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비해 역사가 짧은 프랑스의 웹툰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프랑스 라디오 공영방송인 《프랑스 앵포(France Info)》는 ‘프랑스 출판사가 한국에서 온 만화, 웹툰에 베팅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웹툰을 소개하였다. 기사는 웹툰이 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보는(읽는) 스크린 전용 만화로 에피소드 및 시즌으로 나뉘며 각 에피소드는 몇 분 안에 읽을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이며, 웹툰이 탄생한 한국에서는 이미 출판 만화책 시장을 따라잡을 정도로 성장하였다고 전했다. 또한, 이미 프랑스에서도 인터넷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이 프랑스어 웹툰을 제공하며, 첫 웹툰 플랫폼은 2011년에 출시한 ‘델리툰(Delitoon)’이라고 설명했다. 드퓌(Depuis)의 디지털 국장 세드릭 로베르(Cédric Robert)에 따르면 웹툰은 주로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 즉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읽는다. 일반적으로 만화책을 읽는 사람들은 청소년기가 되면 만화를 멀리하고 망가, 영상 또는 TV 드라마 등으로 옮겨가고 20세 즈음 되어 프랑스 만화로 되돌아오는데 이들 중 1/3을 만화 독자로 확보한다. 오늘날 10대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다른 형태의 15개 가량의 콘텐츠를 하루 동안 소비하거나 생산하는데 웹툰은 그 중 하나다. 결국 웹툰은 10대들을 위해 만들어진 포맷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드퓌의 <웹툰 팩토리(Webtoon Factory)>의 타깃 독자는 15~27세라고 한다. 세드릭 로베르는 “웹툰과 기존 만화의 타깃 독자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만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된 콘텐츠”라고 부연했다. 한편, 델쿠르(Delcourt)사는 웹툰을 ‘드문 개발 기회이자 진정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월 25일, 플랫폼 ‘베리툰(Verytoon)’을 런칭하면서 20대 전후를 타깃 독자로 삼고 있다. 특히 일부 클래식 만화를 웹툰으로 전환해 기존 만화 수요층이 기존의 만화도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베리툰에서 제공하는 웹툰의 85%가 한국 웹툰이다. 현재 프랑스어 웹툰을 제공하는 모든 플랫폼은 코미디, 액션, 판타지를 포함하여 로맨스, 스릴러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시리즈를 제공하는데, 한국에서 제작된 웹툰도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 출판사 측은 우선 드라마, K-Pop, 한국 영화 등 한류 콘텐츠와 함께 프랑스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입증된 모델을 기반으로 프랑스 웹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과거 프랑스가 일본 문화에 열광했던 것처럼 지금은 케이팝,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의 매력에 빠져있기 때문에 웹툰 진출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웹툰의 확산에 이어 프랑스 만화와 창작물들을 제작하여 해당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반면, 드퓌는 시작부터 한국 웹툰을 소개한 대부분 플랫폼과는 달리 ‘웹툰 팩토리(Webtoon Factory)’만을 위해서 특별히 제작한 시리즈와 창작물을 제공한다. 드퓌에서 제공하는 웹툰은 100% 창작물로 작가들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웹툰 팩토리의 DNA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프랑스 델리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나 혼자만 레벨업' - 출처 : 델리툰>
경제적 이유와 인쇄물에서는 불가능했던 스토리와 그래픽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웹툰의 매력으로 꼽힌다. 이는 작가들에게는 기존 만화에서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으며, 시즌제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법과 오픈 엔딩은 웹툰 독자들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드라마와 매우 흡사한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드퓌의 경우 드라마처럼 대본의 일관성을 확인하는 일명 ‘스크립트 닥터’도 있다고 한다. 웹툰의 또 다른 매력은 독자와의 상호작용이다. 독자는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제작자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프랑스 웹툰 작가 안토안느 피에르는 “독자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모든 댓글을 읽고 대답한다”고 했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독자와 직접 접촉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댓글의 통해 인기도를 측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향후 시리즈 기획에 있어서 타깃 독자가 원하는 바를 적용할 수 있고 더 빠르고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외에도 제작사는 대량 생산이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출판 만화는 3년이 기간과 큰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웹툰 제작은 단순하고 기술적으로도 매우 간단하여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웹툰으로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이 4월 7일 책으로 출판 예정이다 - 출처 : 아마존 프랑스>
한편 프랑스에서 만화는 제8의 예술로 불리며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겨지며 소장의 가치도 크다. 일반적으로 출판사들은 기존의 만화책을 웹툰으로 전환하여 웹툰 라인과 같은 웹툰 전용 플랫폼에 서비스하기도 한다. 하지만 델쿠르는 프랑스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여 역으로 온라인에 게시된 웹툰 중 일부를 선정하여 ‘KBOOKS’라는 새로운 레이블로 인쇄 버전을 출판한다. 이에 대해 델쿠르는 “한국에서는 웹툰이 인쇄물로 출판되는 경우는 5% 미만에 불과하고 매우 적습니다. 실제로 인쇄물을 읽지 않는 세대입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인쇄 출판업체이고 한국과 동일한 문화도 아닙니다. 프랑스에서 만화는 한국과는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쇄 출판물을 선호하는 독자에게도 (웹툰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델쿠르는 베리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연재물을 인쇄하여 출판하지만 다른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연재물을 출판한다. 한국 출판사와 제작사는 웹툰을 인쇄하여 출판하는 프랑스의 상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마치 프랑스 유명 만화 아스테릭스(Astérix)가 매주 2페이지씩 일간지에 실린 후 인쇄되어 출판되었을 때, 출판물이 일간지를 홍보하고 일간지는 출판물을 홍보하는 상호작용을 했던 것과 흡사하다며 결국 이런 모델을 찾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 참고자료 «France Info» (2021.1.19.) On vous explique pourquoi les éditeurs français misent sur le Webtoon, ce phénomène BD venu de Corée-du-Sud, https://www.francetvinfo.fr/culture/bd/delcourt-lance-a-son-tour-sa-plateforme-de-webtoon-verytoon-pourquoi-les-editeurs-francais-misent-ils-sur-ce-phenomene-bd-venu-de-coree_4259269.html https://actualitte.com/article/98228/technologie/verytoon-et-kbooks-le-webtoon-numerique-et-papier-en-france-par-delcourt https://www.manga-news.com/index.php/collection/Kbooks https://www.verytoon.com/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