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1일 20시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의 소극장에서 이집트와 한국 예술가들의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ANE(Artist Network of Egypt)가 주최한 이번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만석을 이뤘으며 김용현 주이집트대한민국대사를 비롯한 여러 한국 기관장, 이집트 예술인들이 참석해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ANE는 2021년에 결성된 단체로 이집트에 거주하는 한국 예술인들이 이집트의 예술가들과 협력해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무대를 만들어왔다. 이 단체는 예술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기념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공연 문화가 많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집트에서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예술을 누리게 하자는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 '스프링, 어게인(Spring, Again)'은 그 여정의 또 다른 성공적인 사례로 사계절을 주제로 삶의 희망과 회복을 예술적으로 풀어냈다. '스프링, 어게인(Spring, Again)'은 봄의 신선함, 여름의 열정, 가을의 결실, 겨울의 고통을 중심으로 계절의 순환이 주는 삶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계절의 변화는 내레이션과 기타 연주를 통해 섬세하게 묘사됐으며 이혜연 작가의 드로잉 작업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집트 풍경과 계절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담아냈다. 이혜연 작가의 시각적 표현이 음악과 어우러져 공연의 몰입감을 한층 높였다. 봄의 첫 물방울을 그린 드로잉과 함께 생동감 넘치는 클라리넷 연주와 피아노 협주로 시작된 공연은 이내 관객들을 예술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이어지는 무대에서 피아니스트 송은영은 쇼팽의 녹턴(Op. 9, No. 2)을 연주하며 봄의 기운을 관객들에게 전달했으며, 이어 소프라노 이한나는 한국의 가곡 <첫사랑>을 통해 한국 음악의 감성을 선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유승혜와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 소속 피아니스트 나가메야(Nagameya)가 함께 포핸즈 연주를 선보이며 웅장한 선율과 새로운 해석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유승혜의 <아리랑 변주곡> 연주에서는 이집트 남성 현대 무용가가 무대에 올라 한국 음악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춤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음악과 어우러진 그의 춤은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삼중주와 포핸즈 피아노 연주 장면 - 출처: 통신원 촬영>
겨울의 대목에서는 현대 무용가 김카르마와 로베어 아티아, 산드라 사드 쇼키가 전쟁의 아픔과 혹독한 겨울을 춤으로 표현했다. 특히 김카르마의 안무는 이집트와 한국의 전통 놀이를 모티브로 삼아 두 문화의 정서를 춤으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여기에 이집트 소프라노 달리아 파룩(Dr. Dalia Farouk)과 한국 소프라노 이한나의 강렬한 솔로와 감동적인 듀엣이 더해져 공연이 정점으로 향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겨울의 고통을 넘어 다가오는 봄의 희망을 상징하며 무대를 채웠다.
< 현대 무용과 소프라노의 듀엣 - 출처: 통신원 촬영>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1시간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했다."며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외국인 관객은 "이 공연은 이집트와 한국의 문화적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였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협력이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이집트의 안과 의사이자 화가인 파리드 파델 박사는 "공연 전체가 따뜻함과 조화로움으로 이어진 완벽한 작품이었다."고 극찬했다. ANE 대표이자 이번 공연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통신원은 공연을 준비하며 생각지도 않은 난관에 부딪쳐 답답함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팀워크가 매우 좋았고 연주자들이 먼저 봄의 희망을 느끼고 소망하고 있었기 때문에 즐거움이 컸다. 카이로의 가장 유서 깊은 공연장 중 하나인 오페라 하우스에서 무대를 올린다는 부담감보다 관객들이 이 공연을 통해 봄의 희망을 안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그런 피드백을 많이 받아 고생했던 기억들이 씻겨 나가는 것 같았다. 또한 공연 후 이집트 아티스트들로부터 이후 협업 요청이 많아 더욱 뿌듯했다. 문화교류는 단순히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이집트에서 거주하며 쌓아온 문화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깊이 있는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ANE 소속 아티스트들은 현지 아티스트들과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하고 창작을 이어가는 한편 현지 예술을 배우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손은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집트/카이로 통신원] 약력 : ANE(Artist Network of Egypt) 대표, 한국문화공간 The NAMU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