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6일 미얀마 양곤 멜리아 호텔(Melia Yangon)에서 '라이트 오브 양곤 필하모닉(Light of Yangon Philharmonic)'의 제4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라이트 오브 양곤 필하모닉'은 처음에 코로나와 미얀마의 비상사태로 해외로 쉽게 나갈 수 없던 미얀마에서 정현성 단장이 재능 있는 미얀마 음악가들에게 어떻게 하면 희망과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다 시작됐다. 2023년 정현성 단장은 SNS를 통해 25명의 연주자들을 모았고, 한인들의 후원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이 교향악단을 통해 미얀마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미얀마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퍼져나갔다. 이 교향악단은 클래식을 통해 미얀마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자는 마음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2월, 성공적인 1회 공연을 기점으로 2024년 7월, 2번째 공연은 500석 규모로 진행됐다. 1회에는 전통 클래식 위주였다면 2회 공연은 한-미얀마 문화 교류 차원의 공연이었다. 한국의 아리랑을 편곡하고 다양한 드라마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해석하는 등 변화를 줬다. 2025년 1월에 열린 3번째 정기 공연에서는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곡들로 미얀마의 전통 하프와 오케스트라의 연주, 한국의 해금 독주 등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만이 아닌 한국, 미얀마 정서에도 익숙한 곡들을 선보이는 신선한 도전을 했다. 또한 케이엔엘 뮤지엄(K&L Museum)과의 협업으로 미얀마 유명 화가의 작품을 전시해 판매 수익금 전액을 '라이트 오브 양곤 필하모닉'에 기부하는 등 예술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줬다.

< 양지석 연주가의 대금 독주(좌), 미얀마 디바의 공연(우) - 출처 : 통신원 촬영 >
이렇게 미얀마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라이트 오브 양곤 필하모닉'이 제4회 정기 연주회를 맞이했다. 이번 연주회는 오후 5시에 저녁 식사를 제공하고 6시부터 음악 공연을 감상하도록 구성했다. 지난 공연과 다르게 이번에는 한국과 미얀마가 아닌, 제3국의 연주자까지 동원되어 성장한 규모를 보여줬다. 영화음악, 클래식, 뮤지컬, 한국 전통악기를 활용한 무대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다. 1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뮤지컬 ‘캣츠(Cats)’의 <메모리(Memory)>를 부른 미얀마의 디바의 공연과 양지석 연주가의 대금 연주였다. 미얀마 한인뿐만 아니라 대금을 처음 보는 미얀마 사람들도 악기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 듯했다. 2부에서는 힘 있는 오케스트라 곡들로 구성이 되었는데, 피에트로 마스카니(Pietro Mascagni)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처럼 익숙한 곡뿐만이 아닌 비토리오 몬티(Vittorio Monti)의 <차르다시(Czardas)>처럼 멋진 바이올린 연주가 사람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 라이트 오브 양곤 필하모닉 단체 사진(좌), 제4회 정기 연주회 팸플릿(우) - 출처 : 통신원 촬영 >
처음 시작은 작은 희망이 되고자 한 오케스트라였지만 이제는 규모가 점점 커져 희망도 커진 것이 느껴진다. 연주자들의 얼굴에서 집중하고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매우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해냈다', '이런 멋진 무대에서 공연을 하다니”와 같은 느낌이 와닿아서 '이 오케스트라가 정말 희망이 되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미얀마에서는 클래식을 배우기 쉽지 않고 클래식을 배웠다고 해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 상황 상 해외도 나가기가 쉽지가 않는 상황에서 미얀마 한인들이 마음으로 만든 이 오케스트라가 미얀마 연주가들에게는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어주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 공연마다 좋은 연주가 나오는 것 같다. 국가와 종교, 민족, 악기들이 다 제각각이지만 연주하는 곡을 위해서 같은 마음으로 연주를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 화합하고 존중하며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가 되는 것 같다. 매번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라이트 오브 양곤 필하모닉'이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KOTRA 양곤무역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