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구청과 주독한국문화원이 실버층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삶-한국(Vielfalt Leben-Korea)'이라는 문화행사를 기획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 구청이 먼저 한국을 파트너 국가로 선정해 주독문화원 측에 협업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다채로운 삶-한국' 행사 포스터 – 출처 : 주독한국문화원, 베를린시>
지난 6월 15일 베를린 '오스트프로이센담 커뮤니케이션 센터(Kommunikationszentrum am Ostpreußendamm)'에서는 '한국'과 '국악'을 주제로 첫번째 행사가 개최됐다. 한국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노령층 참가자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먼저 한국문화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구청장 케르스틴 리히터코토브스키(Cerstin Richter-Kotowski)는 인사말에서 “한국은 수천년 이상의 문화와 역사를 가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의 경제 기적, 그 이상의 나라”라고 소개했다. 또한 파트너 국가로 한국을 선정한 것에 대해서 30년 전 독일 분단을 극복한 독일 역사와 수십년 간의 분단을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며 “분리할 수 없는 건 공동의 역사와 언어,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주한 독일문화원장인 우베 슈멜터(Uwe Schmelter) 독한협회 회장이 강연자로 나섰고, 문화원에서 가야금 강의를 진행하는 전우림 강사의 연주가 이어졌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사전 참가 신청을 받아 30명의 지역 주민들이 참석했다.
<베를린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다채로운 삶-한국'>
<'다채로운 삶-한국' 행사에서 이봉기 주독한국문화원장(좌)과 케르스틴 리히터코토브스키 구청장(우)>
행사가 진행된 곳은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지역의 대표적인 노년층 커뮤니티 센터로 55세 이상 주민들에게 맞춰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특정 나라를 선정해, 그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시리즈 기획 '다채로운 삶' 행사는 새로운 문화를 접할 기회가 드물고, 그만큼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은 노령층에게 새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한 취지다. 이번 기획은 단발성이 아니라 6월, 8월, 10월, 11월 총 네 차례에 걸쳐 장기적으로 기획된 행사라 의미가 더욱 크다. 2차 행사에서는 미술을 주제로 참가자들이 한국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서예 전시, 한국의 전통 머리 장식인 '뒤꽂이'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3차에서는 배수아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를 주제로 참가자들이 함께 문학토론회를 펼친다. 해당 도서는 참가자들이 먼저 읽고 토론에 임할 수 있도록 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문화원에서 제공한다고 한다. 마지막 4차 워크숍에는 참가자들이 문화원 시설을 직접 방문한다. 문화원에 대한 소개와 갤러리 담담의 전시 관람 및 도서관 탐방, 서예, 가야금 연주 등 문화원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한국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다채로운 삶-한국' 행사에 참가한 지역 주민들>
이번 행사는 구청 측이 먼저 제안한 만큼 독일 현지에서의 홍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구청은 보도자료를 내면서 해당 행사를 크게 알렸고, 행사 이후에도 관련 자료를 공개하며 행사 소식을 알렸다. 문화원 관계자도 “이번 워크숍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는 독일의 한국문화 주 소비층을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자 공익적 방식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현지 기관과의 한국문화 관련 행사 협업을 더욱 활성화하고 앞으로도 단순한 홍보를 넘어서 소외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국문화를 알아가는 뜻깊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K-Pop 콘서트처럼 화려하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현지 지역에 조용히 스며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문화는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K-Pop,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 주독한국문화원 제공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