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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편의점 진열대에 자리 잡은 한국 과자들

2026-02-1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싱가포르의 로컬 편의점에 들어서면 더 이상 한국 과자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세븐일레븐(7-Eleven), 치어스(Cheers), 페어프라이스 익스프레스(FairPrice Express) 등 도심 곳곳의 소형 편의점 진열대에는 꼬깔콘, 초코파이, 새우깡, 허니 버터 아몬드, 불닭 볶음면 스낵류 등 한국산 과자들이 자연스럽게 놓여 있다. ‘K-푸드’라는 별도 코너도, 한글 간판도 없다. 일본 과자, 유럽 초콜릿 사이에 섞여 있을 뿐이다.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과자들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과자들

<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과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과거 싱가포르에서 한국 식품은 대형 마트의 수입 식품 코너나 한인 마트에서 주로 소비됐다. 한류 드라마나 케이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제품’이라는 설명이 필요했던 시기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과자들은 설명 없이도 선택되는 일상 소비재로 자리 잡았다. 싱가포르의 편의점은 입점 기준이 까다로운 유통 채널로 꼽힌다. 매장 면적이 작고 회전율이 빠른 만큼,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 특히 로컬 편의점의 스낵 진열대는 국적보다 판매 실적과 소비자 반응이 우선이다. 이런 공간에 한국 과자들이 지속적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안정적인 수요가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다른 매장에서도 판매 중인 한국 과자들

< 다른 매장에서도 판매 중인 한국 과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눈에 띄는 점은 한국 과자들의 배치 방식이다. 일본 과자처럼 ‘아시아 스낵’으로 묶이지도 않고, 수입 식품으로 따로 분리되지도 않는다. 감자칩, 초콜릿, 비스킷 등 제품군 기준으로 진열되며, 소비자는 국적을 의식하지 않고 집어 든다. 이는 한국 식품이 이국적인 체험 상품이 아니라 일상 간식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한국 과자의 고급 이미지로 인해 한국 과자가 아니면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과자나 제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어를 사용해서 판매하고 있는 과자

< 한국어를 사용해서 판매하고 있는 과자 - 출처: 통신원 촬영 >

소비자층도 특정 집단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류에 익숙한 젊은 층뿐만 아니라 직장인, 관광객, 외국인 거주자들까지 폭넓게 소비한다. 일부 제품은 영어 패키지로, 일부는 한글을 유지한 채 유통되지만 이는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미 브랜드와 맛이 경험을 통해 학습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싱가포르의 소비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다문화 사회인 싱가포르에서는 특정 국가의 식품이 ‘외국 음식’으로 오래 남기 어렵다. 일정 수준 이상의 수요가 형성되면, 국적은 빠르게 지워지고 제품만 남는다. 한국 과자 역시 이 과정을 거쳐 로컬 소비 환경에 흡수되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가 공연장과 스크린을 넘어 편의점 진열대에 안착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케이팝 콘서트나 드라마 방영은 일시적 이벤트지만, 편의점에서의 반복 구매는 일상의 일부가 된다. 한국 과자들이 싱가포르 편의점에서 차지한 자리는, 한국 문화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싱가포르의 작은 편의점 선반은 아시아 소비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공간 중 하나다. 그 진열대 한편에 놓인 한국 과자들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한국의 현재 문화적 위치를 말해주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