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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펼쳐지는 한국 문학의 향연

2025-04-1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25년 3월 폴란드 전역에서 한국 문학을 조명하는 다양한 행사가 문학을 매개로 한 한국과 폴란드 간의 문화교류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작가 초청 온라인 만남, 바르샤바 및 크라쿠프 문학 동아리 정기 모임, 그리고 주목할 만한 한국 문학 번역 작품의 출간까지 다채로운 한국 문학 관련 콘텐츠가 준비됐다.

먼저 주목할 만한 온라인 행사는 박소영 작가와의 특별한 만남이었다. 주폴란드한국문화원이 스토리라이트 출판사와 협력해 마련한 이번 행사는 소설 『스노볼(Snowglobe)』의 저자인 박소영 작가와 독자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스노볼』은 청소년 디스토피아 장르의 소설로 2025년 3월 12일 공식 출간됐다. 행사는 3월 10일 18시부터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돼 사전 등록자에 한해 회의 링크가 제공됐다. 작가가 직접 작품 세계와 집필 배경을 소개하고 참가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눴다. 참여 인원은 선착순 150명으로 제한됐는데 참가자 중 10명에게는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책이 증정될 것으로 알려져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 박소영 작가와 폴란드 거주 독자들의 온라인 만남 행사 - 출처: 주폴란드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CentrumKulturyKorei) >

오프라인 행사로는 크라쿠프와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한국 문학 동아리 정기 모임이 있다. 크라쿠프에서는 2월부터 시작된 문학 동아리가 헨리크 요르단 청소년센터(Centrum Młodzieży im. Henryka Jordana, ul. Krupnicza 38, Kraków)에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진행된다. 총 10회의 모임이 예정돼 있으며 매회 서로 다른 한국 문학 작품을 읽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7회 이상 참석자에게는 소정의 선물이 제공될 예정이다. 오는 3월 29일 15시부터 16시 30분까지 진행되는 두 번째 모임에서는 연소민 작가의 『공방의 계절』이 다뤄질 예정이다. 같은 날 바르샤바에서도 도심문화회관(Dom Kultury Śródmieście)과 협력해 진행되는 세 번째 정기 모임이 열린다. 시간은 크라쿠프와 동일하게 15시부터 16시 30분까지이다. 이곳에서도 『공방의 계절』을 중심으로 참여자들이 작품을 읽고 서로의 감상을 나눌 예정이다. 바르샤바 문학 동아리는 올해 총 11회 모임을 계획하고 있으며, 크라쿠프와 마찬가지로 일정 회차 이상 참석하는 경우 선물을 증정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 발간회 - 출처: 아시아 및 태평양 박물관 페이스북 계정(@muzeumazji) >

이번 3월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작품이 곧 현지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바로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Lekcje greki)』이다. 이 작품은 두 사람의 시선으로 풀어낸 상실과 사라짐에 대한 서사다. 익명의 여성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목소리를 잃는다.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는 단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고 침묵은 죽음이 드리운 공간처럼 차갑고 무겁다. 어머니의 죽음, 이혼, 아이에 대한 양육권 상실이 원인일까? 그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그와 함께 언어와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그로 인해 겪은 고통을 따라가며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또 다른 화자는 고대 그리스어와 서양 철학을 가르치는 남성이다. 그는 독일과 한국 사이, 두 문화와 두 국가 사이에 삶을 나눈 인물로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회상한다. 『희랍어 시간』은 목소리를 되찾고자 하는 여성과, 시야가 점점 사라지는 남성이 언어를 통해 만나는 이야기다. 낯선 언어 속에서 자신을 회복하려는 이들과 함께 독자들은 언어가 단지 소통의 수단이 아닌 정체성과 존재 그 자체임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은 저스티나 나이바르-밀러(Justyna Najbar-Miller)가 번역했으며 폴란드 공식 출간 및 배송은 3월 26일 이후 시작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폴란드 독자들과 만나는 한국 작가들, 그리고 폴란드어로 새롭게 태어나는 한국 문학 작품은 현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문학을 통해 언어와 감정을 나누고, 서로 다른 문화 속 삶을 이해하는 시간은 지금 이곳 폴란드에서 계속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아시아 및 태평양 박물관(Muzeum Azji i Pacyfiku) 페이스북 계정(@muzeumazji), https://www.facebook.com/muzeumazji
- 주폴란드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CentrumKulturyKorei), https://www.facebook.com/CentrumKulturyKorei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폴란드/바르샤바 통신원]
약력 : 에피소든 운영 총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