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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잡힌 한국사 인식을 도와줄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중문판 출간

2018-09-2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중국에서 한류는 예전만큼 뜨겁지 않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한국 영화, 드라마, 예능, 음악 등을 소비하지만,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34년 전 한중 관계가 매우 가까웠던 시기 한류 콘텐츠의 수출은 가파른 상승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외국 콘텐츠에 대한 관리 강화, 사드의 여파 등으로 지금은 끊임없이 하락 중이다. 그 흐름이 가파른지 아니면 완만한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사드의 여파가 있기 전 10년 동안 한류 콘텐츠의 중국 수출은 과열된 면이 있었다. 물론 그 과열을 우리가 주도한 것만은 아니다. 부족한 콘텐츠, 부족한 인력으로 적극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외국 콘텐츠를 받아들인 중국의 책임도 크다. 그런데 과열의 시기를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왜냐하면 문화의 전파 혹은 수출에 있어 너무 상업적이고 비대칭적이었기 때문이다. 상품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이고 지속해서 수행했어야 했는데 미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슈 한국사' 중문판 표지 출처 : https://book.douban.com/subject/30218269/>

 

중국인은 한국에 높은 관심이 있는 데, 그를 뒷받침할 지식의 제공은 매우 부족했다. 중국은 한국어학과가 가장 많이 개설된 나라이고,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가장 많은 나라일 것이다. 한중 관계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고, 한국 전쟁 이후 안보에 있어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소수민족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족'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관한 서적은 많지 않다. 이웃 국가인 일본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단연 한국 영화라 할 수 있다. 한국 영화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시대의식을 가진 작품이 꾸준히 높은 수준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87 >, <화려한 휴가>, <변호인> 등이다. 정식으로 수출되진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영화를 봤고, 호평을 내놓았다. 사실 적지 않은 중국인들이 한국의 현대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책은 극히 드물다. 주변에서 책을 추천해 달라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번역된 책이 너무 적다.

 

1997년에 번역된 강민길의 <한국현대사>는 구하기 쉽지 않고, 2014년에 번역된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박태균이 쓴 <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 : 한국현대사의 그때 오늘>(那时今日透过事件解读韩国现代史)을 추천해 준다. 월별로 중요한 사건을 묶어 설명하는 이 책은 전반적으로 한국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많은 사건을 다루다 보니 입문으로는 좋지만, 심층적으로 들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 6월 박태균의 또 다른 책인 <이슈 한국사: 둘만 모여도 의견이 갈리는 한국사 쟁점>이 번역본이 출간됐다. 현지 제목은 <韩国现代史: 十个代表性事件的深度解读>이며 중국의 명문대학인 푸단대학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전에 출판된 <이슈 한국사> 역시 푸단대학출판사에서 출판되었는데, 그곳에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연구센터가 있기 때문이다. <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은 중요한 10개의 사건을 선정해 한국현대사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도와준다. 다만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부분의 서술이 없는 것이 아쉽다. <1987 >, <화려한 휴가>, <변호인> 등 영화가 많은 호평을 받았듯, 그 부분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많다.

 

출판년월은 올해 6월이지만, 실제 서점에 풀리기 시작한 것은 8월 정도였다. 판매량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다. 출간된 지 23개월밖에 안 됐는데, 리뷰 전문 사이트인 도우반에 11명이 평점에 참여해 7.3/10점의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짧은 글로 리뷰를 남긴 이도 8명이나 된다. 리뷰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祖灵鸟之啼'이 남긴 리뷰다. '엄격하며 신뢰할 수 있다. 국내에 소개된 현대 한국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 너무 적다. 언론 매체는 남의 글의 일부만 떼어 제멋대로 인용한다.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견해나 인상은 항상 극단화 성향을 보인다. 한국을 이해하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이 리뷰가 이 통신원 소식을 쓰는 목적이기도 하다. 중국에 소개된 한국현대사 서적이 너무 적다. 민감하기도 하고 현대 한국을 연구하는 학자가 너무 적어 번역이 어렵기도 하다. 한류 콘텐츠를 지원해 수출하는 만큼, 그것을 뒷받침할 지식의 수출에도 지원이 필요하다.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극단화로 가는 것, 그것은 한류 콘텐츠의 수출에도 이로울 것이 없다.

 


<'이슈 한국사'에 대한 네티즌 평 출처 : https://book.douban.com/subject/30218269/comments/>


  • 성명 : 손성욱[중국(북경)/북경]
  • 약력 : 현재)북경 항삼 국제교육문화교류중심 외연부 팀장 북경대학교 역사학계 박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