다르게 그려졌는데, 원작의 배우 이순재가 연기한 우유 배달원은 공원에서 채찍으로 아침 운동을 하는 독거노인으로, 배우 故송재호의 주차 관리원은 폐품수거소장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네 명의 주인공이 서로 알게 돼 도와주는 설정으로 수정됐다. 또한 중간에 '새와 코끼리'를 새롭게 등장시켜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를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중국 관객들에게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멜로 영화에 동화적인 연출을 가미해 부정적인 느낌을 해소시키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결국 각 국가마다 상이한 사회 문제에 얽힌 감정선을 잘 읽는 것이 작품의 흥행을 결정짓는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듯 다른 아시아 국가의 노인 빈곤, 고령화 사회 문제 원작에서는 손녀가 등장하고, 중국 리메이크작에는 자식들과 같이 밥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노인 빈곤과 고령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관련 기사는 "영화계에는 '여성 영화', '어린이 영화'라는 말이 있는데, '노인 영화'라는 표현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고령화 사회가 가까워질수록 노인을 소재로 한 영화는 더 다양한 모습을 등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노인의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의 그림자를 조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 한편 최근 중국 매체가 한국 영화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는데, 이는 한국 영화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할리우드 상업 영화와 발리우드의 뮤지컬 영화, 그리고 홍콩의 경찰 영화가 있다면 한국 영화에도 '사실주의'라는 독특한 소재가 있다."면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유형의 영화가 필연적으로 조작되고 패턴화되며 관객도 심미적으로 피로를 느낀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한국 영화계는 돈을 많이 받고 일하는 직원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는 한국 영화가 발언권이나 독립성을 잃지 않고 전 세계와 중국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코리아 제조'가 아니라 '코리아 창조'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 중국판 리메이크작 '워아이니(상단)'와 원작인 한국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하단)'의 평점 - 출처: '도우반(豆瓣)' >
영화 <워아이니>는 중국에서 점차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흥행과 호평의 역습'이라는 평이 눈에 띈다. 큰 기대 없던 영화가 관심을 얻게 된 데에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한몫했다. 더불어 한국 영화의 감성을 중국 감성으로 자연스럽게 번안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 관객이 새로운 멜로에 사로잡혔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라 여러 번 봤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연이은 한국 원작 영화의 개봉으로 중국 평단이 리메이크 영화의 한계와 현명한 현지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서 감성의 섬세한 현지화가 작품의 성공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더우반 홈페이지, https://movie.douban.com/review/5142238/ - 《搜狐》 (2023. 9. 28). 谁杀死了韩国电影?, https://m.sohu.com/a/724338169_250147?_trans_=010004_pcwzy - 《知乎》 (2023. 6. 29). 中国版的《我爱你!》与韩国版相比如何? 是否符合你的预期?, https://www.zhihu.com/question/607681085/answer/3096133314 - 《搜狐》 (2023. 6. 3). 国产翻拍韩剧, '没有秘密的你' 还可以, 看到最后: 让人意外了, https://m.sohu.com/a/681783690_120092877?_trans_=010004_pcwzy
성명 : 김근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상해)/상해 통신원] 약력 : 복단대학교 신문학원 매스커뮤니케이션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