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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지속가능성, 착한 한류에 대해 논하다

2025-02-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멕시코 길거리에서 케이팝 커버댄스를 추는 젊은 세대를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케이팝이 멕시코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빌딩 앞 유리 창을 거울삼아 춤을 추는 모습은 현지 케이팝 팬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 문화를 즐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멕시코 청소년연구소가 케이팝과 관련 문화를 청소년 문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정한 것도 그 인기와 영향력을 반영한 결정이다. 케이팝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패션, 댄스, 언어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멕시코 청소년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창의성과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문화 플랫폼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멕시코에 다가오는 큰 파도에 밀려오는 빙산과 같다'는 한류 관련 비유는 케이팝의 확산이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큰 변화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잘 표현한다. 멕시코에서 케이팝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점차 중요한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예로 멕시코 청소년연구소 5층에 위치한 케이팝 아카데미에서는 연말 케이팝 바자회를 열어 원화 1,000원에서 1만 5,000원 사이의 다양한 케이팝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멕시코 언론 또한 "BTS,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트와이스, 세븐틴 등과 같은 케이팝 아이돌이 매년 약 35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같은 케이팝의 경제적 지위는 음악산업에만 그치지 않고 패션, 뷰티, 관광 등 타 분야에서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멕시코 현 경제부 장관 마르셀로 에브라드(Marcelo Ebrard)의 한국문화 사랑은 남다르다. 유력한 멕시코 대선후보인 그는 "2025년 BTS를 멕시코에 초청하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한류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인다. 이처럼 멕시코 내 한국 콘텐츠 인기가 정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2025년에도 한류는 점점 성장하며 더 많은 팬층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산업이 밝게 빛나는 것만큼이나 그림자도 존재한다. 몇몇 현지 온라인 매체는 화려한 모습 뒤에 숨어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아티스트들은 불공정한 계약과 강도 높은 훈련, 과도한 일정 등으로 인한 힘든 상황을 참아내며 한류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말을 쏟아 내기도 한다. 꺼내기 쉽지 않은 말들로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어두운 부분을 꼽는 유튜버도 찾아볼 수 있다. 위키백과(Wikipedia)에는 '케이팝의 성적 대상화와 착취'라는 주제로 한류를 분석한 내용이 있다. 해당 내용은 "여성은 의도적으로 남성의 시선을 끌고, 남성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이국적이고 순종적이도록 간주된다."면서 로리타(lolita) 문화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 케이팝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최악의 케이팝 에이전시' - 출처: 틱톡 계정(@peores-agencias-de-kpop)  >

일부 분석에 따르면 성적 대상화 관련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도발적인 의상과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의견은 뮤직비디오나 무대에서 성적 대상화가 어떻게 확대돼 왔는지를 강조한다. 또한 아티스트 홍보 과정에서 다수의 엔터테인먼트사가 개인의 독립적인 이미지보다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하나의 마케팅 전략에 해당함을 언급한다.

과거 엄격한 가부장적 성역할이 존재했던 한국에서 남성 아이돌은 종종 한국의 전통적인 남성성에 대한 기대감에 직면한다. 더 다양한 청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현실과 다른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한편 여성 아이돌은 모순된 기대에 직면해 있다. 가부장적 성역할에 반하는 강인하며 독립적인 모습도 기대받는 한편 복종적이고, 순진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울 것으로 예상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중적 이미지를 복잡하게 만든다. 산업적 측면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성공에 가까워지기 위해 모호함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종종 이러한 모호함은 성모마리아 콤플렉스(Madonna-Whore Complex)를 낳는다는 비판도 받는다.

케이팝 아이돌이 한류의 확장과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현지 유튜브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한편 소셜미디어에서는 "힘들게 노력하는 케이팝 아이돌 덕분에 멕시코에서도 한류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는 내용이 공존한다. 양질의 발전을 위해 이제 화려한 곳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부분을 개선하고 그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 가는 착한 한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틱톡 계정(@PeoresAgenciasDeKpop), https://www.tiktok.com/discover/peores-agencias-de-kpop
- 유튜브 계정(@coreanasexiliadas), https://www.youtube.com/watch?v=XjNSMVIPj8c
- 《MILENIO》 (2024. 11. 17). México está en modo K-pop. Un corrido en coreano ya no suena tan descabellado, https://www.milenio.com/espectaculos/la-fiebre-del-k-pop-contagia-a-mexico
- 위키백과, https://es.wikipedia.org/wiki/Sexualizaci%C3%B3n_y_explotaci%C3%B3n_sexual_en_el_K-pop
- 유튜브 계정(@Documental), https://www.youtube.com/watch?v=qt7_lpv338g
- 멕시코 청소년연구소, https://www.injuve.cdmx.gob.mx/servicios/servicio/k-pop-academy

	

통신원 정보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약력 : 현) 한글문화원 원장 전) 재멕시코한글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