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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 스페인 독자들을 만나다

2024-03-1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월 12일 월요일 마드리드 시내 라 미스트랄(La mistral)에서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와 스페인 독자들이 만났다. 서울 청파동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노숙인 출신 아르바이트생 주인공과 편의점 사람들 그리고 그 편의점을 들르는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불편한 편의점』은 2021년 4월 한국에서 출간돼 현재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 마드리드 시내 서점에서 열린 김호연 작가와의 대화 - 출처: 통신원 촬영 >

김호연 작가와의 이번 만남은 주스페인한국문화원(원장 신재광)과 두오모 에디시온에스(Duomo ediciones) 출판사 및 까사 아시아(Casa Asia)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한국 문학의 지원 및 홍보 일환으로 한국에서 누적 판매 130만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불편한 편의점』의 스페인 공식 출간을 기념해 개최됐다. 스페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문학이 활발히 출간되면서 현지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문학 작품이 세계 문학상에 입후보하거나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은 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스페인 독자들에게 한국 작가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문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 김호연 작가를 보기 위해 줄을 선 스페인 독자들, 스페인 번역본에 받은 작가의 사인 - 출처: 통신원 촬영 >

작가와의 대화는 라 미스트랄 서점 지하 공간의 무대에서 열렸다. 행사 시작 전부터 마련된 좌석은 가득찬 모습이었다. 미처 행사 장소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이 계단부터 1층 입구까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의 열띤 홍보와 한국 문학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좌석에 채 앉지 못한 독자들은 계단 위나 구석 바닥에 앉아 작가와의 만남을 고대했다.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채 자리에 앉지 못한 독자들까지 옹기종기 모인 모두가 큰 박수로 작가를 맞이했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 신재광 원장은 몇 년 전 한국에서 읽었던 좋은 작품이 스페인어로 번역돼 현지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를 전하며 행사 시작을 알렸다. 행사는 서점 직원 페드리코(Fedrico)의 사회로 진행됐다. 페드리코는 "작품이 비주얼적"이라며 드라마 속 장면처럼 각 에피소드가 생생히 펼쳐지는듯한 느낌을 표현했다. 더불어 작가의 작품부터 글쓰기 기법에 이르는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스페인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스페인 문화부의 지원으로 마드리드에 초청받아 3개월 간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는 김호연 작가는 언어장벽을 뛰어넘는 재치 있는 언변과 유머로 스페인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자신을 보러 와준 관객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으며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스토리텔링에 관해 조언했다. 또한 "작품의 배경이 왜 편의점인가?"에 대한 질문에 "30여 년 전 구멍가게들이 거대 자본주의를 앞세운 편의점에 잠식됐다. 어느새 동네에 늘어선 편의점은 우리의 다양한 이웃들이 스쳐가는 공용의 공간이며, 방범소로 활용될 정도로 서민들에게 친근하고 가까운 장소다."고 설명했다. 한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까르멘(Carmen) 씨는 "케이팝에서 시작해 한국 드라마를 거쳐 최근에는 한국 문학의 팬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이 진행하는 한국 문학 및 작가 소개 행사에 참여하면서 한국 문학을 접하기 시작했다."면서 "그 속에 녹아있는 한국의 역사, 한국인들의 생활 등의 한국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드라마를 통한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 라 미스트랄(La mistral) 서점 아시아문학 진열대의 한국 문학, 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페드리코(Fedrico)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를 찾은 22세 라우라(Laura) 씨는 "『아몬드』나 『풀』과 같은 한국 문학을 읽었다."면서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작품에 스며들어 있는 한국문화나 정서를 알 수 있어 한국어를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불편한 편의점』을 막 구입했다는 22세 나탈리아(Natalia) 씨도 "한국어를 1년 동안 배우고 있으며 최근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돼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한국 문학에는 한국인의 일상과 정서가 녹아 있기 마련이니 이번 기회에 다양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고 싶다."고 했다.

스페인 언론 《El Confidencial(엘 컨피덴시알)》은 "나비가 날아오른 날갯짓이 허리케인을 일으킨 것처럼 10년 전 케이팝으로 시작된 한류는 돌풍이 돼 드라마, 영화, 음식 등 콘텐츠 및 소비재산업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제 그 현상은 문학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어 "10년 전 이곳에서 케이팝이 막 들리기 시작했을 때 대다수의 스페인 국민은 김치의 나라 출신인 작가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며 "수년간 스페인어로 번역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 작가의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한국 문학과 그 작가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불편한 편의점』의 출판사이기도 한 두오모 출판사 관계자는 《El Confidencial》과의 인터뷰에서 "무라카미가 스페인에서 아시아 문학의 문을 연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작가를 포함한 다양한 아시아 작가들이 스페인 출판사의 작가 리스트에 올라 있다. 문학적으로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상업적 성공도 보장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더불어 "세계화로 여러 문화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지만, 우리가 모든 문화에 이렇게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국의 것에는 그동안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신선함이 있다."고 호평했다. 이어 "정보와 이니셔티브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와는 전혀 달라 도드라지는 관점에 결국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는 한국이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뛰어난 트렌드의 인큐베이터가 된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케이팝으로 시작된 한류의 거센 돌풍이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 이제 K-문학으로도 일고 있는 한류. 위와 같은 여러 기회를 통해 다양한 한국 문학과 한국 작가가 현지에 소개돼 스페인 독자들이 한국을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El Confidencial》 (2024. 1. 30). España lo flipa con Corea del Sur: por qué todos sus libros son fenómenos literarios, https://www.elconfidencial.com/cultura/2024-01-30/cho-nam-joo-fenomeno-literatura-coreana_3812092/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