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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최대 애니메이션 박람회에서 울려 퍼진 케이팝

2023-02-2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2월 11일과 12일 마드리드 박람회장(IFEMA Madrid)에서 스페인 최대 애니메이션&만화 박람회 '재판 위캔드(Japan weekend)'가 개최됐다. 재팬 위캔드는 마드리드 및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빌바오, 그라나다, 부르고스, 아 코루냐 스페인 7개 도시에서 열렸는데 애니메이션, 만화 및 일본 디지털 문화 애호가를 위한 필수 이벤트로 소개되고 있다. 2008년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일본의 일상 체험을 목적으로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개최한 이 박람회는 그 다음 해 마드리드에서 열렸고 이제는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아시아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건강한 카나발'이라고도 불리는 재판 위캔드는 관람객들이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코스튬을 하고 입장하는 특징을 지닌다. 박람회가 열린 주말에는 박람회장을 향하는 지하철에서 다양한 코스튬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날은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캐릭터로 분장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이다. 지난해 스페인의 소비자협회에서 '2시간에 이르는 입장 줄', '소홀한 안전 관리' 등을 이유로 경고를 받아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문화 축제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꼽힌다.

'재판 위캔드(Japan weekend)'에서 한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재판 위캔드(Japan weekend)'에서 한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케이팝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몇 년 동안 꾸준히 'Han-a'와 같은 한류 커뮤니티도 참가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케이팝 커버 가창 및 댄스 경연 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케이팝' 대신 '아시아'로 바꿔 재팬 위캔드 내 한국문화 및 케이팝의 비중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아 뮤직 가창 및 댄스 경연 대회의 주 참가자들은 거의 케이팝을 커버하는 그룹이나 개인 참가자들이며 구색을 맞추는 용도로 애니메이션 노래 가창 및 댄스팀이 섞여 있는 모습이다. 이번 재팬 위캔드에서의 아시아 댄스 커버 경연 대회에도 대부분이 케이팝을 커버하는 그룹 및 개인이었다. 이는 노래방 가창 경연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른 참가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케이팝 커버였다.

참가 부스에서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도 케이팝의 인기를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이쪽저쪽에서 무작위로 재생하는 케이팝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는 케이팝 랜덤 플레이가 진행되고 있었고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래방 기계 앞에 대기 중인 이들은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춤추며 기다림 자체도 즐기고 있었다.

박람회장 내에서 케이팝이 흘러나왔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박람회장 내에서 케이팝이 흘러나왔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마드리드 한 어학원에서는 한글 수업, 한국의 전통놀이 체험 및 한국 여행 세미나를 진행했다. 어학원의 원장 도나또(Donato) 씨는 "케이팝은 몇 해 전부터 학원에 학생들을 오게 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자 케이팝을 틀고 커버 댄스 팀을 초청하며 한국어 수업을 맛보기로 진행하는데 언제나 인기가 좋다. 사실 '재팬 위캔드'이지만 케이팝과 한국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시아 문화 축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는데 혼자 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그룹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번 여름 한국으로 첫 그룹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유튜브나 틱톡 등의 영향으로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을 접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공기놀이'와 '제기차기'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한 그룹의 청소년들은 "한국 청소년들의 브이로그를 많이 시청했다."며 "그중 인상 깊었던 놀이는 '똥침 놀이'이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글을 혼자 공부하고 있다는 8살 사라는 "'공기놀이'를 유튜브에서 봤다."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통신원은 '공기놀이'를 체험한 많은 이들이 '공기'를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문의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한 어학원의 부스에서 진행된 한글 수업과 한국 여행 세미나 - 출처: 통신원 촬영

<한 어학원의 부스에서 진행된 한글 수업과 한국 여행 세미나 - 출처: 통신원 촬영>

오랫동안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주축으로 하는 일본의 문화콘텐츠는 아시아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로서 스페인을 비롯한 서양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스페인 최대 애니메이션&만화 박람회 재판 위캔드에서 케이팝이 끊임없이 흘러나올 만큼 최근 5년 사이 케이팝은 많은 팬들을 양성하며 청소년 문화 및 스페인 대중문화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한국 드라마 및 영화 그리고 웹툰의 인기도 거세다. 양질의 한국의 문화콘텐츠로 이루어진 대규모 한국 콘텐츠 박람회를 열릴 일도 머지않았음을 짐작해 본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