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마지막 주 남아공의 음악 차트에서 케이팝 팬덤 중심의 소비 패턴과 대중적 확산 사이의 뚜렷한 간극이 드러난다. 아이튠즈 남아공 차트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Swim’이 발매 직후 3위로 진입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인 ‘Soda Pop’이 19위, 제이홉의 솔로곡 <킬린 잇 걸(Killin’ It Girl)>이 33위,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협업곡 '아파트(APT.)'가 80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다수의 케이팝 곡이 상위 100곡 안에 자리했다. 특히 눈 여겨 볼 수 있는 부분은 제이와이피 엔터테인먼트의 제작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미국 현지화 걸그룹 걸셋(Girlset)의 <트위크(Tweak)>도 81위로 순위권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는 케이팝의 글로벌 확산이 콘텐츠 중심에서 제작 시스템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한류 소비가 국가가 아닌 스타일 단위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운로드 기반 차트인 아이튠즈는 사용자들이 직접 곡을 구매하여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BTS와 같은 대형 팬덤이 존재할 경우 출시 직후 순위가 급상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팬들은 여러 계정을 통해 반복 구매를 하기도 해 짧은 시간 안에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플랫폼의 특성상 일시적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 대중의 반복 소비가 부족하면 순위는 급격히 하락한다.

< 스포티파이 남아공 3월 마지막 주 인기차트 - 출처: '스포티파이(Spotify)' >
반대로 스트리밍 기반 차트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포티파이 남아공 3월 마지막 주 주간 인기 차트에서 BTS의 <스윔(Swim)>은 20만 5,874회의 스트리밍으로 50위에 머물렀다. 같은 날 차트 상위권은 트레치슨 몰리 브이엑스(Trechyson Molly vx)와 디제이 프로매틱 에스에이(DJ Promatic SA), 덴도펠라(Dendofela)가 만든 아마피아노 곡 <보체로 케 엥(Botshelo Ke Eng)>, 페자(Feza)의 <우마콘다나(Umaqondana)>, 템스(Tems)와 함께한 데이브(Dave)의 <레인댄스(Raindance)>, 엔텐카네(Ntencane)의 <우케테 미나(Ukhethe Mina)> 같은 세츠와나 혹은 줄루어로 된 현지 음악이 차지하며 각 80만 회에 가까운 주간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특히 스포티파이는 스팸 재생을 필터링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실제 청취 행동을 반영하며, 차트 집계 기간이 금요일부터 목요일까지여서 일시적 관심은 쉽게 누적되지 않는다. 따라서 팬덤의 집중적인 스트리밍 만으로는 높은 순위를 유지하기 힘들다. 빌보드가 집계하는 남아공 음악 차트도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가중치로 결합하는데, 이 차트에서 <스윔(Swim)>은 11위에 데뷔했다. 이는 아이튠즈처럼 팬덤의 구매가 반영되지만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디저(Deezer) 등 여러 플랫폼의 데이터를 함께 고려하므로 다양한 대중 층에서 일정한 소비가 있어야 상위권에 오를 수 있음을 뜻한다.

< 유튜브 3월 마지막 주 주간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 - 출처: '유튜브 차트(YouTube Charts)' >
유튜브 뮤직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튜브 차트는 공식 뮤직비디오 뿐 아니라 사용자 생성 콘텐츠 영상의 조회수까지 합산해 주간 인기곡을 산출하는데, 광고 조회수는 제외하고 성장세가 멈춘 곡은 차트에서 내려가는 시스템이다. 이 차트에서 <스윔(Swim)>은 주간 인기곡 54위, 주간 인기 뮤직비디오 25위에 올라 팬들의 스트리밍과 챌린지 영상 참여 덕분에 일정 순위를 확보했다.


< 남아프리카 공식 차트(TOSAC) 3월 마지막 주 인터네셔널 Top 20 차트 - 출처: '남아프리카 공식 차트(TOSAC)' 사이트 >
남아공 사용자들이 보다 친숙한 현지 음악을 즐기면서 아마피아노와 아프로비트 곡들이 압도적으로 높은 조회수를 얻는다는 점을 염두해두면 케이팝 곡이 순위권에 진입한다는 것 자체가 큰 업적이다. 남아프리카 공식 차트(TOSAC)는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디저, 유튜브 등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의 데이터를 통합해 순위를 발표하며, 구독 기반 스트림에 광고 스트림보다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TOSAC의 3월 마지막 주 포스터에서는 <보체로 케 엥(Botshelo Ke Eng)>이 1위를 차지하고 페자(Feza)의 <우마콘다나(Umaqondana)>가 그 뒤를 이어 현지 음악이 상위권을 싹쓸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포스터에 따르면 로컬 Top 10에서 케이팝팝 곡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BTS의 <스윔(Swim)>은 인터네셔널 Top 20 차트에 20위로 이름을 올리면서 남아공 시장에서의 케이팝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플랫폼 별 차트에서 나타나는 격차는 소비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아이튠즈에서는 팬덤의 구매력으로 인해 케이팝이 돋보인다. BTS는 발매 직후 팬들이 집중적으로 곡을 구매하면서 다운로드 차트 최상위권을 장악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애니메이션 OST와 케이팝 가수들의 솔로곡까지 다수 진입하는 드문 현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뮤직과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팬덤 외에 일반 대중의 폭넓은 청취가 필수적이며 스팸 재생을 차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팬덤 중심의 스트리밍 만으로는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특히 남아공 청취자들은 케이팝보다는 영어와 현지 언어로 된 가사, 아마피아노 특유의 리듬과 로컬 문화가 담긴 곡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케이팝은 니치 시장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요약하면, 2026년 3월 마지막 주 남아공 차트에서 케이팝의 성적은 팬덤의 힘과 대중적 확산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아이튠즈에서는 BTS가 <스윔(Swim)>으로 3위권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팬덤의 구매력이 강한 나라임을 보여주는 반면, 스포티파이ㆍ유튜브 뮤직ㆍ남아프리카 공식 차트 같은 스트리밍 기반 차트에서는 로컬 아마피아노와 아프로비트 곡들이 압도적으로 높은 소비를 기록하며 케이팝 곡들은 50위권 밖에 머물렀다. 이는 언어와 문화적 장벽, 홍보 부족, 현지 음악에 대한 강한 선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남아공에서 케이팝이 더욱 성장하려면 팬덤을 넘어 대중 청취층을 확보할 수 있는 현지화 전략과 적극적인 프로모션이 필요하며, 아프리카에서 증가하는 케이팝 관심을 발판 삼아 시장 진입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아이튠즈(iTopChart) 사이트, https://itopchart.com/za/en/top-songs/ - 유튜브 차트(YouTube Charts) 사이트, https://charts.youtube.com/charts/TopVideos/za/weekly - 스포티파이(Spotify) 사이트, https://open.spotify.com/playlist/37i9dQZEVXbJV3H3OfCN1z - 빌보드(Billboard) 사이트, https://www.billboard.com/charts/south-africa-songs-hotw/ - 남아프리카 공식 차트(The Official South African Charts(TOSAC)) 사이트, https://theofficialsacharts.co.za/charts/local-international-streaming-chart-to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