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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랑크푸르트 케이팝 씬을 주도하는 'K-퓨전 엔터테인먼트'

2023-08-1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독일에서 가장 큰 한국 커뮤니티가 있는 프랑크푸르트. 이곳에서는 2022년 유럽 최대 케이팝 콘서트 'K-Flex'부터 지난 6월 한류박람회까지 한국문화 관련 대형 이벤트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수년째 케이팝 씬을 확장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바로 'K-퓨전 엔터테인먼트(K-Fusion Entertainment)'이다. '케이퓨전 엔터테인먼트'는 케이팝 팬들인 친구들끼리 소소하게 랜덤플레이댄스 행사를 열던 모임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저 좋아서 자발적이고 자유롭게 시작한 모임은 어느새 한국 관련 행사에 빠질 수 없는 대표성을 띤 커뮤니티가 됐다.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장에서 개최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 출처: 통신원 촬영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장에서 개최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 출처: 통신원 촬영>


'케이퓨전 엔터테인먼트'는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케이팝랜덤댄스 행사와 케이팝 댄스 워크숍을 개최한다. 케이팝 파티나 케이팝 댄스 대회 등 케이팝을 테마로 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여느 케이팝 행사가 그렇듯 이곳에도 경계가 없다. 성별, 인종과 종교, 성적 정체성과 사회적 배경은 상관없다. 케이팝 팬이라면 모두가 환영받는다. 케이팝 팬들은 내부 커뮤니티로만 머물지 않는다. 특히 프랑크푸르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몰리는 구도심 뢰머광장(Römerberg)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를 보고 있으면 케이팝 팬들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즐거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평소 케이팝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이 긍정적 에너지에 발걸음을 멈추고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장에서 케이팝 댄스 행사를 개최한 케이퓨전 엔터테인먼트의 멜리사 엔두과(Melissa Ndugwa) 씨를 만났다.

케이퓨전 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멜리사 엔두과(Melissa Ndugwa) - 출처: 통신원 촬영

<'케이퓨전 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멜리사 엔두과(Melissa Ndugwa) - 출처: 통신원 촬영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K-퓨전 엔터테인먼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멜리사 엔두과입니다.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미국학과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소규모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행사를 기획하다가 2020년부터 'K-퓨전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현재는 월 1회 행사와 그 외 케이팝 파티, 케이팝 댄스 워크숍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케이팝 행사를 기획했나요?
2013년부터 케이팝을 듣기 시작했고, 케이팝 댄스 행사는 2018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랜덤플레이댄스 행사를 꾸렸는데, 친구들이 시간이 없어 지속하지 못하면서 지금은 제가 'K-퓨전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행사에 사람이 정말 많네요.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처음에는 친구들끼리 소규모로 했는데, 각자가 또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오면서 점차 규모가 커졌어요. 음악이 작게 느껴져 돈을 모아 마이크와 앰프를 구입했습니다. 사운드가 커지니까 분위기도 더 좋아지고, 그렇게 사람이 더 모이게 됐어요.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장에서 개최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 출처: 통신원 촬영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장에서 개최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 출처: 통신원 촬영

<프랑크푸르트 한류박람회장에서 개최된 케이팝 랜덤플레이댄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케이팝 댄스 행사 참가자는 대체로 어떤 사람들인가요?
정말 다양합니다.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종교, 국적, 젠더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성별의 비율을 보자면 여전히 여성이 많지만 남성의 비율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현재 여성이 80%, 남성이 2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새로운 사람들이 오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독 케이팝 커뮤니티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유럽의 케이팝 수도라는 말도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행사에서 보시는 것처럼 참여자의 규모가 크고,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케이팝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 확실히 커뮤니티가 커졌다고 느낍니다. 물론 다른 도시도 활발하지만, 프랑크푸르트의 케이팝 커뮤니티가 가장 크고 활발한 것 같습니다. 매월 모이고 있고, 서로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케이팝은 어떤 의미인가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네, 케이팝은 라이프스타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팝은 팬들의 삶에 영향을 줍니다. 음악, 뷰티, 패션, 외모, 취향 등 한국문화에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저도 한식을 정말 좋아해 집에서 김치를 만들어요. 지금 한국학을 부전공하고 있어 한국의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케이팝이 한국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계기가 됐겠네요.
네, 사실 이벤트 매니지먼트 듀얼 스튜디움을 운영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 시기와 겹쳤습니다. 오프라인 이벤트가 모두 사라져 무슨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미래에도 계속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K-퓨전 엔테터인먼트 운영진. 왼쪽부터 모하메드, 멜리사, 제이씨, 멜리나 - 출처: 통신원 촬영

<'K-퓨전 엔테터인먼트' 운영진. 왼쪽부터 모하메드, 멜리사, 제이씨, 멜리나 - 출처: 통신원 촬영>


정기 행사의 기획 및 운영을 위한 재정은 어떻게 마련하시나요? 한국의 다양한 기관과도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으시죠?
현재는 참여자들로부터 기부를 받고, 케이팝 댄스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재정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있는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류박람회 행사 기획도 마찬가지고요. 또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커뮤니티 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K-퓨전 엔테터인먼트',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친구와 함께했는데, 지금은 제가 모르는 사람도 정말 많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케이팝 씬은 젊습니다. 다채롭고 즐거운 행사를 기획해 이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케이팝 댄스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더욱 큰 행사를 기획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 관련 요소를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케이팝 댄스 행사에 몰린 인파 - 출처: 통신원 촬영

<케이팝 댄스 행사에 몰린 인파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들에게 케이팝 댄스는 문화의 일부분이 됐다. 취미생활로 함께 즐기고, 네트워크를 쌓고, 또한 자신을 드러내는 기회가 된다. 케이팝 씬은 독일이 가진 사회의 다양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K-퓨전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소규모 영업 등록을 했다. 규모가 커지고, 해야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케이팝은 청소년들이 한 때 즐기는 문화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수록 케이팝 씬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계속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K-퓨전 엔터테인먼트'의 포부에 응원을 보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