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독일 사회에서도 놀라운 소식이다. 보도 시점은 모두 다르지만 5개 이상의 언론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짜이퉁(FAZ,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과 같은 전국 일간지부터, 《쥐트도이체짜이퉁(SZ, Süddeutsche Zeitung)》, 《슈투트가르터나흐리시텐(StN, Stuttgarter Nachrichten)》, 《프랑크푸르터룬트샤우(FR, Frankfurter Rundschau)》, 《타게스샤우(Taggesschau)》의 잇따른 보도가 있었다.
< '급진적 반란'이라는 제목의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FAZ' >
먼저 《FAZ》는 10월 11일 '급진적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한강 작가의 책 『채식주의자』 단일 작품으로만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책이 2016년 독일 출판시장에 등장했을 때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 적었다. 더불어 "한강이 급진적 수단을 채택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 없이 그를 전 세계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만들었다."라며 책의 급진성을 강조했다.
< '스톡홀롬에서의 놀라움'이라는 제목의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SZ' >
《SZ》는 수상자의 성별에 주목한 기사를 전했다. "스톡홀롬에서의 놀라움 - 노벨 문학상 한강"이라는 제목으로 2017년 이후 노벨 문학상이 남성과 여성에게 번갈아 수상됐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마다 여성과 남성이 번갈아 수상자가 된 것이 올해에도 유지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강은 올해 첫 여성 노벨상 수상자이며 의학, 물리학, 화학 분야의 수상은 모두 남성에게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강은 1970년 광주 출생이며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했다."고 설명하면서 "1993년 한 잡지사에 시를 기고했고 2년 뒤 단편 모음집을 처음으로 출판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한강의 국제적 인기는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로부터 비롯됐으며 여성 주인공이 고기를 먹는 것을 거부한 뒤로 경험하게 되는 폭력적 결과"라며 내용을 요약하며 『채식주의자』를 언급했다.
< '한국 여성이 학계의 인정을 받다'라는 제목의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StN' >
《StN》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의 역사적 의미를 중심으로 보도했다. "헤밍웨이, 처칠, 그라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라는 소제목으로 1901년 이래 121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셀마 라겔뢰프(Selma Lagerlöf),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뿐만 아니라 윈스턴 S. 처칠(Winston Churchill) 영국 전 총리, 밥 딜런(Bob Dylan) 미국 가수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언급했다.
< '노벨 문학상이 한국으로 향하다'라는 제목의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FR' >
《FR》의 보도에는 책 『채식주의자』의 문장을 직접 인용한 점과 노벨상에 대한 설명이 담긴 47초 분량의 영상을 삽입한 점이 눈에 띄었다. 책에서 인용한 문장을 기사 하단에 배치하며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한강 작가의 개인적 배경에 대한 설명보다는 작품 자체에 대한 설명을 더욱 자세히 적었다. 노벨 문학상 이전 수상자에 대한 정보도 비교적 짧게 언급됐다. "한강 작가가 올해 노벨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이라는 점"과 "현재까지 18명의 여성이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점"이 한 문장으로 언급됐다.
< '신뢰의 언어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Taggesschau' >
《Taggesschau(타게스샤우)》는 한강 작가가 집필한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를 구성했다. "한강은 우리 사회의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해 쓴다. 잃어버린 사람들과 배제된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그들에게 목소리를 준다: 조용하고, 시적이며 모든 고통에 대한 것임과 동시에 희망으로 가득 찬 것이다."라며 문학적 가치를 조명했다. 해당 기사는 한강 작가의 어린 시절에 대한 정보로 시작해 책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의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트라우마에 대한 대응", "가차없는 질문", "특별한 언어"로 소제목을 구성해 한강 작가 작품의 의미를 요약했다. 더불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전두환 정권의 독재와 폭정에 대한 내용도 언급했다. 독일 언론의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소식 보도 방식은 모두 달랐지만 대부분의 언론이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비슷한 정보를 반복적으로 실어 나르는데 그쳤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한류 전파에도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표면적인 수상 소식을 넘어 한강 작가 작품에 반사된 한국 사회의 명과 암, 한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집단적 트라우마 등 보다 더 깊이 있는 내용이 알려진다면 독일과 한국 사회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더 심도 있는 문화교류에 기여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FAZ》 (2024. 10. 10). Radikales Aufbegehren, https://www.faz.net/aktuell/feuilleton/radikales-aufbegehren-110040500.html
- 《Süddeutsche Zeitung》 (2024. 10. 10). Überraschung in Stockholm - Literaturnobelpreis für Han Kang,https://www.sueddeutsche.de/panorama/auszeichnung-ueberraschung-in-stockholm-literaturnobelpreis-fuer-han-kang-dpa.urn-newsml-dpa-com-20090101-241010-930-256795
성명 : 최경헌[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프랑크푸르트 통신원] 약력 : 전)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국제대학 문화디자인경영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