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진출 한국 도서(번역본) 현황 한국 도서(번역본)가 출판되기 시작한 것은 소설의 경우 그라메디아뿌스타카 우타마(이하 GPU)에서 2011년 『Ibu Tercinta(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였고, 교육 만화는 2009년부터 현지 서점에 깔리기 시작한 『WHY?』 시리즈로 파악된다. 현재는 그라메디아 사내 6개 출판그룹인 GPU, KPG, BIP, 그라신도(Grasindo), M&C, 엘렉스 미디어 꼼뿌띤토(Elex Media Komputindo)와 하루 출판사(pernerbit Haru)에서 나오는 한국 도서(번역본)가 대세지만, 초창기에는 카니타(Qanita), 카이파(Kaifa)와 같은 다소 생소한 이름의 출판사들이 한국 콘텐츠 출판에 기여했다. 미잔 그룹(Mizan Group) 계열사인 노우라 북스(Noura Books) 출판분도 적지 않다. 최근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Transmedia Pustaka)도 두각을 보인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도서가 각광을 받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 오수향 작가의 『1등의 대화습관』, 윤홍준 작가의 『자존감 수업』,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 등이 당당히 스테디셀러 및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도서를 번역, 출판하는 곳은 전체 출판사 대비 한 줌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현지 교육 만화는 한국 만화가 석권하다시피 했고, 최근 한국 아동 도서에 대한 현지의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어 이미 현지 출판된 유아-아동 도서만 100편은 넘지 않을까 싶다. 대개 시리즈로 구성돼 같은 제목에 다른 소제목이 달린 단행본이 많으면 수십 개씩 나와 있다. 이와 같은 만화, 아동 도서는 출판 방식이나 수용성이 일반 도서와는 달라 현황 분석엔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현지 출판이 확인된 275편의 한국 원작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파악해 보았다. ▣ 연도별 한국 도서(번역본) 출판 편수
1996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2015년 | 2016년 |
1편 | 1편 | 25편 | 19편 | 14편 | 11편 | 15편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15편 | 16편 | 25편 | 30편 | 35편 | 42편 | 26편 |
합계 | 275편 |
* 2023년은 10월까지 연도별 한국 도서(번역본) 출판 편수를 살펴보면 2020년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지 출판산업이 크게 위축되던 시절 한국 콘텐츠의 수입과 현지 출판이 오히려 증가한 이유는 한국 도서 에이전시들이 팬데믹 기간 더욱 수완을 발휘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기별 분류 1) 2011년~2015년: 신경숙, 문정희 등 중후한 작가들의 작품도 일부 보이지만 대부분은 한국 드라마 열풍을 타고 해당 드라마들의 원작 소설과 귀여니, 백묘, 정은궐 등이 주도한 라이트 노벨이 주를 이루었다. 2) 2016년~2019년: 조코 위도도 1기 정부의 문화 드라이브가 걸린 시기이기에 한국 도서(번역본)의 출판 편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라이트 노벨이 지속적으로 출판된 것 외에도 소설 장르가 극단적 대세를 차지했다. 3) 2020년~2023년: 팬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소설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자기 계발서 비중이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한국 도서를 한류의 일부로 소비하던 인도네시아 독자들이 한국문화와 정서에 관심과 동경, 공감대를 갖기 시작한 시기로도 읽힌다. 한국 아동 및 유아 도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장르별 분류 확실히 소설이 압도적이지만 최근엔 자기 계발서가 좀 더 많이 출간되는 추세이고 베스트셀러는 자기 계발서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1) 소설: 174편(1, 2편으로 출간된 것은 두 편으로 간주) 2) 에세이: 25편 3) 자기계발: 34편 4) 기타 인문: 42편(가정, 건강, 동화, 경제, 비즈니스, 비평, 취미, 평전 포함) ▣ 출판사 별 한국 도서(번역본) 출판 편수
번호 | 출판사 | 출판편수 | 특기사항 | |
1 | 그라메디아 (Gramedia) | BIP (Bhuana Ilmu Populer) |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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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엘렉스 메디아 꼼푸틴도 (Elexs Media Komputindo)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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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GPU (Gramedia Pustaka Utama ) | 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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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그라신도 (Grasindi) | 5 | PT. Gramedia Widiasarana Indonesia | |
5 | KPG (Kepustakaan Populer Gramedia)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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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M&C |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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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계 | 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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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미잔그룹 (Mizan Group) | 븐땅 벨라 (Bentang Bella)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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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븐땅 뿌스타카 (Bentang Pustaka) |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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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미잔 (Mizan)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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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카니타 (Qanita) | 13 | 2012년 6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한국 도서 출판 | |
11 | 노우라북스 (Noura Books) |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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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계 | 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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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하루출판사(Penerbit Haru) | 61 | 단일 출판사로는 최고량 | |
13 | 바짜(Baca) | 10 | 2020년부터 한국 원작 번역본 출판 | |
14 |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Transmedia Pustaka) | 11 | 2020년부터 한국 원작 번역본 출판 | |
15 | 카이파(Kaifa) | 3 | 모두 2012년 출판 | |
16 | Aria Media Imprin Shira Media Group | 아리아 미디어(Aria Media) | 5 |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2021.9.) |
17 | 시라 미디어(Shira Media) | 4 | 나 같은 사람 또 있을까(2020. 12.),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2021.3.) | |
18 | 기타 출판사 | 가가스미디어(Gagasmedia) | 2 |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은 3마디로 말한다(2022.12.),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2022.11.) |
19 | 로만시어스(Romancious) | 1 | 우리 결혼했어요(2018.8.) | |
20 | 레넬루브(Reneluv) | 1 |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2022.4.) | |
21 | 해쳇북(Hachette Book) | 1 | 드래곤 펄(양장판)(2019.1.) | |
22 | 우푹 프레스(Ufuk Press) | 1 | 탱고(2012.6.) | |
23 | 야야산 뿌스타카 오보르 (Yayasan Pustaka Obor) | 2 | 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2015.12.),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2018. 1.) | |
24 | 제투(Zettu) | 1 | 무당 피의 기록(2012.7.) | |
25 | 뿌스타카 자야(Pustaka Jaya) | 1 | Pertemuan(1996.2.) | |
총계 | 2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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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한국 도서(번역본) 출판은 그라메디아 - 미잔 - 하루출판사에 치우쳐 있고, 최근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가 그 뒤를 열심히 따라잡고 있는 추세다. ▣ 작가별 한국 도서(번역본) 출판 편수(2권 이상 출판 작가)
번역된 작품수 | 작가수 | 작가 |
13 | 1 | 귀여니 |
7 | 1 | 백묘 |
6 | 1 | 정은궐 |
5 | 3 | 김랑, 조남주, 현고운 |
4 | 6 | 김은숙, 신경숙, 오수향, 추공, 손준의, 정경윤 |
3 | 4 | 글배우, 정유정, 김성연, 이일선 |
2 | 25 | 김상현, 김수현, 댄싱스네일, 박재연, 백세희, 이찬혁, 정문정, 제시카 정, 하태완, 한강, 혜민스님, 구혜선, 김은정, 김이재, 김인숙, 꼬닐리오, 박미연, 유은정, 윤홍균, 이도우, 이미예, 정수현, 지수현, 해화, 황하영 |
* 동일한 타이틀이 1편, 2편으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 각 도서를 별도로 간주 문제점과 관건 현지 출판사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면 한국 특정 출판사의 연락처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특정 도서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거나, 이미 현지에 출간된 도서나 교육 만화와 관련해 캐릭터 상품 출시 등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한 경우다. 대부분 도서 에이전시를 통해 한국 도서 IP를 들여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에이전시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거나 협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도서(번역본)의 현지 판매량이 얼마나 되는지 분명히 파악할 수 없는 환경이 현지 시장 분석의 한계다. 개별 출판사에 일일이 정보공개 요청을 넣어 일부 답변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언론 기사나 세미나, 각종 도서 행사에의 출판 관계자의 발언이 정보의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르별 트렌드에 대해서도 현지 출판사 편집인은 최근 한국의 자기 계발서, 아동 도서가 각광받고 있다고 입을 모으지만 어느 정도인지 수치로 확인된 적은 없다. 한편 현지에서 실제로 많이 판매되는 한국 도서의 저자는 앞서 언급한 오수향, 윤홍준, 혜민스님, 손원평, 백세희 등 주로 자기 계발서 작가인데 한국 언론은 조남주, 신경숙, 정유정 작가 등 일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현지의 출판산업에 대해 보도하고 있어 시장에 대한 이해를 왜곡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은 한국 원작 콘텐츠에 대한 수용성이 크다. 모든 한국 도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베스트셀러 매대에 항상 한국 콘텐츠가 진열돼 있고, 새 책이 꾸준히 번역돼 신간 코너에 등장한다. 그런데 그 진입로가 너무 좁다는 인상이 강하다. 현지 출판사는 한국 출판사나 작가와 직접 이야기하고 싶어도 소통이 힘들다고 말한다. 이때 일부 도서 에이전시가 양국 도서 IP 거래의 유일한 창구가 되고 있다. '유일한 창구'란 필연적으로 병목이 될 가능성을 뜻한다. 주인도네시아한국문화원이 지난 10월 초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3), K-Book 전시회 등에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는 등 한국 도서를 인도네시아 대중에 소개하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실제로 IP 계약이 이루어지는 곳은 도서 에이전시가 개입하고 있는 IP 거래소로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경로다. 현지 출판사들이 좋은 한국 도서를 열심히 찾고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IP를 보유한 출판사와 작가가 굳이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도 직접 현지 시장을 두드릴 창구와 루트가 더 많이, 더 넓게 열려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그라메디아 도서 검색 사이트, https://www.gramedia.com/products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작가, 번역가 저서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막스 하벨라르』 공동번역,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