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호프(Hope)>, 케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다
-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 높아지는 미얀마, 장르 확장 가능성도 주목 -
지난 9월 11일 미얀마의 주요 영화관에서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한국영화 <호프(Hope)>가 개봉했다. 지난 6월 미얀마에서 개봉한 <군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현지 극장에서 상영되는 한국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칸 영화제 초청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현지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실제로 미얀마 유명 영화관인 제이 시네플렉스(J-Cineplex)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개봉 전부터 “칸 영화제 출품작이라니 기대된다”, “외계인이 나온다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한국에서는 7월에 이미 개봉한 작품이지만, 미얀마에서는 다소 늦게 상영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개봉 첫날부터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첫 상영일이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곤(Yangon)의 유명 쇼핑몰인 정션 시티(Junction City)에 위치한 영화관 제이 시네플렉스는 비교적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영화관 앞에는 <호프(Hope)> 관련 배너가 설치됐으며, 제이 시네플렉스 내에서도 가장 넓은 상영관 중 하나인 스크린 갈라(Screen Galar)에서 영화가 상영됐다. 이외에도 미갈라 시네마(Migalar Cinema)와 메가 에이스 시네플렉스(Mega Ace Cineplex)에서도 <호프(Hope)>라는 제목으로 상영이 시작됐다. <호프> 상영관에는 약 150~2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몰려서 체감상 좌석을 3/4 정도 채운 것으로 느껴졌다. 미얀마 영화관에서는 영화 상영에 앞서 국가가 연주되는 경우가 많으며, 관객들은 국가가 나올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날도 “미얀마 국기가 보이고 국가가 나오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는 안내문이 화면에 등장하자 대부분의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부 관객은 그대로 앉아 있었지만, 이에 대해 주변에서 크게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은 관찰되지 않았다. <호프>는 호포항 마을에 정체불명의 외계 존재가 불시착하면서 주민들과 외계 존재 사이에 오해와 소통의 단절이 발생하고, 결국 서로를 공격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공상과학(SF) 액션 영화다. 한국어 음성에 영어와 미얀마어 자막이 제공돼 현지 관객들도 내용을 따라갈 수 있었다. 영화 초반에는 마을에 큰 사건이 발생한 듯한 긴박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정체불명의 존재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후 주인공들이 외계 존재와 맞서 싸우는 장면에서는 빠른 전개와 사격 장면,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외계 존재의 모습 등이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일부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웃거나 박수를 치는 등 비교적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영화 후반부와 결말에 대해서는 관객들의 반응이 다소 엇갈렸다.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관객의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관객은 “옛날 한국의 분위기가 느껴졌고, 외계인과 사람들이 싸우는 장면을 재미있게 봤다”고 평가한 반면, 다른 관객은 “결말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외계인들이 지구에 온 이유와 우주선이 추락한 부분을 자막을 봐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비롯해 한국 문화 전반에 친숙함과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있더라도 한국어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제대로 된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극장 흥행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막 환경이 개선되면서 한국영화를 극장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특히 칸 영화제와 같은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소개된 작품이라는 점은 현지 관객들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호프>뿐만 아니라 <군체>, <기생충> 등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은 한국영화가 미얀마에서 개봉하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인지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편 앞으로 미얀마 관객들에게 소개될 한국영화는 대형 액션이나 공상과학 작품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얀마에서 <광해>와 같은 한국 사극영화가 소개됐던 사례를 생각하면, 한국의 전통문화와 한복, 역사적 배경을 담은 작품인 올해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같은 작품 역시 현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액션과 함께 탄탄한 스토리와 감성적인 요소를 갖춘 한국 사극은 한국의 옛 분위기와 문화에 관심이 있는 미얀마 관객들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제이 시네플렉스에서는 <호프>를 하루 3~5회 정도 상영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일반적으로 영화가 하루 2~4회 정도 상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영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주말을 중심으로 관객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호프>의 개봉은 미얀마에서 한국영화가 단순한 한류 콘텐츠를 넘어 극장에서 직접 소비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액션과 공상과학 장르뿐만 아니라 사극, 드라마,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가 미얀마 관객들에게 소개된다면 케이 영화의 저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제이 시네플렉스(J-Cineplex) 공식 페이스북 계정(@JCineplexmyanmar), https://www.facebook.com/share/p/1D8zMTGn7m/ https://www.facebook.com/share/p/1KAfuY6geK/