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출범한 마드리드시의 도시 문화 프로젝트 '21 디스트리토스(21 Distritos)'는 마드리드 시 문화관광스포츠부서에서 운영하는 문화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시 전 지역의 21개구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활동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매년 마드리드 21개 구의 문화 센터, 도서관, 그리고 야외 공간에서 진행되며 음악, 연극, 무용, 인형극, 서커스, 시각예술부터 참여형·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창의적 워크숍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문화가 일부만이 향유하는 것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모든 시민의 도시 문화생활을 자연스럽게 장려하고 새로운 관객층을 육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시립 자원과 문화 공간을 최적으로 활용하며 다양한 예술 공동체를 지원하는 계기를 마련해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에 도움을 주고 있다. 중심부에 집중된 수준 높은 문화콘텐츠를 마드리드시 전역에 고르게 제공하고, 모든 시민이 무료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시민 참여형 문화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음악 콘서트, 무용 및 연극, 서커스 및 공연예술, 문학 행사 및 작가와의 만남, 참여형 워크숍, 설치 및 도시 예술 프로젝트, 테마형 문화 축제 등 모든 시민이 무료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시민 참여형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역 및 국가 그리고 국제적인 문화 활동가 및 기관들과 협력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창작 또는 공동체 활동의 주체가 되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사진 워크숍 '마드리드 데스데 까예(Madrid desde la calle)', 커뮤니티 무용 프로젝트 '라 부에나 오브라(la Buena obra)', 공개 리허설 참여형 연극 <라 포르마 우마나(la forma humana)> 등이다. 사진 워크숍은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플란드 사진작가(HannaJaraberk) 주도 아래 참가자들이 거리로 나가 카메라로 도시를 탐색하고,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집단적인 시각 기록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시각적 서사를 마드리드시의 배경에 담아 표현해 전시회를 통해 공유한다. 이 전시는 사진을 성찰, 표현, 창작, 그리고 환경과의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사진 촬영-토론 및 서술-최종 전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관객 → 창작자'로 역할이 전환된다. 스페인 안무가(Luz Arca)가 이끈 '라 부에나 오브라'는 65세 이상 주민들이 참여해 몸과 움직임을 탐구하고 공동 퍼포먼스를 구성한다. 문화 참여가 적을 수 있는 그룹이 주체가 된 이 프로그램은 다세대 포용 프로그램의 예시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마지막으로 공개 리허설 참여형 연극 <라 포르마 후마나>는 작품 완성 전 일반 시민들이 공개 리허설에 참여해 피드백을 전하며 연극 창작 과정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방식을 택했다. 5일간 시민 참여 리허설을 통해 완성된 연극 작품은 마드리드 시내 극장에서 상연돼 극찬을 받았다.

< 마드리드 문화 프로젝트 중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연극 '라 포르마 우마나' - 출처: 21 디스트리토스(21 Distritos) 홈페이지 >
공식 홈페이지는 5년 동안 이 프로젝트가 이미 1,000회 이상의 프로그램 활동을 진행했고, 2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맞이했다고 언급했다. 2025년 시즌에는 200여 개 이상의 문화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장애인 휠체어, 수어 통역, 점자자료 등을 통한 접근성 향상도 함께 고려됐다. 마드리드 일간지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시내 중심부에 편중될 수 있는 문화 행사를 21개 구로 확대해 동서남북 구역 모두에서 문화활동을 향유할 수 있게 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주민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도 강점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센터, 도서관, 야외공간 등 다양한 공간이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외 아티스트와 작품이 소구되면서 예술가들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구별로 참여 수준이 균등하다는 공식적인 통계는 제공되지 않고 있어 '모든 마드리드 구역에 문화가 도달해야 한다'는 목표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여기에 문화 프로그램이 단기 이벤트 형태로 열리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공급 플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식 자료에는 고령자 및 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이 고려되고 있다고 언급됐으나 실제로 '문화생활에 덜 참여하는 층'의 완전한 포용, 대표성 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과제도 지니고 있다. 즉 모든 구, 전체 주민이 동등하게 혜택을 누리고 있는가,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가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21 디스트리토스'는 문화 접근성 확대, 지역 균형 강화, 참여형 활동 추진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실제 규모와 접근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21 디스트리토스(21 Distritos) 홈페이지, https://21distritos.es/ - 마드리드시 홈페이지, https://www.madrid.es/portales/munimadrid/es/Inicio/El-Ayuntamiento/Carabanchel/Programacion-Cultural-de-Carabanchel/Programa-cultural-21-distritos-Carabanchel/Programa-cultural-21-Distritos-Carabanchel/?vgnextfmt=default&vgnextoid=e5c8afb6e477c510VgnVCM2000001f4a900aRCRD&vgnextchannel=96b7fa47393a8910VgnVCM100000891ecb1aRCRD - 마드리드 데스티노(Madrid Destino) 홈페이지, https://www.madrid-destino.com/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