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분석] K-Pop의 스타 제조 시스템

지난 2018년 10월 15일 한불 우정 콘서트, 10월 18일 19일 BTS의 파리 콘서트로 인해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은 다시 한번 K-Pop의 열기로 가득 차오르고 있다. 이에 프랑스 경제 전문지 《레제코(Les Echos)》가 K-Pop 시스템을 분석해서 눈길을 끈다. 레제코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K-Pop 스타들의 등장을 예고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K-Pop은 이미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지만,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년에 걸쳐 군대와 같은 연습생 시절을 보내야 하고 모든 사생활을 포기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한국 언론을 통해 잘 알려졌지만, 방탄소년단의 지난 유엔총회장 연설은 해외 언론의 눈에도 색다르게 비친 듯하다.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 앞에서 행하여진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연설은 전 세계의 모든 음악 플랫폼에서 K-Pop 인기의 선두주자인 방탄소년단의 엄청난 성공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 인기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월 15일 한불 우정 콘서트에 초대되었으며, 10월 19일과 20일 파리 아코르호텔아레나에서 성황리에 파리 콘서트를 마친 바 있다.

<기사 사진만큼이나 K-Pop은 외국인의 눈에 화려하게 보이는 듯하다 - 출처 : 레제코>

기사는 1987년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거쳐 1990년대 중반 K-Pop이 탄생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한국문화전문가 패티 안(Patty Ahn)의 설명을 인용하며, “MTV의 성공과 마이클 잭슨 같은 아티스트들의 수준 높은 영상에 매료된 이수만이 한국에서 동일한 모델을 만들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수만은 SM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K-Pop의 첫 번째 그룹 H.O.T.를 지난 1995년에 데뷔시켰다. 현재 SM은 JYP 엔터테인먼트, YG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47억 달러에 달하는 K-Pop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매년 20여 개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고 있다. 2017년 그룹 EXO의 앨범 The War는 250만 장이 판매되었는데, 같은 기간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최신 앨범은 미국에서 190만 장이 판매되었다.

《레제코》는 ‘현란한 영상, 멋진 안무, 쉬운 멜로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K-Pop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 장르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각 K-Pop 그룹은 독창적인 콘센트를 가지고 있는데, 2NE1과 블랙핑크는 나쁜 여자들(Bad girl)의 이미지를, 레드벨벳은 알엔비(R&B), 블랙비는 힙합을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사가 소개한 K-Pop의 또 다른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팬클럽(팬커뮤니티)에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이란 점이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원 미셸 조(Michellle Cho)는 “K-Pop 그룹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팬 사인회를 개최하며, SNS를 통해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는 아이돌과 팬 사이의 친밀한 감정을 형성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팬클럽은 고유 이름이 있는 하나의 공동체와도 같다. 또한, 팬클럽 일원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앨범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동일 앨범을 5개나 구입하기도 한다. 한국팬들은 전 세계 팬들을 위해 한국어 가사를 영어로 번역하여 공유하며, 아이돌의 새로운 소식이 입수될 때마다 인터넷 팬클럽에 정보를 게시한다.

<힙합과 일렉트로닉팝을 시도하며 K-Pop의 공식을 무너뜨린 빅뱅 - 출처 : 레제코>

하지만 이러한 K-Pop 스타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삶과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 뒤에는 화려하지 않은 현실이 감춰져 있다. K-Pop 스타들에겐 연애, 음주, 마약은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은 무엇보다도 강한 개성과 훌륭한 성품을 가진 젊은이들을 찾고 있다. 말하자면 “말을 잘 듣고 열심히 연습하는 젊은이를 찾고 있는 것이다.” 패티 안은 “춤과 노래는 배울 수 있으므로, 이들이 춤과 노래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외모조차 바꿀 수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대부분 스타들은 성형수술을 했으며, 종종 연예기획사가 성형수술을 위해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연습생들은 최종 준비를 마치면 ‘데뷔’를 하는데, 텔레비전 쇼에 출연해서 자신들의 첫 번째 싱글을 부르며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이들의 시련은 멈추지 않는데, 이러한 젊은 스타 지망생들은 종종 15년이 넘는 전속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들의 수익은 낮고, 연습생 한 명당 연간 10만 달러의 비용을 지출하는 연예기획사들은 자신들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라 소개됐다.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기획사들은 조만간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원더걸스는 ‘Nobody’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불렀으며, EXO는 중국어로 노래를 한다. 기획사의 또 다른 전략은 다문화적인 슈퍼그룹을 만드는 것이다. ‘글로벌 K’의 마케팅 담당자는 “대만과 홍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당 국가 출신의 연습생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습생들에게는 데뷔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그 기회조차 잡을 수 없기도 하다. 《레제코》가 인터뷰한 14세와 17세의 중국 소녀는 아이돌 연습생이 되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그다음 날 오디션에서 모두 탈락했다. K-Pop 댄스 강사 김보라 씨는 “재능이 있다면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이미 춤을 통해 움직이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알기 때문이다”라고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