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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방탄소년단 말 한마디로 중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2020-10-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10월 12일(아르헨티나 현지시각 기준) 국내 언론사들은 지난주 방탄소년단의 한국 전쟁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집단 반발과 갈등, 특히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발 빠르게 거리 두기에 들어선 중국의 한국 기업의 대응 방식을 기사화했다.

<중국에서 대기업들이 K-Pop 밴드 방탄소년단과 거리 두기를 한다는 골자의 인포바에(Infobae)의 기사 – 출처 : 인포바에/Kim Kyung-Hoon(REUTERS)>

이번 사건은 지난 10월 12일 중국의 한 영문판 신문 《글로벌타임스》가 얼마 전 방탄소년단이 한·미 우호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이 한국전 쟁과 관련해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애국주의적 관점에서 기사 작성해 많은 중국의 네티즌들을 분노케 한 것을 다루며, '방탄소년단이 본의 아니게 아시아의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섰다'라고 설명했다. 기사에서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6·25 당시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시련을 겪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문제 삼아 《환구시보》 등 애국주의 성향의 매체가 논란을 확산시켰고, 뒤이어 기타 언론이 방탄소년단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와 항의에 대해 후폭풍을 받지 않고, 중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방탄소년단의 상품의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는 등의 재빠른 대처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실제로 중국의 웨이 보에서 많은 네티즌은 '방탄소년단이 중국 팬들에게 중국에서 돈을 벌고 싶다면 중국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가득차며 여론몰이가 고조되자, 기사화가 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징둥’의 삼성관에서 '갤럭시 20 플러스 BTS 한정판’과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드 BTS 한정판’의 판매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삼성전자가 올해 6월부터 특별 판매해 오던 제품이었으나, 중국 여론이 빠르게 악화되자 한국 기업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보이콧 선언을 우려한 것이다.

<'세계적 현상 방탄소년단, 중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다'라는 제목의 라 나시온(La Nación)의 기사 – 출처 : 라나시온>

하지만 《라나시온(La Nación)》 기사에서는 갈수록 거세지는 중국의 애국주의적인 태도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아이돌 가수인 방탄소년단이 지난번 UN 총회 수상과정에서 연설을 한 덕분에 이미 국제 포럼에서 경험을 쌓기는 했지만, 당시 소감을 전한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정치인이 아닌 데다, 70주년이 된 한국 전쟁과 한미 관계에 대한 그 역사와 연대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 중국에 대한 언급은 없다’며, 정치적 소신을 표현하거나 그의 소감이 이데올로기가 담긴 편협된 시선을 담고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마지막에 글로벌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더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보면, 그 주장이 더 뒷받침된다.

한편, 최초로 방탄소년단의 발언을 지적했던 중국의 기사가 10월 13일에 별다른 설명 없이 삭제되면서 국제언론들이 더 많은 의문점을 가지기도 했다. 일부는 중국 정부가 지나친 애국주의적 태도의 중국 네티즌들로 인해 국제사회에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로 삭제를 지시했다는 추측까지 나왔다. 이튿날인 10월 13일 자 《클라린》지의 기사에서는 이번 사태는 빠르게 진정되는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중국에서 발매될 방탄소년단의 앨범 판매가 실질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나시온》 기사에서는 방탄소년단의 경우 세계무대에 등장해 그 존재감을 드러낸 지 불과 3여 년 만에 전 세계 대중문화 소비 패턴의 지형을 바꾸어 놓은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블랙핑크 등 다른 K-Pop 밴드가 세계무대로 가는 길을 열어 준 역할을 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 예로 최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어워드의 새로운 수상 기록과 함께 넷플릭스가 10월 14일 공개할 예정인 4인조 소녀 밴드 블랙핑크의 다큐멘터리 가 전 세계 관객들을 대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이와 같은 K-Pop의 글로벌 시장 상륙에 방탄소년단이 한 기여에 대한 높은 평가를 했다.
 
 ※ 참고자료
《La Nación》 (2020.10.12) 〈BTS: un fenómeno global con un frente de tormenta abierto en China>, https://www.lanacion.com.ar/espectaculos/personajes/bts-controversia-nid2477310
《Infobae》 (2020.10.12) 〈Grandes marcas se distancian de banda K-pop BTS luego de controversia en China>, https://www.infobae.com/america/agencias/2020/10/12/grandes-marcas-se-distancian-de-banda-k-pop-bts-luego-de-controversia-en-china-3/
《Clarín》 (2020.10.13) 〈BTS: por qué los fans chinos proponen boicotear próximo álbum de la banda de k-pop y algunas marcas le quitan>, https://www.clarin.com/espectaculos/musica/bts-fans-chinos-proponen-boicotear-proximo-album-banda-k-pop-grandes-marcas-quitan-apoyo_0_RpXcQ2P7z.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