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류는 이제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식문화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현지인들이 한식당을 찾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국을 여행했던 외국인들 또한 여행지에서 맛본 음식을 다시 먹기 위해 한식당에 온다. 최근에는 단순히 한식을 먹는 것을 넘어 한국적인 공간과 분위기, 문화를 함께 경험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 동부의 경제 중심지 알코바르(Al Khobar)에 위치한 코이 코리안 카페 앤 퀴진(Koyee Korean Cafe and Cuisine)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 주는 곳이다. 리야드점과 알코바르점을 운영 중인 코이(Koyee)는 정통 한식과 한국식 베이커리, 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이며 현지에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신원은 알코바르점을 찾아 최명희 마케팅 총괄 이사를 만나 코이의 시작과 운영 철학, 그리고 사우디 고객들의 반응이 어떤지 이야기를 들었다.
< 코이 코리안 카페 앤 퀴진 전경 및 내부 - 출처: 통신원 촬영 >
Q. 코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코이의 최명희 마케팅 총괄 이사는 사우디에서 건설업을 운영해 온 기업이 사업 영역을 외식업으로 확장하면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코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25년 6월까지 약 17년간 에미레이트항공 두바이 베이스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7월 사우디로 옮겨 코이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랜 해외 생활을 하며 한국 문화와 음식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이어 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사우디에서도 “한국 문화를 향한 관심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고, 단순히 한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아니라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최명희 마케팅 총괄 이사 - 출처: 통신원 촬영 >
또한 브랜드명 ‘코이(Koyee)’는 한국(Korean)을 의미하는 ‘Ko’와 창업자의 성인 ‘Lee’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동양 문화권에서 번영과 행운을 상징하는 잉어(こい, Koi)의 의미 또한 함께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알코바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우디 동부의 경제 중심지이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국제도시라는 점을 꼽았다. 이곳은 새로운 문화를 향한 관심이 높고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인 데다 사우디 동부 지역에도 제대로 된 한국의 맛과 문화를 소개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원이 매장을 둘러보며 가장 먼저 느낀 것 역시 음식이 아닌 공간의 분위기였다. 넓고 개방된 실내와 한국적인 감성을 담은 인테리어, 곳곳에 놓인 소품들은 일반적인 식당이라기보다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복합문화공간에 가까운 인상을 남겼다. 실내 곳곳에는 한국적인 소품과 장식이 배치돼 있었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기는 현지 손님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 코이 코리안 카페 앤 퀴진 인테리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Q. 코이의 대표 메뉴는 무엇이며, 한국의 맛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나요?
최 이사는 코이가 한국인 수석 요리사가 주방을 책임지며 정통 한식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재료와 조리법 모두 한국 본연의 맛을 최대한 그대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한국에서 먹는 것과 같은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는 와규바비큐, 돌솥비빔밥, 닭갈비다. 최근에는 메밀막국수와 메밀치킨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메밀막국수는 사우디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메뉴임에도 이를 맛본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높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객들이 “시원하고 깔끔하다”, “더운 날씨와 잘 어울린다”, “차가운 국수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반응을 자주 보인다고 덧붙였다.
< 여름 특별메뉴 메밀 막국수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 역시 메밀막국수를 직접 맛봤다. 시원한 육수와 담백한 메밀 향이 무더운 사우디의 여름과 잘 어울렸다. 강원도에서 맛본 메밀막국수가 떠오르는 정통의 맛이었다. 실제로 한국 강원도를 여행하며 메밀막국수를 맛본 경험이 있는 한 외국인 고객은 “사우디에서 다시 이런 정통 메밀막국수를 맛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한국 여행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통신원에게 전했다.
Q. 한국식 베이커리에 대한 현지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최 이사는 한국인 제빵사가 직접 만드는 다양한 빵과 디저트가 현지 고객뿐 아니라 다른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식 베이커리가 예상보다 훨씬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식사 후 빵과 커피를 함께 즐기는 문화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식 베이커리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배경에는 한국과 사우디의 공통된 커피 문화가 있다. 한국처럼 사우디 역시 카페 이용 문화가 일상화돼 있고, 커피와 함께 베이커리를 즐기는 소비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이러한 공통된 식문화는 한국식 베이커리가 현지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식 베이커리와 디저트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여행 경험이 있는 외국인 고객은 한국에서 먹었던 단팥빵을 사우디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었는데 코이에서 다시 맛볼 수 있어 정말 반가웠다고, 덕분에 한국 여행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통신원에게 말했다.
Q. 최근 사우디에서 한류와 한식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체감하고 계신가요?
최 이사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고객들이 한식을 맛보기 위해 매장을 찾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식사 후 한국 여행이나 한국어를 묻는 고객들도 많았으며, 지난 2월 개최한 한글 워크숍 역시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는 “한식은 이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하나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했다”고 말했다.
< 코이에서 열린 한글 워크숍 - 출처: 코이 코리안 카페 앤 퀴진 공식 인스타그램(@koyeekoreancafeandcuisine) >
Q. 앞으로 코이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최 이사는 앞으로도 한국의 맛을 정직하게 전하는 것은 물론, 음식과 함께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식 베이커리와 한식당의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 장기적으로는 사우디 동부를 대표하는 한국 레스토랑을 넘어 사우디 전역에 한국의 맛과 문화를 알리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코이의 운영 방식은 한식을 중심으로 공간과 문화 경험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음식을 매개로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함께 전달하는 시도는 사우디에서 한식이 단순한 외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참고자료 및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 코이 코리안 카페 앤 퀴진(Koyee Korean Cafe and Cuisin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koyeekoreancafeandcuisine),
https://www.instagram.com/koyeekoreancafeandcuisine/?hl=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