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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필리핀 총선·지선 - 해외 유권자 온라인 투표 및 인증 문화 주목

2025-05-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25년 5월 12일 필리핀 전역과 전 세계 재외 유권자들은 중요한 선택의 날을 맞았다. 이번 총선은 단순한 정치 행위를 넘어 국민 모두가 사회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변화의 주체로서 책임을 실천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보여주는 대규모 행사였다. 7,000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들이 하원의원 317석 전원과 상원의원 24석 중 12석, 그리고 주지사, 시장, 시의원 등 지방정부 지도자를 새로 선출했다. 선출된 이들은 향후 3년간 국가 정책과 지방 행정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를 맡게 됐다. 이번 총선은 현직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진영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진영 간 대결 구도로도 주목받았다. 선거 결과, 마르코스 진영은 상원 12석 중 6석을 확보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둔 반면 두테르테 진영은 4~5석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특히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감 중인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정치적 기반인 다바오시 시장 선거에서 경쟁자보다 8배나 많은 표를 받았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한 것으로 반면에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지지는 상승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출마한 후보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출마한 후보자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2025년 총선에서 주목할 변화는 해외 유권자를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온라인 투표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4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77개국에 거주하는 약 120만 명에 달하는 해외 유권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사전 등록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종단간 검증 방식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투표 기밀성과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다. 이는 재외국민의 참정권 보장과 선거 참여율 제고를 위한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과 별개로 선거 당일 필리핀 거리와 투표소는 유권자들로 활기를 띠었다. 가족 단위로 투표소를 찾는 모습, 길게 늘어선 대기 행렬 등은 필리핀 민주주의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줬다. 투표를 마친 뒤 손가락에 찍힌 잉크 자국은 '투표 인증'의 상징이다. 손가락에 남은 잉크 자국은 단순한 절차를 넘어 부정 투표를 막는 장치이자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했다는 자부심이기도 하다.
BBQ의 투표 인증 10% 할인 이벤트 제이코 도넛 앤 커피가 제공한 투표 혜택

< (좌)BBQ의 투표 인증 10% 할인 이벤트, (우)제이코 도넛 앤 커피가 제공한 투표 혜택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편 최근 몇 년 사이 필리핀에서는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투표 인증 할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레스토랑, 카페, 패스트푸드점, 의류 매장 등에서 투표를 마친 후 손가락에 묻은 잉크 자국을 보여주면 특별 할인, 1+1 이벤트, 무료 음료,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I voted' 해시태그와 함께 투표 인증샷을 올리며 여러 할인 혜택을 누리는 모습은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선거 당일 투표를 인증하면 필리핀 내 모든 매장에서 제조 음료를 대상으로 무료 사이즈업 혜택을 제공했다. 이케아는 선거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 사이 투표 인증 시 미트볼을 15%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제이코 도넛 앤 커피(J.CO Donuts & Coffee) 역시 투표 인증 시 모든 음료 대상 사이즈업 혜택을 제공했으며, 던킨 도넛은 커피 구매 시 도넛 1개를 무료로 제공했다. 도미노피자는 투표 독려 차원에서 선거 당일부터 16일까지 피자 50%를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BBQ 치킨 역시 투표자에게 10% 할인을 제공하는 등 필리핀 민주주의 실천에 동참했다. 

투표 인증 할인은 첫째,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젊은 세대나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경우 투표가 어렵거나 지루한 일이 아니라 보람 있고 즐거운 경험임을 깨달을 수 있다. 둘째,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선거일을 맞아 외식이나 쇼핑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공동체 의식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투표를 마친 사람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며, 선거를 통해 서로가 하나임을 느낄 수 있다. 2025년 필리핀 총선은 단순히 정치권력 재편을 넘어 국민 모두가 사회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천하는 장이었다. 해외 온라인 투표 도입과 투표 인증 할인 등 새로운 시도는 필리핀 민주주의의 저변을 넓히고 사회적 연대와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필리핀 선거 문화가 더욱 성숙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GMA Network》 (2025. 5. 11). Election 2025: Vote and enjoy special promos from these establishments, https://www.gmanetwork.com/news/lifestyle/food/945750/election-2025-voter-promos/story/#goog_rewarded

통신원 정보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