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이후 헝가리에서는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기존에 없던 열의를 보이며 한국 문학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러 매체는 비평가와 학자들을 초빙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문학을 조명하는 전문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동시대 한국 문학에 대한 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헝가리 서점가는 오는 11월 26일 헝가리에서 출간을 앞둔 한강 작가의 신작 『희랍어 시간』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희랍어 시간』이 곧 출간되면 헝가리 내 한국 문학 번역서는 총 15권에서 16권으로 늘어나게 된다. ▣ 헝가리 내 한국 문학 번역서 목록
No | 서적 (헝가리어 서적명) | 저자 | 번역가 | 출판사 | 출판 연도 |
1 | 82년생 김지영 (Született 1982-ben) | 조남주 | Németh Nikoletta | ATHENAEUM | 2019 |
2 | 소년이 온다 (Nemes Teremtmények) | 한강 | Kiss Marcel | Jelenkor | 2018 |
3 | 고발 (Vádirat) | 반디 | Lengyel Miklós | Libri Kiado | 2017 |
4 | 채식주의자 (Növényevő) | 한강 | Kim Bogook, Németh Nikoletta | Jelenkor | 2017 |
5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Torz Hösünk) | 이문열 | Kim Heung Sick | Pont Kiado | 2016 |
6 | 하백의 신부 (A vízisten menyasszonya I Volume 11) | 윤미경 | Dalma Kálovics | Vad Virágok Könyvműhely Bt. | 2015 |
7 | 하백의 신부 (A vízisten menyasszonya I Volume 12) | 윤미경 | Dalma Kálovics | Vad Virágok Könyvműhely Bt. | 2015 |
8 | 선덕여왕 (A silla királyság ékköve) | 류은경 | Kim Jonshjou, Pak Szangjon | Vad Viragok Konyvmuhely | 2011 |
9 | 정체불명 새색시 (a titokzatos menyasszony) | 허국화 | Kálovics Dalma | Vad Viragok Konyvmuhely | 2011 |
10 | 넌 너무 멋져 (Annyira kisaly vagy!) | 이영희 | Kálovics Dalma | Vad Viragok Konyvmuhely | 2011 |
11 | 남녘 사람 북녘 사람 (DÉLIEK, ÉSZAKIAK) | 이호철 | Kwon Hyuk-Yang | Balassi Kiadó | 2011 |
12 | 하백의 신부 (A vízisten menyasszonya) | 윤미경 | Kálovics Dalma | Vad Viragok Konyvmuhely | 2010 |
13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A törpe) | 조세희 | Kim Bo-Guk, Vargha Katalin | Nyitott könyvmühely | 2008 |
14 | 엄마의 말뚝 (Annak az ősznek három napja) | 박완서 | Dzsin Kjang-e, Vargha Katalin | Nyitott könyvmühely | 2007 |
15 | 황순원 단편선 (Kagylóhéjak) | 황순원 | YOO JIN-IL, SZÜTS ZOLTÁN | Ráció Kaidó | 2005 |
※출처: 한국문학번역원 한국 문학은 2005년 황순원의 『황순원 단편선』을 시작으로 헝가리 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됐다. 이후 2007년과 2008년에는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번역되면서 총 3권이 출간됐고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는 총 7권의 번역서가 출간돼 헝가리에서 출판된 한국 문학 번역서의 과반수를 차지하며 활기를 띠었다. 이 시기에는 한국 만화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것이 특징이다. 2010년 윤미경 작가의 『하백의 신부』가 헝가리에 처음 소개된 후 2011년에는 이영희 작가의 『넌 너무 멋져』와 허국화 작가의 『정체불명 새색시』가 출간됐다. 이후 2015년에는 『하백의 신부』 11권과 12권이 연달아 출판되면서 당시 한국 만화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또한 2011년 출간된 류은경 작가의 『선덕여왕』은 헝가리 공영 TV를 통해 방영된 < 대장금 >, < 이산 >, < 선덕여왕 > 등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이 소개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0년부터 헝가리에서 한국 대중문화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며 이 시기에는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만화책이나 TV 드라마 원작 도서가 주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당시의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후 한국 만화나 그래픽 노블과 관련된 번역서 출간이 중단된 것은 의문을 남긴다.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는 총 5권의 한국 문학 번역서가 헝가리에 소개됐다. 한강과 조남주 같은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출간되면서 현대 한국 사회를 반영한 문학이 본격적으로 헝가리 독자들에게 다가갔다. 특히 한강 작가의 국제 부커상 수상과 조남주 작가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가 각 2017년과 2018년에 출간됐다. 2019년에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출간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82년생 김지영』 출간 이후 2024년 10월 말까지 헝가리에서 새로운 한국 문학 번역서는 소개되지 않았다. 오는 11월 26일 한강의 신작 『희랍어 시간』이 출간되면 5년 만에 한국 문학 작품을 헝가리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 한강 작가의 작품을 예약 주문 받고 있는 헝가리 대표 서점(Libri) – 출처: Libri 홈페이지 >
『희랍어 시간』의 출간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전에 이미 확정된 사항이었지만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헝가리 출판계는 한층 더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헝가리 서점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매진과 밀려드는 추가 주문에 예약 판매를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 문학이 현지 서점가의 중심에 서게 된 상황이다. 한강의 수상으로 인해 뜨거워진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려면 헝가리 문학계와 출판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조사가 동반돼야 할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헝가리에서 한국 문학 서적이 출간되지 않았던 원인은 무엇일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침체가 하나의 요인이겠지만 한국 문학이 현지에 정착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의 만화 및 그래픽 노블이 이후 사라지게 된 원인 역시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각국의 시장 상황을 반영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한국 문학이 지속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Libri 홈페이지, https://www.libri.hu/szerzok/han_kang.html?socialLogin=1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문화 예술이론학(박물관학 전공) 박사과정 저서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