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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벨기에 언론이 분석한 영화 ‘버닝’

2018-08-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올해 칸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827일 월요일부터 한달 간 벨기에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벨기에 유력 매거진 크낙 포커스(Knack Focus)오랫동안 불꽃이 지속되는 훌륭한 영화(Een prachtfilm die nog lang blijft smeulen)’라는 한 줄 평과 함께 최고 점수인 별점 5개를 줬다. 또 다른 유력 일간지 더 모르헌(De Morgen)은 한 줄 평으로 미스터리와 시의 불가항력적인 조합(Een onweerstaanbare combinatie van mysterie en poëzie)’이라고 말하면서 별점 4개를 줬다. 이러한 벨기에 언론의 높은 평점과 더불어 칸영화제에서 영화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는 홍보와 함께 벨기에에서 한 달 동안 상영되는 한국 영화 <버닝>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벨기에에서 상영 중인 한국 영화 버닝에 대한 기사 출처 : 더 테이트(De Tijd)>

 

벨기에 네덜란드어권 일간지 더 테이트(De Tijd)두 개의 창조적인 영혼의 완벽한 융합(De perfecte versmelting van twee creatieve geesten)’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버닝>을 면밀히 분석했다. 기사에 따르면 영화 <버닝>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인이지만 그의 작품들은 보편적이고, 한국인 영화감독 이창동이 그의 단편소설을 강렬한 심리 스릴러로 재작업한 작품이자, “‘The New Yorker’에서 출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Barn burning)’는 실제로 10페이지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전 문화부 장관인 이창동 감독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약 2시간 반의 강렬하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연출한 작품이다.

 

기사에서는 일거리가 거의 없는 젊은 작가 지망생 종수가 과거에 알았던 해미를 만나면서 연인 관계가 시작되지만 해미가 여행 후 부자이자 자신감이 높은 벤을 데리고 오면서 특이한 삼각관계가 형성되며 어느 날 저녁 벤은 비닐하우스를 불태우는 것이 자신의 취미라고 종수에게 자신의 어두운 취미를 털어놓는다는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분노(Woede)’라는 소제목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기사에 따르면 이창동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젊은 세대에게서 볼 수 있는 노여움, 좌절감, 무력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들은 세상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것은 부모세대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낸 최초의 세대이다. 세상은 진화해 왔지만, 반드시 좋은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많은 젊은이들은 이러한 현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지 못하며 왜 자신들의 미래가 어두워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사에서는 영화의 배경장소인 파주에 주목한다. 기사에서는 파주는 북한과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장소로 이 엄선 된 지역은 분명히 한국의 불타는(Burning) 정체성에 기여하며 따라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파주는 근본적으로 한국의 전형적인 농업 지역을 보여주지만, 한국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농업 지역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그곳에서는 더이상 젊은이들이 거의 살지 않는 곳으로 퇴색했다면서 이 장소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구분선을 상징한다. 영수와 벤은 스펙트럼의 양쪽 끝에 있는 청년들과 마주하고 있다. 영수는 파주에서 살고 있고 벤은 서울에서 가장 편리하고 풍요한 강남에서 살고 있다고 하면서 벤처럼 살고 싶어하지만 그렇지 못해 좌절하는, 이 둘 사이 어딘가에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분노와 무력감을 영화의 배경장소를 통해서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점을 기사는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이슈가 크게 부각되어 영화 <버닝>에 대한 자체 평가가 폄하된 부분이 있는 반면, 벨기에에서는 독특한 영화 내용과 연출이 돋보이는 훌륭한 영화로 평론가와 언론으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벨기에 언론은 10페이지에 불과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에서 흥미롭고 생동감 넘치는 새로운 등장인물을 창조해 내어 원래의 단편소설을 초월하여 결국 한국의 분위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 이창동 영화감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벨기에에서 깊은 인성 연구로 시작하여 예측이 불가능한 강력한 심리 스릴러 영화로 평가되며 언론의 주목을 받는 영화 <버닝>은 영화관 상영과 함께 앞으로 벨기에에서 지속적으로 화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벨기에에서는 <아가씨><부산행>이 선전한 뒤 큰 주목을 받은 한국 영화가 없었는데 <버닝>이 그 뒤를 이어 화제의 중심에 서기를,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 출처

https://www.tijd.be/cultuur/film/de-perfecte-versmelting-van-twee-creatieve-geesten/10042872.html


  • 성명 : 고소영[벨기에/겐트]
  • 약력 : 현)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박사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