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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현대 미술 실험소: 릴예발크스(Liljevalchs)의 '봄 살롱(Vårsalongen)'

2025-03-2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다양한 박물관들이 모여있는 스톡홀름의 유르고르덴(Djurgården) 지역에 위치한 현대미술관 릴예발크스(Liljevalchs). 스웨덴인들도 이 박물관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헷갈려 해 릴예발크스 홈페이지는 '릴예발크스'라고 발음하면 된다고 알려주기까지 한다. 이 이름은 성공한 사업가(Carl Fredrik Liljevalch jr)의 이름을 딴 것으로 릴예발크스 미술관은 그가 죽고 난 후 그의 재산으로 건축됐다. 그는 생전 다양한 예술가 친구들과 어울렸다.
 

< 2025 '봄 살롱(Vårsalongen)'의 영상 포스터 속 한 장면 - 출처: 릴예발크스(Liljevalchs) 홈페이지>

릴예발크스는 매년 봄에 '봄 살롱(Vårsalongen)'이라는 전시를 개최한다. 1921년부터 시작된 전통 있는 전시인 이 '봄 살롱'에는 18세 이상 스웨덴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해 자신의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봄 살롱'에 전시될 작품은 심사위원들에 의해 선택된다. '봄 살롱'은 이름답게 보통 1월 중순부터 3월 사이에 매년 개최된다. 첫 번째 '봄 살롱'은 1921년에 개최됐다. 2차 세계대전 중 비상 기간을 포함해 몇 차례 취소됐다. 초창기에는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고 전시 기간도 바뀌었다. 그럼에도 '봄 살롱'은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되고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유서 깊은 정기 미술 전시다.

< 2025 '봄 살롱(Vårsalongen)' 전시장의 작품과 관객 - 출처: 통신원 촬영 >

'봄 살롱'에는 어떤 기술이나 재료로 만든 작품도 자유롭게 출품 가능해 다채로운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었다. 올해 '봄 살롱'은 2월 14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됐다. 약 4,000건의 지원서가 접수돼 최종적으로는 총 177명의 예술가의 282점의 작품이 합격해 이번 봄 살롱에 전시됐다.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18세에서 78세까지 폭넓은 연령대로 스웨덴 곳곳의 다양한 지역 출신이었다. '봄 살롱'은 젊은 신진 예술가들과 오랫동안 미술계에서 활동해온 사람들 모두가 어울려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지난 몇 년간의 '봄 살롱' 출품작들과 마찬가지로 올해의 작품도 소재와 기법이 매우 다양했다. 고전적인 회화, 조각 및 드로잉부터 혁신적인 도자기, 비디오, 사진, 퍼포먼스 및 공간 설치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올해 지원자들의 작품 중에서는 직물이 특히 두드러졌다.

< 2025 '봄 살롱(Vårsalongen)' 전시장 중앙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 전시 공간의 중앙에는 'Till salu vårsalongen'이라는 팻말과 함께 작품 번호가 나열된 스크린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Till salu'는 판매용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이번 '봄 살롱'에 전시된 작품들을 현장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전시 카탈로그에는 참가자가 직접 정한 가격을 확인할 수 있었고 관객들은 카탈로그를 보며 작품을 고르고 있었다. 또 작품들의 일부를 촬영한 후 인쇄해 만든 퍼즐을 들고 다니며 관객들이 어떤 작품인지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 청소년 전시장 '웅 봄 살롱(Ung Vårsalong)'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편 청소년들은 '웅 봄 살롱(Ung Vårsalong)'이라고 불리는 '청소년 봄 살롱'에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제12회를 맞이한 올해 '청소년 봄 살롱'은 2월 2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2008년 또는 2009년에 태어나 스톡홀름 카운티에 거주하거나 고등학교에 다니는 모든 청소년이 작품을 출품할 수 있었다. 지원 연도에 16세 또는 17세가 되는 스톡홀름주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시인 셈이다. 올해 '청소년 봄 살롱'에는 55명의 참가자가 만든 58개 작품이 전시됐다. '청소년 봄 살롱'은 전시장 가장 입구에 위치해 있었다. 가장 일반적인 작품 종류는 회화였지만 다양한 혼합 매체, 사진, 음향 작품도 전시됐다. 이번 '청소년 봄 살롱'에는 총 149명의 청소년이 330개의 작품을 제출했다. 릴예발크스가 청소년들에게 "계속 창의적으로 살아가고, 자신을 표현하고, 창조하세요!"라고 전하며 청소년들의 예술 활동을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미술을 공부한 사람뿐만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지원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릴예발크스의 '봄 살롱'은 스웨덴의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미술 전시가 아닐까 싶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릴예발크스(Liljevalchs) 홈페이지, https://liljevalchs.se/kalender/varsalongen-2025/

통신원 정보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번역가, 통역사, 공공기관 조사연구원 전)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