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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까 디 볼로냐(Cineteca di Bologna) 특별전

2025-04-0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우연히 찾은 볼로냐(Bologna)의 한 예술영화관에서 우연히도 박찬욱 감독의 명작 <올드보이>를 상영한다고 해 영화를 관람하고 이탈리아 영화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볼로냐는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 주의 주도이자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로 특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볼로냐 대학 등 대학 도시로 유명하다. 주말을 맞아 볼로냐 중심지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학생들과 시민들, 주변 도시에서 마실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볼로냐 기차역에서부터 이어지는 쇼핑 거리를 따라 걷다 두오모(Duomo) 근처에 이르면 보이는 영화 극장인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Cineteca di Bologna)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영화 아카이브 및 문화 기관으로 영화의 보존, 복원, 연구 및 상영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특히 고전 영화 및 독립 영화에 대한 방대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달 다양한 영화제와 상영회를 개최하고 있다. 영화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교육적 활동뿐만 아니라 워크숍과 강연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는 이탈리아 영화 애호가들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이자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이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를 방문한 날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상영하는 날이었다. 영화관 내부 바(Bar)는 영화 관람을 기다리며 아페리티보(Aperitivo;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음료 문화로, 저녁 식사 전에 음료와 간단한 스낵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칵테일, 와인과 같은 음료와 함께 올리브, 치즈, 비스킷 같은 간단한 스낵을 곁들인다)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볼로냐 대학생 엠마뉴엘레는 "<올드 보이>는 친구가 추천해 보러 오게 됐어요. 그 친구는 박찬욱 감독의 엄청난 팬인데 특히 <올드보이>는 이미 세 번 봤다고 해요. 네 번째 보러 오는데 제가 따라온 거죠.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을 재미있게 봤는데 한국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기대되네요."라고 말했다.

<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 홈페이지가 홍보한 '올드보이' 상영 - 출처: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Cineteca di Bologna) 홈페이지 >

이번 <올드보이> 상영은 '가브리엘레 마이네티(Gabriele Mainetti)에게 주어진 자유'라는 주제의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배우이면서 프로듀서인 가브리엘레 마이네티는 이탈리아 현대 영화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 홈페이지에 따르면 장르와 영향을 융합해 개인적이고 인식 가능한 언어를 창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영화 역사에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이번 특별전 영화들은 시네마테카 디 볼로냐가 가브리엘레 마이네티에게 그의 예술 세계에 특별한 영향을 준 영화를 선정해 줄 것을 요청해 추진됐다.


<올드보이> 외에도 또 다른 한국 영화인 정병길 감독의 <악녀(2017)>가 상영작 목록에 올라가 있었다. 또한 1990년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인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타락천사(1995)>, 1960년과 1970년대에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서부 영화 장르를 이르는 '이탈리아 스파게티 웨스턴'의 대표작인 세르지오 레오네 (Sergio Leone)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1964)>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해당 영화는 가르리엘레 마이네티의 최신 액션 영화 <금지된 도시(La città proibita)>의 개봉을 기념하며 그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영화인 단편영화 두 편과 함께 상영되고 있었다.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 측은 이번 특별전을 "이탈리아적인 관점에서 환상을 재창조한 영화감독의 상상력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이며 강렬한 스타일적 임팩트를 지닌 영화에서 스펙타클과 감정을 혼합하며 국제적인 장르 영화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라고 평했다. 


영화관에서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된 볼로냐에 사는 마르타와 에토레는 "우리는 주말이면 자주 이 영화관을 찾아요. 상업 영화 극장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아주 훌륭한 영화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거든요. <올드보이>는 믿을 수 없이 잘 만들어진 영화에요. 영화가 끝난 지금도 그 영상과 줄거리가 주는 힘이 나를 압도하는 느낌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시네마테까 디 볼로냐(Cineteca di Bologna) 홈페이지, https://cinetecadibologna.it/

통신원 정보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이탈리아 씨어터 노 씨어터(Theatre No Theatre) 창립 멤버,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