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달리기 운동(Runn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예능 프로그램인 <극한84>를 통해 예능인 기안84와 배우 권화운이 '남아공 빅5 마라톤(Big 5 Marathon)'에 도전해 완주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라톤 다음날 케이프타운으로 이동해 현지 러닝 크루(Running Crew)와 일몰을 배경으로 해변 러닝을 펼쳤다. 이들은 현지 러닝 크루가 전 세계 MZ세대를 중심으로 600명 이상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케이프타운의 장대한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일명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고강도의 신체활동을 지속할 때 엔도르핀이 분비되면서 일시적으로 행복감, 도취감 등을 느끼는 현상)'를 경험했다고 전해졌다. 한국에서도 달리기 운동이 빠르게 대중화되어 최근 5년 이내에 마라톤 대회가 20배 이상 증가하면서, 약 천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러너(Runner)'로 여긴다는 통계가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1970년부터 시작된 케이프타운의 '투 오션스(Two Oceans) 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이라는 별명답게 수많은 러너들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울트라마라톤 코스 지도 - 출처: '투 오션스 마라톤' 공식 홈페이지 >
이 울트라마라톤(ultramarathon)은 서부 케이프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56km의 '울트라 노선'과 21.1km의 '하프 노선'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울트라 노선'은 일반 마라톤보다 14km나 길며 채프먼스 피크(Chapman's Peak)와 콘스탄티아 넥(Constantia Nek)을 지나 700m 이상의 고도를 오르내리도록 구성되어 있어, 참가자들이 대서양과 인도양의 장관을 번갈아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는 상금 규모가 260만 랜드(약 2억 3,400만원)에 달하면서 '울트라 노선' 부문에 약 1만 4,000명, 단거리 종목까지 합쳐 총 3만 명이 넘는 러너가 등록했고, 덕분에 케이프타운의 관광·숙박·외식업계에 활력이 불어넣어졌다.

< 2026년 케이프타운의 '투 오션스 마라톤' 출발선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은 4월11일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각, 울트라마라톤이 시작되는 출발선 주변을 찾았다. 거리에서 응원곡과 북소리가 들려오고, 자원봉사자들은 컵에 커피를 따라 러너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특히 남아공의 러닝 문화는 공동체 정신이 강해,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운영진 부스에서는 참가자를 위한 다과와 응원 포스터(poster)를 준비했고, 일부는 자선 모금 활동을 병행하면서 달리기를 통한 연대감을 드러냈다. 대회 성적에서는 새로운 기록과 이야기가 탄생했다. 여자부는 미소 암살자로 불리는 거다 스테인(Gerda Steyn)이 3시간 27분 43초라는 기록으로 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만의 역사를 이어갔다. 남아공 언론은 그녀가 처음 참가했던 2014년에는 스테인의 우승을 상상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대회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남자부에서는 울트라마라톤에 첫 도전한 아서 얀티스(Arthur Jantjies)가 50km 지점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 이전 우승자들을 제치고 3시간 09분 25초로 우승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러한 결과는 남아공 러닝계에 새로운 스타의 탄생과 훈련 방식의 다양화를 보여준다. '투 오션스 마라톤'은 케이프타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마라톤 중 하나인 만큼, 수많은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러너들의 완주를 축하하기 위해 완주 메달을 지참하고 식사하면 할인을 해주거나 또는 무료 디저트를 제공했다. 그 중에서는 마라톤 피니시 라인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한식당 '고기(Gogi)'는 수많은 러너들과 그들의 가족들, 동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식당 사장님은 대회 끝나자마자 한식을 찾는 러너들이 줄을 섰다며, 전 세계에서 케이프타운을 찾아준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마라톤이 진행되는 기간 내내 한식으로 피로나 긴장을 풀고자 하는 참가자들로 식당이 북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마라톤 결승선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한식당 '고기(GOGI)'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장에서 만난 30세 러너 비키 볼랜도(Vicky Volando)는 생애 최초로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했다고 전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언젠가 한국에서 열리는 마라톤에도 참가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요하네스버그에서 교사로 일하는 오스카 본 플레이튼(Oscar Von Platen)은 동생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해서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통신원에게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말하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마라톤 대회가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통신원 본인도 올해 대회에서 한식 푸드트럭이나 한국 문화 홍보 부스를 찾지 못해 아쉬웠으나, 한국 식당이 러너들의 식사로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면서 한식 확산의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 울트라 마라톤의 완주자들 (좌) 비키 볼랜도(Vicky Volando), (우) 플레이튼(Platen) 형제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과 남아공의 러닝 문화는 모두 건강과 도전 정신을 추구하지만, 각각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이번 '투 오션스 마라톤'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달리기 운동이 최근 들어 급부상하면서 수백 개의 마라톤 대회와 수많은 달리기 모임들이 탄생했지만, 아직 공동체 정신을 육성하고 그 자체의 전통을 축적하는 단계에 있다. 반면 남아프라키공화국의 '투 오션스 마라톤'은 자연과 도시를 품은 경로, 꾸준한 역사, 자선과 사회적인 의미를 통해서 이제 단순한 경주를 넘어 지역 사회의 자긍심과 연대를 키워왔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장점을 학습한다면 한국과 남아공 사이의 문화교류도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록 올해 '투 오션스 마라톤' 대회에서는 한국 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앞으로 두 나라가 마라톤을 매개로 건강과 우정, 사회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투 오션스 마라톤(Two Oceans Marathon) 공식 홈페이지, https://www.twooceansmarathon.org.za/ - ≪조선일보≫ (2025. 12. 8). '극한84' 기안84, 구토 탈진에도 완주... 시청률까지 올랐다 '최고4.7%'[종합],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broadcast/2025/12/08/MQZTQM3DMY3WEYLCHBQTKYJTGI/ - ≪스타뉴스≫ (2025. 12. 12). 기안84, 남아공 러닝 크루 스케일에 충격.. '러너스 하이' 경험 [극한84], https://www.starnewskorea.com/broadcast-show/2025/12/12/2025121213200310027 - ≪코리아타임즈(The Korea Times)≫ (2026. 1. 2). Korea’s running trend shows no signs of slowing in 2026, https://www.koreatimes.co.kr/southkorea/society/20260102/koreas-running-trend-shows-no-signs-of-slowing-in-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