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말레이시아 맥도날드 매장은 이날 출시된 ‘BTS 세트’를 맛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북적였다. 방탄소년단이 맥도날드와 손잡고 출시한 BTS 세트는 맥너겟 10조각과 감자튀김, 음료, 스위트칠리 및 케이준 소스로 구성됐다. 맥도날드는 이날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12개국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BTS세트 판매를 처음 개시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아미(BTS 팬)들은 BTS 세트가 출시되는 49개국 가운데 아시아 최초로 BTS 세트를 맛볼 수 있었다. BTS 세트가 출시되자마자 유튜브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BTS세트를 시식하는 인증영상과 사진이 쏟아졌다. 또한 BTS 세트 포장용기를 소장하기 위해 용기를 말리거나 전시장에 진열한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맥도날드 직원이 감자튀김을 포장용기에 넣지 않아준 덕분에 기름이 묻지 않았다. 맥도날드 직원에게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는 글을 게시했고, 기존 포장용기에 담겨온 음식을 개인 텀블러와 용기에 넣는 영상을 공유하는 팬들도 찾을 수 있었다. BTS 세트 포장용기를 개인용으로 소장하는 팬들도 있지만, 온라인에 올려 한화 약 8만원에 포장용기를 되파는 판매자도 있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 아미들은 이번 BTS 세트 출시에 크게 호응하며, 포장용기를 하나의 "굿즈(아이돌 상품)"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맥도날드 말레이시아 마케팅 대표 믈라티 압둘 하이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번 BTS 세트는 팬들이 뮤지션을 가깝게 느끼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방탄소년단은 국경을 막론하고 거대한 팬덤을 갖고 있는 밴드이기에 말레이시아에서 BTS세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최상의 포장용기를 소장하기 위해 개인용기에 BTS 세트를 옮기는 아미 - 출처: "채널뉴스아시아"/트위터(@borahae89)>
하지만 BTS 세트가 너무 뜨거운 반응을 몰고 온 탓에 맥도날드 배달 어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는 마비가 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BTS세트가 출시된 첫째 날 맥도날드 매장 앞에는 신제품을 사려고 줄을 선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침부터 줄을 섰다가 BTS 세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사진을 공유하며 아미들과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고 다닥다닥 붙어 긴 줄이 이어져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페이스북 사용자 엡손 이젤러리는 이에 대해 “맥도날드 감염 클러스터가 생길 수도 있다”며 “이번에 맥도날드를 가지 않은 사람들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 로예나 저스티나 앤드류는 “만약 이번 일로 감염자가 발생해도 정부를 비난해서는 안된다”며 거리두기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시부재난관리위원회 관계자 아누알 라페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생방송에서 “BTS 세트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은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람들이 버거 따위를 사려고 오랜 시간 줄을 서고 있는 반면 의료진은 밥을 먹을 시간도 없다”며 “버거 하나를 먹기 위해 줄서는 것은 지금 같은 시국에는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BTS 세트가 엄청나게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이미 BTS 세트 포장용기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고, 맥도날드 배달 어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서는 품절대란이 매일 같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BTS 세트가 인기 있는 이유를 유쾌하게 분석한 틱톡 영상이 올라오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비롯한 모바일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틱톡 사용자 아즈민은 BTS 세트를 먹으면 성형수술 없이 ‘오빠’같은 얼굴을 갖게 되는 유쾌한 영상을 공유해 말레이시아 누리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이끄는 틱톡 영상과 소셜미디어상의 후기 공유가 활발해져 BTS 세트가 더욱 입소문을 타고 있다.
< BTS 세트를 먹자 멋진 외모를 갖게 됐다는 내용의 틱톡 영상 - 출처: TikTok(@azminzainal_) >
최근 국내 식품업계에서 경계를 허무는 이색 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과 맥도날드도 업종을 뛰어 넘는 협업으로 전 세계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다. 케이팝과 맥도날드가 만난 이색 협업이 말레이시아 소비자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끈 만큼, 향후에도 케이팝이 외식, 식품 등 새로운 업종과의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자료 《TheStar》 (21. 5. 27.) , https://www.thestar.com.my/news/nation/2021/05/27/those-standing-in-long-queues-just-to-buy-mcdonald039s-bts-meal-during-worsening-pandemic-labelled-039shameful039 《SOYACINCAU》 (21. 4. 22.) , https://soyacincau.com/2021/04/22/mcdonalds-malaysia-first-asian-country-mcd-bts-meal/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