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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미술관, 역대급 인파 문카치 전시 연장

2025-04-1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부다페스트 미술관(Museum of Fine Art, Budapest)이 2024년 11월 30일 개막한 전시 '문카치 -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야기(Munkácsy - story of a worldwide sensation)'에 역대급 인파가 몰리면서 전시를 오는 3월 30일까지 연장했다. 이번 전시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서양 근대미술 거장 미하일 문카치(Mihály Munkácsy, 1844–1900)의 탄생 180주년 및 사망 1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하일 문카치는 헝가리인들의 자랑이자 서양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19세기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이다. 부다페스트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국내외 미술관뿐만 아니라 개인 컬렉터와도 긴밀히 협력해 이전까지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문카치의 작품과 관련 자료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 부다페스트 미술관이 지난 11월 역대 최대 규모의 '문카치 전시'를 선보이며 관객 몰이를 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여섯 개의 전시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문카치의 초기 작품에서부터 그를 세계적인 리얼리즘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그리스도 삼부작>을 비롯해 생전 작업실에서 사용된 오브제와 사진, 후원자이자 뮤즈였던 부인 세실 파피에르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개인적 기록, 그리고 19세기 파리 화단과 살롱의 중심에 있던 그의 화려한 인맥을 반영하는 초상화와 살롱화 등 문카치의 예술적 성취와 고뇌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 전시장 초입에 전시된 문카치 동상 및 초기 작업 '하품하는 견습생(Yawning Apprentice)'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장 초입에는 문카치의 초상화와 동상, 그리고 리얼리즘적 경향이 처음 나타난 <하품하는 견습생(Yawning Apprentice)(1868-1869)> 등 초기 작업이 전시됐다. 이어지는 전시실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그리스도 삼부작(Trilogy)>이 차례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 문카치 대표 작품 '그리스도 삼부작(Trilogy)'을 관람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19세기 말 <그리스도 삼부작>은 당시 예술계의 메카였던 파리와 비엔나, 그리고 부다페스트에서 순회 전시되며 수천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그리스도 삼부작이 가진 압도적인 크기와 함께 당시 화단의 규칙을 거부한 그의 대담한 화풍에서 비롯된 것이다. 광배 없이 묘사된 그리스도가 십자가 책형 속에서 보인 고통스러운 표정은 기존 성경 화풍의 규칙을 과감히 탈피해 당시 교회와 예술 평론가들로부터 논란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를 한 인간으로서 고통과 슬픔을 짊어진 존재로 그려낸 그의 예술적 도전에 대중은 열광했고 이러한 리얼리즘적 작업은 후대 미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19세기 대중의 열광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관람객들은문카치의삼부작을감상하기위해전시장을찾았다고해도과언이아닐만큼 <그리스도삼부작(Trilogy)> 전시실은인산인해를이루었다. 

아쉽게도 삼부작의 첫 번째 시리즈인 <빌라도 앞의 그리스도(Christ in front of Pilate)(1881)>는 축소 버전으로 전시되지만 이내 두 번째 시리즈인 <골고다(Golgotha)(1884)>는 가로 4.6m, 높이 7.1m의 압도적인 크기를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 책형(crucifixion)을 선보이며 문카치 작업의 묘미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후 실물 크기의 인물이 약 70명 이상 묘사된 삼부작의 마지막 작업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1896)>를 통해 관람객은 성경의 주요 장면을 하나의 연극을 보듯 체험할 수 있다. 거대한 화폭에서 느껴지는 십자가 책형 속 그리스도의 고통스러운 표정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행동 및 표정을 감상하기 위해 관람객들은 멀리 떨어져 전체 작품을 감상하거나 화폭 앞을 걸으며 개별 인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경험하며 문카치가 선사한 예술 세계로 빠져든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문카치가 프랑스 사교계 인사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명성을 유지하고자 했던 모습을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공개한다. 생전 작업실에서 사용된 오브제, 후원자이자 뮤즈였던 부인 세실 파피에르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개인적 기록, 그리고 19세기 파리 화단과의 인맥을 반영하는 서신과 살롱화 등 다양한 자료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문카치의 다층적인 예술 세계와 인간적 고뇌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몰이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한국 영화 속 주변부 여성과 미시 권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