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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잠시 주춤한 2024년 4분기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2025-02-1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24년 4분기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에서 한국 원작 번역 도서 신작 출간 상황은 올해 가장 저조했다. 2023년 11월 첫 전수조사를 시작한 이후 분기마다 보완조사를 진행할 때 몇 년 전 출판된 도서들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한 분기에 최소 10권 이상의 한국 원작 번역 도서 신간이 발견됐다.

하지만 마침 지난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있었음에도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매주 다양한 현지 서점을 다니며 조사했는데 한국 원작 번역 도서 신간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 2024년 4분기 추가된 한국 원작 번역 도서

번호

표지

도서명

번역 도서명

작가

장르

현지 출판사

출판연도

329

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일까요

Mengapa Aku Mengalami Burnout?

안주연

자기계발

Rene Turos Indonesia, PT

2021. 12.

330

휴게소

The Rest Stop - Anabul Hanya Punya Kita Hingga Akhir Hidupnya

정미진

소설

Baca

TBA

331

말괄량이 사이코패스

The Jolly Psychopath

기윤슬

소설

Baca

TBA

332

지구 끝의 온실

Rumah Kaca Di Ujung Bumi

김초엽

소설

GPU

2024. 10.

※ 출처: 통신원 조사(2024년 10월~12월 기준)

위의 표처럼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추가 확인한 한국 도서는 네 권뿐이었고 그나마 정작 4분기에 출판된 신간은 그중 세 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프라인에서 각 서점의 서가를 뒤지다가 자칫 신간들을 지나칠 수도 있어 그라메디아(Gramedia), 바짜(Baca), 하루 출판사(Penerbit Haru) 등 주요 출판사 홈페이지에서도 신간 목록을 뒤져 보았지만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위의 표에서 바짜 출판사에서 나온 책 두 권이 그라메디아 오프라인 서점에는 진열돼 있는데 그라메디아의 온라인 서점에서는 도서 정보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바짜 외의 다른 온라인 서점을 통해서는 유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그간 거의 관측된 바 없는 이례적인 경우다.

올해 1, 2, 3분기 내내 적잖은 신간이 나왔던 한국 원작 번역 도서가 대폭 줄어든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뭔가 설명이 될 만한 이유가 있을 터다. 각 서점에서 10대 베스트셀러 서가에서도 늘 진열돼 있던 혜민스님, 오수향, 손원평 작가 등 한국 작가들의 도서가 모두 내려왔다. 그 대신 현지 작가들과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일본 작가의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  북부 자카르타 아르타가딩 몰의 그라메디아 서점 번역 도서 매대 일부 - 출처: 통신원 촬영  >

실제로 신간 번역 도서 매대를 둘러보면 일본 및 중국 작가의 작품들이 잔뜩 올라와 있고 한국 도서는 대부분 밀려난 상황이 읽힌다. 이러한 추이는 출판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별도 조사해야 하지만 일단 분명한 것은 주인도네시아한국문화원이나 콘텐츠진흥원 등 관계 기관이 올해도 자카르타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열었던 각종 한국 도서 홍보 행사가 당장은 주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지 출판사와 독자들을 향한 신선하고도 획기적인 접근법이 필요해 보인다.

현지 출판사들이 늘 불평하던 한국 도서의 높은 선인세 요구가 그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필이면 한국이 첫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시점에 그 모멘텀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K-도서의 인기가 현지에서 시들기 시작하는 듯 보여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간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도서 판매를 견인했던 < 1등의 대화습관(Bicara Itu AdaSeninya) >의 저자 오수향 작가의 또 다른 저서인 < 긍정의 말습관 >과 < 황금말투 > 등의 번역 도서가 2025년 1분기에 그라메디아 출판사의 BIP 부문을 통해 순차적으로 출판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한국 도서의 현지 출간 계획이 일부 확인되고 있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난 7월 '찾아가는 도서전' 같은 매칭 이벤트의 가시적 성과도 곧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 기대된다. 한국 원작 번역 도서의 현지 출판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2025년에는 또다시 많은 한국 신작이 현지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바짜(Baca) 출판사 홈페이지, https://penerbitbaca.com/

	

통신원 정보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PT. WALALINDO 이사, 작가,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