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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제48회 시드니 마디 그라 축제,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Free to Be)'

2025-04-0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마디 그라 축제는 호주 시드니에서 매년 개최되는 대규모 행사 중에서도 세계적 주목을 받는 커다란 행사다. 연초 호주를 찾는 해외여행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축제로도 유명하다. '마디 그라(Mardi Gras)'는 프랑스어로 '지방 화요일(Fat Tuesday)'을 의미하며 사순절(Lent)이 시작되기 전 화요일에 열리는 화려한 축제를 가리킨다. 이 축제는 가톨릭 전통에서 유래했으며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마음껏 먹고 즐기는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7세기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전해진 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정착해 발전하면서 오늘날의 화려한 퍼레이드와 파티 문화가 형성됐다. 뉴올리언스의 마디 그라 축제는 왕족, 여왕, 어릿광대 등의 테마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화려한 플로트(퍼레이드 차량), 각양각색의 가면, 그리고 구슬 목걸이를 던지는 전통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의 마디 그라 축제는 1월 6일부터 시작됐으며 3월 4일 마디 그라 데이 퍼레이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 '2025 시드니 게이 & 레즈비언 마디 그라' 홍보 포스터 - 출처: 페이스북 계정(@sydneymardigras)>

한편 호주 시드니의 마디 그라는 '시드니 게이 & 레즈비언 마디 그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호주 사회에서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의 자긍심과 다양성을 고양하고 기념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해외 관광객들에게는 연초에 시드니에서 열리는 특별한 축제로 인식되고 있다. 1978년의 추운 밤 시드니 달링허스트에 소규모 시위대가 국제 게이 기념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모였으나 경찰의 강경 진압과 체포가 자행됐다. 이날의 상황은 시드니 성소수자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호주의 문화유산에서도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그 후 몇 달 동안 추가적인 시위와 체포가 이어졌고 당국의 강경한 대응은 대중들의 비판을 받는다. 결국 1979년 4월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의회는 당시 체포를 가능하게 했던 NSW 경범죄법(NSW Summary Offences Act)을 폐지하기에 이르른다. 이로써 최초의 마디 그라 행진은 성소수자 차원의 운동을 넘어 호주 시민권 운동의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매김한다. 같은 해 약 3,000명의 참가자가 평화롭게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역사적인 행진을 이어갔다. 1980년에는 퍼레이드가 끝나고 열리는 포스트 퍼레이드 파티가 프로그램에 추가되는 등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혹독한 과정을 겪으며 자리 잡은 마디 그라는 해마다 수천 명의 관객이 몰리는 큰 규모의, 호주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주요 행사다.
 

올해로 제48회를 맞이한 '시드니 게이 & 레즈비언 마디 그라'가 지난 2월 14일부터 3월 2일까지 개최됐다. NSW 예술부 장관이자 음악 및 야간 경제부 장관, 그리고 일자리 및 관광부 장관을 겸하는 존 그레이엄(John Graham)은 "올해 '시드니 게이 & 레즈비언 마디 그라'는 색채, 창의성, 그리고 유머가 어우러진 또 하나의 환상적인 축제가 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디 그라 퍼레이드는 시드니의 활력, 문화, 그리고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행사로 NSW 정부는 지속적으로 이 행사를 지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퍼레이드 시작 전 진행된 원주민 전통 세레머니 - 출처: 통신원 촬영 >

올해의 마디 그라 축제는 100여 개의 커뮤니티 행사, 댄스파티, 연극 및 음악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퍼레이드 행사는 3월 1일 19시부터 3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올해 퍼레이드의 주제는 'Free to Be(있는 그대로 자유롭게)'로 이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투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퍼레이드는 시드니 하이드파크 인근 도로에서 출발해 옥스퍼드 스트리트와 앤작 퍼레이드를 거쳐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SCG)까지 이어졌다.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내내 뜨거운 열기는 대단했다.
 

<'다이크스 온 바이크스' 팀의 바이크 퍼포먼스, 로제의 'APT'에 맞춰 행진하고 있는 참가 팀 - 출처: 통신원 촬영 >

300명의 다이크스 온 바이크스(Dykes on Bikes)가 무지개 깃발을 장식한 상징적인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로 달링허스트의 옥스퍼드 스트리트, 플린더스 퍼레이드, 앤작 퍼레이드를 따라 힘차게 질주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퍼레이드에는 180여 개의 비영리 단체, 정부 기관, 커뮤니티 단체까지 1만여 명이 참가하고, 20만 명의 관객들이 이를 지켜봤다. 특히 퍼레이드 선두 퍼스트 네이션스 커뮤니티 그룹(First Nations Community Group)은 다채로운 깃털과 원주민 상징 깃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부 참가자들은 "항상 그랬고, 앞으로도 이곳은 원주민들의 땅이다"라는 팻말로 모두에게 의미 있는 진중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퍼레이드 후에 열린 애프터파티에는 미국의 허니 디존, 영국의 로미, 영국의 헤일라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며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모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DJ 겸 프로듀서(LELAND)가 트로이 시반(Troye Sivan)을 무대에 등장시킨 순간이었다. 이 장면은 마디 그라 역사에 길이 남을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제48회 호주 마디 그라는 호주 원주민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권의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으로 다채로운 퍼레이드를 통해 문화적 화합의 의미를 견고히 했다. 행사 주최 측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48회 '시드니 게이 & 레즈비언 마디 그라'가 2026년 2월 13일부터 3월 1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구나에게 동등한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행사의 메시지는 호주 사회가 다양한 민족이 모여 이루어진 사회이기에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페이스북 계정(@sydneymardigras), https://www.facebook.com/sydneymardigras/
- https://www.mardigrasneworleans.com/
- https://www.mardigras.org.au/
- https://www.sydney.com/events/sydney-gay-and-lesbian-mardi-gras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CMRC(Community Migrant Resource Centre) 가족 서비스 프로젝트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