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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성’ 내세우는 말레이시아 영화계 정책

등록일
2026-10-20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말레이시아

  • 해당 장르

    영화

주요내용

‘말레이시아성’ 내세우는 말레이시아 영화계 정책
- 오렌지 경제 위원회와 시트라 특별 제작 기금 출범 -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영화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한 작품을 육성하는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출범한 오렌지 경제 위원회(Orange Economy Council)는 각 정부 부처에 분산된 영화·애니메이션의 제작 및 수출 지원 기능을 통합해 창조산업 정책의 집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범부처 기구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시트라 특별 제작 기금(National Citra Production Special Fund)’을 발표하고,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국가 정체성을 드러내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자국 작품에 최대 1,000만 링깃(약 33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금은 애국심 고취를 목적으로 조성된 최초의 기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올해 8월 아즈미르 사이푸딘 무탈리브(Datuk Azmir Saifuddin Mutalib) 말레이시아 영화진흥위원회 국장은 “수출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말레이시아 영화 산업은 고유의 문화와 국가 정체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의 문화예술과 역사를 담아낸 작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이른바 ‘말레이시아성(Malaysian-ness)’을 구현한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국 영화의 해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말레이시아성’ 강조한 영화진흥위원회 국장
< 자국 영화의 해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말레이시아성’ 강조한 영화진흥위원회 국장 – 출처: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 웹사이트 >
 
실제 말레이시아의 문화와 역사를 강조한 현지 영화들은 세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개봉한 샴술 유소프(Syamsul Yusof) 감독의 역사·전쟁 영화 <맷 킬라우(Mat Kilau)>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국내외 시장에서 총 9,700만 링깃(한화 약 323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역대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자국 영화 매출 1억 9,641만 링깃(한화 약 641억 원)의 약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해당 영화는 1890년대 영국 식민 지배에 맞선 독립 영웅 ‘맷 칼리우’의 일대기를 그렸다. 또한 <메카모토 더 무비(Mechamato The Movie)>(2022)는 2024년 1월, 말레이시아 영화 중에선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에 정식 수출되는 쾌거를 이뤘다. <메카모토 더 무비>는 믈라카를 본 뜬 가상의 말레이시아 도시 코타 힐리르(Kota Hilir)를 주 무대로 해 전통 무술 실랏(Silat), 전통 건축물 등 말레이시아 전통문화 요소를 담아냈다.
메카모토 더 무비에 등장하는 말레이시아 문화를 담아낸 가상의 도시 ‘코타 힐리르
< 메카모토 더 무비에 등장하는 말레이시아 문화를 담아낸 가상의 도시 ‘코타 힐리르’ – 출처: 아이엠디비 웹사이트 >
 
이처럼 자국 문화 요소를 담아낸 개별 작품의 성공에도 지금까지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영화 지원 정책 업무가 각 정부 부처에 분산되어 있어 충분한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예를 들어 영화/다큐멘터리 제작의 경우 통신부(Ministry of Communications) 산하 영화진흥위원회가, 애니메이션 제작의 경우 디지털부(Ministry of Digital) 산하 디지털경제공사(MDEC)가 지원을 담당한다. 그러나 영화진흥위원회가 실사 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의 해외 홍보 및 공동제작을 지원하고, 디지털경제공사는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광범위한 디지털 콘텐츠 전반을 지원하는 구조이다 보니 인적, 물적 자원이 분산되는 등 비효율이 발생했다. 예를 들어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로케이션 지원 제도 필름인말레이시아(Film In Malaysia Incentive)는 현지에서 제작한 국내외 실사 및 애니메이션 영화의 적격 제작비에 대해 최대 30%의 환급을 실시한다. 반면 내무부(Ministry of Home Affairs) 산하 영화검열위원회(Film Censorship Board)는 안보, 공공질서, 종교, 도덕성, 사회 화합 등 자체 심의 기준에 따라 자국 콘텐츠를 편집할 권한을 가진다. 이로 인해 현지 창작자의 창의성이 저해되고 자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 같은 정책 집행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4월 5일 장기경제발전프로그램 ‘제13차 말레이시아 계획(2026~2030)’에 따라 오렌지 경제 위원회(Orange Economy Council)를 설립했다. 오렌지 경제 위원회는 각 정부 부처에 분산된 영화 및 애니메이션의 제작/수출 지원 권한을 일원화해 창조산업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범부처 기구다. 특히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Ahmad Zahid Hamidi) 부총리가 위원장을 역임하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산업 전문가 아흐마드 샤즐리 무드 키아르(Dr. Ahmad Syazli Muhd Khiar) 박사가 사무국장을 맡아 정책 추진력을 높였다. 이를 통해 각 정부 부처를 아우르는 통일된 영화 지원 및 진흥 정책으로 창조산업을 효율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자국 문화 요소를 담아낸 현지 작품에 대한 지원도 강화됐다. 2026년 4월 9일 말레이시아 영화진흥위원회(FINAS)는 ‘시트라 특별기금(National Citra Production Special Fund)’을 출범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역사, 문화 등 말레이시아 정체성을 담아내 애국심을 고취하는 자국 작품에 대해 최대 1,000만 링깃(한화 약 33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트라 특별 기금은 ‘애국심 고취’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최초의 기금이다. 말레이시아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지원 기금 중에도 이러한 지원 항목이 일부 존재했다. 예를 들어 2015년 설립된 창의콘텐츠기금(Digital Contents Fund, DKD)은 애국심을 고취하는 다큐멘터리 및 영화공동제작 프로젝트에 대해 각각 최대 25만 링깃(한화 약 8,000만 원)과 100만 링깃(한화 약 3억 3,000만 원)을 지원한다. 이와 비교했을 때 이번 시트라 특별기금은 규모가 더욱 클 뿐만 아니라, 애국심 고취와 국가 정체성 확립만을 목적으로 한 전용 기금이 신설된 것에 의의가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의 영화 지원 정책은 내적으로는 ‘자국 문화 정체성 강화’를, 외적으로는 ‘행정 체계 일원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자국의 문화적 특색을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는 말레이시아 콘텐츠 산업과 협력을 확대하려는 한류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지 문화와 국가 정체성을 강조하는 말레이시아의 움직임 속에서, 한류 콘텐츠가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필름인말레이시아(Film in Malaysia) 웹사이트, 
https://filminmalaysia.com/
- 로꼬(Locco) 웹사이트, 
https://www.locco.com.my/2022/12/12/mechamato-movie-an-animated-family-film-with-international-quality-hits-cinemas/
- 아이엠디비(IMDB) 웹사이트,
https://www.imdb.com/title/tt24225212/mediaviewer/rm616315137/
-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Free Malaysia Today)≫ (2026. 04. 09). Finas, insolvency dept to collaborate to aid creative industry players, 
https://www.freemalaysiatoday.com/category/nation/2026/04/09/finas-insolvency-dept-to-collaborate-to-aid-creative-industry-players
- ≪비즈니스 투데이(Business Today)≫ (2026. 04. 09). Finas To Launch Funding Initiative For Nationalistic-Based Content, 
https://www.businesstoday.com.my/2026/04/09/finas-to-launch-funding-initiative-for-nationalistic-based-content/
-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New Stratis Times)≫ (2026. 08. 15). More films spared cuts as Malaysia's censorship regime opens up, 
https://www.nst.com.my/news/nation/2026/08/1518000/more-films-spared-cuts-malaysias-censorship-regime-opens
- ≪더 바이브스(The Vibes.com)≫ (2022. 09. 13). Mat Kilau continues to rake in earnings up to RM100 mil, 
https://www.thevibes.com/articles/culture/71288/mat-kilau-continue-to-rake-in-earnings-up-to-rm100-mil
- ≪말레이 메일(Malay Mail)≫ (2022. 09. 06). Malaysia's highest grossing film Mat Kilau to screen on Netflix globally from September 16 (VIDEO), 
https://www.malaymail.com/news/showbiz/2022/09/06/malaysias-highest-grossing-film-mat-kilau-to-screen-on-netflix-globally-from-september-16-video/26798
-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New Stratis Times)≫ (2026. 06. 14). #SHOWBIZ: Malaysia targets RM100 million in investments and sales at Mifa 2026, 
https://www.nst.com.my/lifestyle/groove/2026/06/1472687/showbiz-malaysia-targets-rm100-million-investments-and-sales-mifa
-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New Stratis Times)≫ (2026.10.8). Creative economy has potential to drive Malaysia's growth, says Fahmi, 
https://www.nst.com.my/news/nation/2026/10/1550201/creative-economy-has-potential-drive-malaysias-growth-says-fahmi#google_vignette
-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New Stratis Times)≫ (2024.1.15). #Showbiz: Malaysia-made 'Mechamato Movie' to screen in Japanese cinemas on Friday, 
https://www.nst.com.my/lifestyle/groove/2024/01/1001586/showbiz-malaysia-made-mechamato-movie-screen-japanese-cine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