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충칭에서 이어지는 역사, 미래를 잇다

2025-07-0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6월 7일과 8일 중국 충칭에서 뜻깊은 역사탐방 행사가 열렸다. 2023년부터 매해 진행되고 있는 이 행사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충칭대표처 박운본 수석대표가 수년간 발로 뛰며 수집하고 정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기획된 것이다. 충칭 내 한국 교민들에게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현장을 소개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뜻깊은 자리다.
옛 토교 한인촌이 있었던 곳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경기도 경제 과학진흥원 충칭 대표처 박운본 수석대표

< 옛 토교 한인촌이 있었던 곳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경기도 경제 과학진흥원 충칭 대표처 박운본 수석대표 - 출처: 통신원 촬영 >

충칭한국인(상)회의 이병욱 회장이 주최하고 박운본 수석대표(광복역사 연구회)가 주관했으며 재외동포청의 일부 후원도 더해져 그 의미가 더욱 깊어졌다. 이에 따라 교민 사회의 관심도 높았고 스태프 포함 24명을 기준으로 계획됐던 일정은 신청자가 급증함에 따라 1차(7일)와 2차(8일)로 나누어 진행됐다. 탐방은 오전 8시 30분 교민이 밀집한 위베이(渝北)구에서 집결해 시작됐다. 이후 버스로 약 30분 이동해 독립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집단 거주했던 빠난(巴南)구를 방문했고, 다시 차량으로 약 50분 거리인 치장(綦江)구로 이동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과거 머물렀던 터와 인근 유적들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40분가량 떨어진 동계고진(东溪古镇)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탐방이 구성됐다.
 6월 7일 치장 박물관에 전시된 지형도를 보며 당시의 독립운동가들의 거주지 위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운본 수석대표

< 6월 7일 치장 박물관에 전시된 지형도를 보며 당시의 독립운동가들의 거주지 위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운본 수석대표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탐방은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과 몰입도가 특히 돋보였다. 과거 행사에서는 인원수나 주변 소음 등으로 인해 일부 참가자들이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올해는 무선 이어폰 마이크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도 모든 설명을 또렷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현장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던 이들조차 박운본 대표가 가리키는 방향에 일제히 시선을 두며 깊은 집중력을 보이기도 했다. 첫 방문지인 토교 우리촌에서는 칭화중학교 인근 화계 물길을 따라 동감폭포까지 걸으며 1940년대 충칭에 살던 교민들의 삶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의 한인 집단 거주지는 접근이 어려워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만 참가자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역사를 상상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6월 7일 마지막 코스로 들린 동시구쩐(东溪古镇)에서 교민들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중앙에 충칭 한국인(상)회 이병욱 회장

< 6월 7일 마지막 코스로 들린 동시구쩐(东溪古镇)에서 교민들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중앙에 충칭 한국인(상)회 이병욱 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어 방문한 치장박물관에서는 지질 전시와 더불어 독립운동사 관련 전시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이동녕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상과 역사적 기여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관람에 임했으며 이동녕 선생의 실제 거주지는 현재 출입이 통제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병욱 회장은 해당 유적의 보존 및 관리 문제에 대해 국가보훈부에 관련 요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한국광복진선 청년공작대 주둔지터였다. 이곳에서는 치장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청년공작대의 활약상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을 다시금 마음 깊이 새기며 한국의 오늘이 그들의 땀과 목숨 위에 세워졌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6월 8일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 주둔지터였던 관음암, 성남공원에서 기념촬영

< 6월 8일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 주둔지터였던 관음암, 성남공원에서 기념촬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행사에 대해 박운본 대표는 "이전보다 젊은 참가자들이 많아 더욱 뜻깊었다.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가 독립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기억할 수 있도록 역사탐방을 꾸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6월 7일 이동녕선생 거주지에서 기념촬영

< 6월 7일 이동녕선생 거주지에서 기념촬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편 이번 탐방은 단순한 유적지 방문을 넘어 공동체로서의 기억과 정체성을 되새기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역사 인식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도 충칭 교민사회가 주체적으로 역사를 기억하고 나누는 노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일사광선(一丝光线) 스튜디오, 아트노벰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