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호명했다. 2000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에 이어 한국 역사상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자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의 첫 노벨 문학상 수상이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아픈 역사에 직면하고 덧없는 삶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그대의 차가운 손(2002)』, 『채식주의자(2007)』, 『희랍어 시간(2011)』, 『회복하는 인간(2013)』,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 한강 작가 작품 7개를 언급했다. 또한 "한강 작가는 음악과 예술에 헌신해 온 인물"이며 "광범위한 장르를 탐구하고 경계를 넘나든다."고 평했다. 한강 작가는 1993년 계간지 《문학과 사회》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2016년 『채식주의자』를 출간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받는 맨부커 국제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전 세계가 커다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언론 역시 한강 작가에 대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Malay Mail(말레이 메일)》은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아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며 수상 소식을 알렸다. 또한 『채식주의자』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한강 작가가 지난 2016년 맨부커상을 받은 것도 덧붙였다. 《The Star(더 스타)》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 집필 이후 한국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모든 지원이 중단됐다."며 한강 작가가 과거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던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도 "블랙리스트는 '월드클래스 명단'이라는 속칭을 갖고 있다."면서 "봉준호 감독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바 있다."고 전해 한강 작가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예술계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Free Malaysia Today(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는 "한강 작가는 노벨 문학상을 받았음에도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강 작가의 소박하고 겸손한 점에 주목했다. 한편 현지 언론 모두 한강 작가가 쓴 작품을 소개하면서 '고통', '상처', '역사' 등 특정 단어를 강조했으며 한국전쟁과 광주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사건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지 매체 - 출처: 타틀러 말레이시아 인스타그램 계정(@tatlermalaysia) >
현지 서점에서도 한강 작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키노쿠니야 말레이시아(Kinokuniya Malaysia)는 공식 소셜미디어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며 한강 작가가 쓴 소설들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렸고, 츠타야북스(Tsutaya Books)도 수상 소식을 축하하며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흰』 번역본을 홍보했다. 말레이시아 대표 온라인 서점 MPH도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등 한강 작가가 쓴 소설을 판매했고, 현지 서점 파퓰러(Popular)도 독자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소년이 온다』를 비치했다.
<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게시물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kinokuniyamalaysia, @bukitjalil.tsutayabooks) >
< 현지 서점에서 판매하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Human Acts)' - 출처: 통신원 촬영 >
말레이시아는 한류의 인기가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류는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쳐 널리 퍼져있다. 한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도서 출판 역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MPH 서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2년생 김지영』이 말레이시아에서도 주목받으며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 10월에는 황보름 작가가 쓴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김지윤 작가가 쓴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포함됐다. 이처럼 한국 도서가 현지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한국문화에 친숙한 세대가 존재해 국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 비추어볼 때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Free Malaysia Today》 (2024. 10. 11). S. Korean Nobel winner Han Kang prefers to stay out of the limelight,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leisure/2024/10/11/s-korean-nobel-winner-han-kang-prefers-to-stay-out-of-the-limelight/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