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언어는 곧 문화, 문화는 곧 언어

2021-07-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이 코로나바이러스 제4차 유행으로 4단계에 들어가기 이전, 이미 시드니는 델타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 NSW) 주정부는 강도 높은 록다운(Lockdown)을 선포했다. 필수직업군에 종사하며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직장으로 출근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식료품 구매, 야외운동 이외에는 외부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소매상점, 직장을 비롯한 실내장소에 출입하는 경우, QR코드체크인이 필수가 되었다. 강력한 록다운에도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자 NSW주정부는 한 가정에서 생활하는 구성원 외에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질 때까지 외부인과는 만남을 중지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잠잠하던 코로나19가 변이바이러스의 높은 감염력으로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 록다운으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들이나 파트 타임이나 캐주얼 근로자들에게 연방정부는 코로나19 록다운 구제금(COVID-19 Disaster Payment)를 지급하여 재정적인 어려움을 최소한이나마 덜어줄 예정이다.

록다운으로 다시금 각종 문화예술 관련 전시관 및 갤러리 등의 운영이나 관객들의 출입이 제한되고 중단되었다.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 문화원)도 지난 6월 26일부터 시작된 록다운 기간동안 문화원은 휴관한다고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전했다. 예정되었던 푸드앤 와인쇼(Food and Wine Show)의 김치 마스터클래스(Kimchi Masterclass)와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K-POP Cover Dance Festival) 등의 이벤트는 오는 9월로 연기했다. 오프라인으로 개최예정이던 정기 북클럽 행사 역시 연기한다고 전했다.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주최 한국어 말하기 대회 홍보 포스터 – 출처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홈페이지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주최 한국어 말하기 대회 홍보 포스터 – 출처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홈페이지>

한국어말하기 대회 현장 – 출처 : 통신원 캡처

<한국어말하기 대회 현장 – 출처 : 통신원 캡처>

문화원이 운영하는 세종학당의 한국어강좌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말하기 대회(Korean Speaking Contest)가 꾸준하게 열리고 있다. 한국어말하기 대회는 한국어에 관심 있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이다. 지난 해부터 시작된 대회에는 호주 전역의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참가할 수 있다. 문화원은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져서 온,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으로 온라인에서만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으로 열린 2021년 한국말하기 대회 참가자, 심사위원,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김지희 원장, 김소영 사회자 – 출처 :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제공

<온라인으로 열린 2021년 한국말하기 대회 참가자, 심사위원,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김지희 원장, 김소영 사회자 – 출처 :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제공>

2021년 한국어말하기 대회는 지난 7월 8일(목) 오후 6시 30분부터 온라인 웨비나형식으로 개최되었다. 사전 예선을 거쳐 최종 20인이 온라인 결선에 올랐다. 주제는 ‘나만 몰랐던 한국 문화’ 또는 ‘내가 좋아하는 한국문화를 소개합니다’였다. 주최 측인 문화원은 “해가 거듭될수록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하는 현지인들의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문화원이 운영하는 세종학당 수강생 이외,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 한국드라마나 영화 등의 대중문화콘텐츠를 통해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힌 학생에 이르기까지 참가자들의 배경은 다양하다”고 밝혔다. 20명의 결선 진출자들은 한국의 정, 김치, 연애, 외식, 혈액형, 반찬, 술, 음악, 역사와 신화 등 다양한 소재로 자신이 접한 한국문화에 관해 관객들에게 이야기했다.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본 다양하며 독특한 한국 문화에 관한 발표였다.
한국음악에 관한 스피치로 1등상의 영예를 안은 참가자 티엔 팸 씨 – 출처 :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제공

<한국음악에 관한 스피치로 1등상의 영예를 안은 참가자 티엔 팸 씨 – 출처 :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제공>

이번 대회의 영예의 1등상은 한국음악에 관한 스피치를 한 티엔 팸(Tien Pham)이 차지했다. 한국어를 독학으로 시작했다는 티엔은 1년밖에 지나지 않은 한국어 공부 기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발음과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평소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것을 즐긴다는 티엔은 “우연히 들은 한국노래의 악보를 찾아보게 되었다. 악보에서 발견한 창의적이며 독특한 음악 코드를 발견하게 되면서 한국음악에 몰두하게 되었고 한국음악을 접하면 접할수록 한국인들과 정서적 교류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마음으로 노래를 이해하게 되었음을 표현한 스피치였다.

2등상은 한국의 결혼적령기에 대해 발표한 그루프리얀카 프램크마 시마니(Gurupriyanka Premkumar Simini)에게 돌아갔다. 그는 “일에 집중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20대 후반의 결혼을 빠르다고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그루프리얀카는 “내가 부모에게 들어온 결혼적령기와 결혼하기 적당한 나이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공부한 지 6년이 되었다는 그루프리얀카는 “나의 문화와 다른 한국 문화를 접하는 것은 신기한 일”이라 표현했다.

3등상은 여러 명에게 주어졌다. 다양한 반찬을 곁들여 식사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인상적었다는 내용의 ‘한국의 아침 식사 문화’,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쉬운 첫걸음은 음식이라는 내용을 담은 ‘한국의 반찬 문화’, 한국소설의 매력에 빠진 경험을 소개한 ‘한국소설 읽기’를 발표한 샐리 루(Sally Lu), 신시아 팸(Cynthia Pham), 아피야 아칸드(Afeeya Akhand)에게 주어졌다.

결선 진출자들의 경연 외, 매들린 스눅(Madeleine Snook) 씨가 시와 랩 형식으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순서가 있었다. 언어학자인 매들린 씨는 “언어가 곧 문화고, 문화가 곧 언어라 생각한다”며,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 단어이자 영어번역이 정말 어려운 ‘소복소복’, ‘수고하다’, ‘눈치’의 세 단어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소개하고 싶어 랩 형식의 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대회 심사를 맡은 NSW주립대학교 한국학과 신기현 교수는 “올해 대회 참가자들의 유창한 한국어 구사력과 훌륭한 어휘선택으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고 평가한 한편, “한국과 호주의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2021년, 뜻깊은 대회에 참가자 개개인이 양국 간의 문화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NSW주 교육부 소속 최희정 한국어 교사는 “한국인이어서 당연하게 여겼던 소중한 우리 문화 요소를 외국인의 시선에서 다시 듣는 것은 새로운 영감을 주었으며, 심사를 떠나 한국 문화를 주제로 참가자들의 다채로운 생각과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 매우 즐거웠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김지희 문화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호주에서 점점 높아지는 한국어 학습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는 한국어에 대한 상호 이해로 이어진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참가자들의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한층 더 깊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대회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여정에서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를 희망한다.”라고 마무리했다. 내년의 한국어말하기 대회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벌써 기대가 된다. 언어가 곧 문화이며 문화가 곧 언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말에 스며든 우리의 문화, 이제는 외국인들이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