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으로 만나는 한국문화, 한류에서 유학·진로까지
- 동서대학교 말레이시아 교육관 추석 문화행사 취재 현장 -
지난 24일 동서대학교 말레이시아 교육관(Korea Education Centre) 추석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동서대학교 말레이시아 교육관은 케이-스타트 프로그램(K-Start Programme)에 선발된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교육센터다. 케이-스타트 프로그램은 2025년 3월 한국 동서대학교가 말레이시아 아시아퍼시픽대학교 및 게노바시대학교와 각각 체결한 공동교육사업이다.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은 말레이시아에서 1년간 학사 학위 과정을 이수한 뒤 한국 동서대학교에서 3년간 유학하며 한국 대학의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아시아퍼시픽대학교는 아이티(IT) 및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하는 말레이시아 대학으로 재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130여 개국에서 온 국제학생들로 구성돼 높은 문화적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환경과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최초로 큐에스 5-스타 플러스(QS 5-Stars Plus) 등급을 획득했다. 게노바시대학교는 말레이시아 최초로 디자인 씽킹 스쿨(Design Thinking School)로 출범한 뒤 종합대학으로 성장한 교육기관이다. ‘게노바시(Genovasi)’라는 명칭은 세대(Generation)와 혁신(Innovation)을 의미하는 말레이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추석 문화행사는 이미진 강사의 추석 소개로 시작됐다. 이미진 강사는 올해 추석 날짜와 추석 음식인 송편 등 추석 문화를 소개하고 말레이시아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하리 라야(Hari Raya)와 공통점을 비교했다. 특히 추석과 하리 라야 모두 온 가족이 고향을 찾아 함께 음식을 만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라는 점을 소개하며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명절 문화를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추석 문화 소개 이후에는 서규원 교수의 초청으로 배기형 한국방송공사(KBS) 선임 피디(Senior Producer)의 “케이(K)-현상, 한국 콘텐츠 어떻게 국제 문화가 되었나(Fenomena K, How Korean Content Became Global Culture)” 특강이 이어졌다. 배기형 피디는 강연에서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드라마 속에 담긴 한국의 문화적 경험과 완성도 높은 제작 수준, 몰입감 있는 서사를 제시했다. 특히 케이팝은 설계 단계부터 세계화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콘텐츠를 제작할 때부터 세계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생태계 및 시스템 구축 역시 한류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배기형 피디는 한류 인기 배후에 보이지 않는 공신을 강조했다. 유명 드라마 배우나 유명 케이팝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작가, 감독, 제작진 등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도 한류 성공의 진정한 주역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 유학을 앞둔 현지 학생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 한류를 만들어가는 주체이자 한류 인기 확산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의 문화적 다양성 역시 중요한 자산으로 제시했다. 말레이시아는 인종, 문화, 언어, 사람, 종교, 자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높은 다양성을 가진 국가이며 이러한 다양성이 독보적인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콘텐츠를 따라가기보다 말레이시아가 가진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향으로는 ‘지역적으로(Go local), 보편적으로(Go universal), 그리고 세계적으로(Go global)’ 나아가는 ‘쓰리고(Three Go)’를 제시했다. 말레이시아가 가진 이야기를 지역적인 기반에서 출발해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하고, 나아가 세계적인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강연은 ‘미래를 계획하라. 그리고 미래는 현재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는 추석 문화체험과 전문가 강연이 함께 마련됐다는 점에서 기존 대학에서 열리던 추석 문화행사와 차별화됐다. 특히 행사에 참여한 학생 가운데 한국어 비즈니스(Korean Language Business), 영화 및 시각특수효과(Film and Visual Effects) 등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아 현지 학생들의 한국 관련 교육 및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엿볼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 관련 전문가를 직접 만나 문화와 산업에 대한 생생한 경험과 지식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현지 학생들이 한국을 보다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번 자리는 배기형 피디가 말레이어로 출판된 한류 관련 서적을 기념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단기 방문한 것을 계기로 현지 학생들과 만나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처럼 한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때 현지 교육기관이나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가 함께 마련된다면,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세대를 연결하고 한국의 앞선 경험과 지식을 현지의 새로운 세대와 나누는 실질적인 문화·교육 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느껴졌다. 나아가 한국에서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말레이시아의 젊은 세대에게 전달되고, 다시 현지에서 새로운 관심과 활동으로 이어지는 지식 순환의 장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특히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책이나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접하던 한국 문화와 산업을 전문가의 경험을 통해 직접 이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된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과 참관객들이 강연 내용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강연 이후 통신원은 더 자세한 반응을 듣고자 행사에 참여한 테라(Terra), 아이샤(Aisyah), 카세(Qaseeh), 벨린다(Belinda), 엔통(Entong) 등 케이-스타트(K-Start) 프로그램 선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학생들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Q1. 안녕하세요. 추석 기간에 열린 이번 행사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앞으로 동서대학교에서 3년간 유학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케이-스타트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테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한국어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고, 직접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해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언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케이-스타트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아이샤: 저의 경우에는 평소 해외 유학과 해외 여행에 모두 관심이 많았습니다. 케이-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동시에 해외에서 생활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여행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보다 실제로 한국에서 생활하고 공부하면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 카세: 저 역시 외국어 공부와 해외 유학을 모두 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케이-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유학과 한국어 공부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큰 매력이었습니다. 3년 동안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언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생활도 직접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Q2. 이번 행사에서도 추석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 콘텐츠 산업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참석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벨린다: 개인적으로 케이팝과 한국 음식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국을 그냥 여행하는 것 보다는 한국에서 직접 생활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알게 되어서 유학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일상을 더 가까이에서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아이샤: 처음에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됐습니다. 음악을 통해 처음 한국을 알게 됐는데, 한국 문화가 정말 아름답고 흥미롭다고 느꼈습니다. 이후에는 케이팝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꾸준히 접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고, 직접 한국에 가서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카세: 저는 원래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영어와 중국어를 공부했고, 다른 언어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방탄소년단과 케이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한국어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한국 음악을 접하면서 한국어를 직접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함께 경험해보고 싶어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Q3. 오늘 강연을 보니 취업과 진로에 대한 질문들도 많았는데요, 한국 유학 이후에는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취업이나 학업을 이어갈 생각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구체적인 진로 계획이 있으신가요? 엔통: 저는 졸업 후에 서울에서 뮤직비디오 제작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래서도 이번 강연이 저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서의 진로를 생각하는 데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케이팝 아티스트인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현재 영화 및 시각효과(Film and VFX)를 전공하면서, 영상 제작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직접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입니다. 테라: 저도 사실 한국에서 취업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할지에 대한 계획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보고 구체적인 진로를 준비해나가고 싶습니다. 아이샤: 저의 경우에도 한국에서 유학한 뒤 취업이나 인턴십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일정한 절차를 통해 취업할 수 있는 비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졸업 후에도 한국에 남아 인턴십이나 취업을 경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일하면서 공부할 때와는 또 다른 경험을 쌓아보고 싶습니다. 카세: 저한테도 이번 추석 문화특강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졸업한 뒤에는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이나 케이팝 산업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2~3년 정도 경력을 쌓으면서 한국의 산업과 업무 방식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후에는 한국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말레이시아와 공유하고, 양국을 연결할 수 있는 역할도 하고 싶습니다.
이번 동서대학교의 추석 문화행사는 한국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 학생들의 관심이 한국 유학과 취업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한국 문화를 접한 뒤 한국에서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밝혔으며 졸업 후에도 한국에 남아 관심 분야에서 취업하고 싶다는 진로 계획도 전했다. 특히 한국에서 쌓은 경력을 향후 말레이시아와 공유하고 싶다는 학생과 케이팝을 계기로 서울에서 뮤직비디오 제작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영화 및 시각효과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학업과 진로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배기형 PD가 강연에서 강조한 것처럼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배우려는 학생들 역시 한국 문화 확산의 주체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양국 교육 및 인적 교류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세대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추석과 같은 문화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마련된다면, 한국 전문가의 단기 방문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현지 학생들과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의미 있는 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양국을 연결하는 교육기관과 문화기관 등이 이러한 만남의 구심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세대가 서로 배우고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아시아퍼시픽대학교 웹사이트, https://www.apu.edu.my/about-apu https://www.apu.edu.my/international-students-guide - 에듀스와스타 웹사이트, https://eduswasta.my/university/genovasi-university-college/ - 게노바시대학교 웹사이트, https://www.genovasi.edu.my/copy-of-overview-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