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으로 세계를 구한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콜롬비아에서도 높은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5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여전히 건재함을 보인다.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콜롬비아 넷플릭스 순위
기간 | 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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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 6월 22일 | 6위 |
6월 23일 - 6월 29일 | 3위 |
6월 30일 - 7월 6일 | 5위 |
7월 7일 - 7월 13일 | 4위 |
7월 14일 - 7월 20일 | 3위 |
7월 21일 - 7월 27일 | 4위 |
7월 28일 - 8월 3일 | 5위 |
※출처: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콜롬비아 인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통신원은 본 영화를 시청한 사람을 대상으로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온라인 무기명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지는 온라인 콘텐츠 소비 성향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 관련 질문으로 구성됐다. 총 109명(남성 10명, 여성 98명, 무응답 1명)이 응답했고, 그중 20대 55명(50.5%), 30대 32명(29.4%), 그리고 14명(12.8%)이 10대로 주를 이루었으며 40대,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플랫폼은 인스타그램으로 나타났으며 유튜브, 틱톡, 넷플릭스가 뒤를 이었다. 플랫폼 평균 이용 시간을 묻는 질문에 82명(75.3%)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을 사용한다고 응답해 높은 비율의 헤비유저(Heavy User;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을 부르는 표현)를 보였다.
< 주로 소비하는 플랫폼(복수 응답 가능) - 출처: 통신원 실시 설문조사 >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알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59명(54.1%)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19명(17.4%)은 유튜브 예고편이나 클립을 통해 알게 됐다고 응답했다. 그다음으로는 친구나 가족의 추천이 12명(11%)으로 뒤를 이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이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영화에 대해 알게 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편 시청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85명(78%)이 '케이팝을 다루는 소재'를 꼽았으며, '인물 디자인' 52명(47.7%), '애니메이션 속 세계관 37명(33.9%)'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케이팝에 관한 관심이 유사 콘텐츠 소비(애니메이션 영화 시청)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응답자들의 절반에 가까운 47명(43.1%)은 한차례 시청했다고 응답했고, 44명(40.4%)은 2~3회 시청했다고 응답했다. 한편 6번 이상 시청했다고 응답한 시청자도 있었는데 영화가 공개된 뒤 일주일에 1회 이상 반복 시청한 특징을 보였다. 이는 관람할 때마다 표를 재구매해야 하는 영화관과는 달리 한 달 구독료를 지불하면 한 달 내내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는 OTT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시청 횟수 - 출처: 통신원 실시 설문조사 >
한편 109명 중 96명(88.1%)이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본 후 OST를 찾아 들었다고 응답했고, 70명(64.2%)은 관련 영상을 시청했다고 답했다. 또한 영화 속 장소나 브랜드를 검색해 보거나, 팬 커뮤니티에 참여했다고 응답한 경우도 각 16명(14.7%)에 달해 영화를 보고 난 후 적극적인 팬 활동을 경험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시청 후 지인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이야기한 경험의 유무를 묻는 질문에 109명 중 5명(4.6%)이 이를 소재로 대화해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를 제외한 대다수의 응답자는 대화의 소재로 '중독적인 음악(las canciones pegadisas)'과 '등장인물(personajes)'과 같은 애니메이션 내용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속에 드러난 한국문화를 꼽으며 한국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통신원 실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위 통계를 통해 꼽은 콜롬비아 시청자 특징 두 가지는 '콘텐츠 소비의 연계', 그리고 '적극적인 콘텐츠 소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처음 시청하게 된 계기가 '케이팝을 주제로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점에서 케이팝의 인기가 유사 콘텐츠 소비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영화를 본 후 OST 감상 등 연관 콘텐츠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나 하나의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의 소비로 연계 및 확장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관람 후 애니메이션 속 배경 장소를 찾아보거나 관련 상품(굿즈) 구매, 지인과 한국문화를 소재로 이야기한 경험 등에 대한 응답률이 높아 단순 시청을 넘은 적극적인 소비의 특징도 드러난다. 하지만 콜롬비아에서는 여전히 케이팝이나 K-드라마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접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가령 케이팝의 경우 콜롬비아 내 여러 커뮤니티에서 자체적으로 구성하는 댄스 경연이나 랜덤플레이댄스 등 여러 이벤트가 열려 수요를 충족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한국문화를 직접 감상하고 경험해 볼 기회는 여전히 매우 한정적인 편이다. 현지에서 적극적인 콘텐츠 소비 활동과 관련된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설문 응답자들이 이미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봤다는 점에서 호의적인 결과가 도출됐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표본의 수가 많지 않다는 한계를 지닌다. 그럼에도 통신원이 실시한 본 설문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콜롬비아 시청자의 목소리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tudum/top10/colombia/tv - 통신원 실시 설문조사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전) EBS 글로벌 리포터(콜롬비아, 메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