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공과대 K-Pop Dance Festival

댄스 페스티벌 포스터 – 출처 : UDDKT>

이스탄불공과대학교(이하 ITU)의 ‘극동 언어 & 문화 동아리(이하 UDDKT)’와 WISE K-Pop이 주최한 ‘K-Pop 댄스 페스티벌(DANCE FESTIVAL0’이 지난 7월 28일 ITU 아야자아(Ayazaga) 캠퍼스에서 열렸다. UDDKT는 2010년 개설되어 ITU 학생들에게 언어강좌를 제공해왔고, 이스탄불 총영사관과 협조하여 매년 한국유학과 한국정부 초청장학제도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동아리는 2014년부터 매년 ‘한국의 날’ 행사를 개최하여 한국의 애니메이션, 영화, 다큐멘터리, 음악 그리고 음식에 관한 정보들을 터키의 한류 팬들 그리고 ITU 재학생들과 나눠왔다.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성공과 함께 급부상한 K-Pop의 위상을 반영하기라도 한 듯, 올해는 오직 K-Pop 댄스만으로 축제가 기획된 것이 인상적이다. 한편, WISE K-Pop은 한류 팬들로 구성된 세 개 단체가 모여 작년에 결성한 그룹으로, 현재까지 어떤 기업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자발적으로 K-Pop 관련 소규모 행사들을 개최해오고 있다.

더불어, 이번 축제는 중국의 캐릭터 생활용품 전문점 ‘미니소’와 이스탄불에 위치한 댄스 아카데미 그리고 소셜 커뮤니티 ‘K-Pop EVENTS TURKEY’의 후원도 있었다. K-Pop EVENTS TURKEY는 터키의 K-Pop 관련 공연 소식을 공유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이다. 2013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K-Pop 커버 댄스 & 보컬 경연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K-Pop 공연이 있을 때마다 터키의 한류 팬들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에서 인포먼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축제를 위해 주최 측은 한 달 동안 참가자들의 데모 영상들을 토대로 본선에서 경쟁할 본선 진출자들을 선발하였고, 그 결과 총 4개 팀과 11명의 솔로 참가자가 선발되었다. 참가자들과 관객으로는 여성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한류 팬에 있어 드러나는 성비 불균형 문제는 한류가 풀어야 할 오래된 숙제인듯하다.

<객석을 가득 메운 이스탄불 공과대 학생들과 본선 참가자들의 모습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들은 모두 최소 2개 이상의 K-Pop을 믹싱하여 경연을 펼쳤는데, 참가자들이 선택한 곡은 아래와 같다.

이 중에도 참가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K-Pop 아티스트는 블랙핑크(15회), 방탄소년단(5), 펜타곤(2) 그리고 현아(2) 순이었고, 가장 많이 선택된 곡은 블랙핑크의 ‘뚜두뚜두’(7)와 ‘Forever Young’(5), 레드벨벳의 ‘Peek a Boo’(2), 펜타곤의 ‘Shine’(2) 순이었다. 이에 대해, 참가자들이 같은 노래에 맞춰 퍼포먼스를 보이다 보니 지루한 느낌이 있었다거나, 참가자별로 수준 차이가 현격히 드러나 본선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관객들의 의견이 있었다. 15팀이 경쟁하는데, 무려 한 곡이 7번이나 사용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본선에서는 경쟁팀끼리 선곡이 겹치지 않도록 애초에 제한을 두거나, 예선과 본선 사이에 적당한 시간 차를 두어 본선에서는 모든 참가자들이 예선 때와는 다른 별개의 곡으로 새로이 경쟁하는 구도를 만드는 것이 참가자들의 수준을 높이고, 더욱 다양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소개하는 데 바람직할 것이다.

최종 우승자로는 카데르 누르 크르자오울루(Kader Nur KIRCAOGLU), 에실라 에르크(Esila ERK), 그리고 레몬 캔디(Habibe SUGUNES)가 차례로 1, 2, 3위를 차지하였다. 이들은 부상과 함께 댄스 아카데미에서 1개월에서 3개월까지 전문적으로 댄스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되었다. 카데르는 “단순히 한국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K-Pop 댄스를 하나의 전문 예술 분야로 보고 진지하게 몰두하고 있는 만큼, 부상으로 주어진 댄스 트레이닝의 기회가 한국행 티켓 만큼이나 값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연대회의 최종 우승자(왼쪽부터) 레몬 캔디, 카데르, 에실라 – 출처 : 통신원 촬영>

<1위 수상자 카데르의 예선 경쟁 영상 - 출처 : YouTube>

부대 행사로는 엑소(EXO)의 팬들이 지난해에 이어 엑소 멤버들의 사진과 그림으로 구성된 전시회를 준비했고, 이외에도 한국인 유학생들과 한류 팬들이 함께 준비한 K-BEAUTY 시연이 이뤄졌다. 특히 K-BEAUTY 존에는 한국 유학생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한국 뷰티 제품들을 판매하는 바자회를 함께 열었다. 유학생들은 바자회를 통해 아직까지 터키에 소개되지 않은 한국의 뷰티 브랜드와 제품들을 홍보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빈곤퇴치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의 후원금으로 적립하였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