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류 팬들은 한국의 드라마 또는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자신의 스타들이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장된 한류 팬들의 관심이 이제는 한국어학습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시드니 소재의 몇몇 중,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하여 교육하고 있으며, 대학에서는 한국학(Korean Studies)과목을 교과과정에 포함하고 있다. 다른 제2외국어들에 비해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 고등학교의 관계자는 전했다.
<온라인 한국어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시드니 한국문화원 – 출처 : 시드니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페이지(@KoreanCulturalCentreAU)>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정식 교육기관 외에 일반인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 세종학당이다. 세종학당은 세계 각지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시드니에도 시드니 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 이하 문화원)이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인 수강생들이 매주 토요일, 문화원의 한국어 교실에서 수준별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2019년 올해는 코로나19로 현장교육이 어려워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화상으로 한국어 선생님과 소통하며 수업을 듣고 있다. 세종학당의 한국어강좌는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곧 정원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있다.
<세종학당 주최 2020 한국어 말하기대회 홍보 포스터 – 출처 : 시드니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페이지(@KoreanCulturalCentreAU)>
문화원은 매년 세종학당의 한국어강좌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대회(Korean Speaking Contest)를 6월에 개최해왔다. 한국어 말하기대회는 세종학당의 한국어 수강생들의 한국어 수준, 한국어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초급, 중급, 고급의 수준별 한국어강좌 수강생들 중, 대회 참가자들은 대회에서 제시한 주제에 맞는 짧은 노래나 스피치 형식으로 참가한다. 예선 심사를 통해 추린 결선 진출자들이 문화원에 모인 관객들 앞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수상자를 가리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권의 한국어를 학습하는 참가자들이 준비한 열띤 스피치가 대회를 뜨겁게 한다. 문화원은 지난 5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0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7월에 온라인을 통해 열린다는 소식을 게재했다. 대회에 참가희망자들은 ‘내가 사랑하는 한국문화(What I Love About Korean Culture)’ 또는 ‘한국어로 꿈꾸는 미래(The Future That I Dream Of)’라는 주제로 3분 발표 영상을 제출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한국어 말하기대회 – 출처 : 호주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라이브(@KoreanCulturalCentreAU)>
문화원은 제출된 영상자료를 예선 심사를 통해 11개 결선 진출팀을 추렸다. 11개 팀이 지난 7월 24일 온라인형식으로 진행된 대회 결선에 참가했다. 대회 주최측 문화원 박소정 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기에 한국어 말하기대회 참가에 감사의 인사를 하며, 결선 진출자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대회진행은 문화원 세종학당 김소영 매니저가 맡았다. 심사는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신기현 한국학 교수, 뉴사우스웨일즈 주 한국어교사협의회 유경애 전회장이 맡았다. 11명의 결선 진출자들이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이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각자 준비한 스피치를 3분에 걸쳐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엘리스(Elizabeth Ellis)의 아이유 <밤편지>를 시작으로 결선대회가 시작되었다. 참가자들의 대회 주제 ‘내가 사랑하는 한국문화(What I Love About Korean Culture)’와 ‘한국어로 꿈꾸는 미래(The Future That I Dream Of)’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인상적이었다. 독서를 통해 한국어를 공부한 경험을 이야기한 시드니대학교 재학생 스네하 카리(Sneha Satya Sai Karri)가 대회 1등의 영예를 차지했다. 2위에는 한국드라마 시청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사랑이 시작되고 한국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는 22살 의대생 마이 야마나카(Mai Yamanaka), 3위에는 한국의 효도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한 싱가포르 출신 멜버른 모나쉬 대학교 재학생 세인 림(Cheyenne Lim)과 한국어로 자신의 꿈을 이루며 새로운 꿈을 찾게 된 케런 케이(Karen Kay) 학생이 선정되었다.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아이유의 <밤편지>를 부른 엘리자베스 엘리스와 이 세상의 이기적인 사람들과 자신을 좀비에 빗대며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한 호주국립대학교 재학생 비엔나 하크네스(Vienna Harkness)에게 돌아갔다.
<'2020 한국어 말하기대회' 우승자인 스네하 카리 – 출처 : 호주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라이브(@KoreanCulturalCentreAU)>
심사위원으로 대회를 지켜본 신기현 교수는 열심히 대회를 준비한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고, 수준급 발표내용으로 심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자신들의 깊은 메시지를 함께 공유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대상의 스네하 씨는 한국 정서의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문화는 어느 한 분야가 아니라 한국인들이 살아가는 모든 것이 어우러져 생겨나는 현상이다. 한국인들의 사고, 역사와 전통, 현대의 일상생활, 한국의 자연, 예술가들의 작품, 대중과 함께 하는 음악과 방송 등등이 각각의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모습이 외국인들에게 다양하게 다가갈 것이다. 스피치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다양한 방향과 방법 중에서 자신들이 경험한 특별함을 이야기해주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과 꿈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한 말하기대회였다.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재)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